20대 후반 직장인 여자에요
시집갈 날 얼마 안남았으니 엄마 속 썩이지 말고 하란대로 따르자...며 여태 살아왔는데
얼마전에 톡 된 20대 여자분 통금때매 힘들어하는 글 보니 많은 생각이 드네요ㅠㅠㅠ
우리집 통금은 8시 반인데, 부모님이 일찍 들어오는 날에는 7시 반정도면 어디냐고 전화가 와요
밖에 8시에 있었다고 아직까지 집에 안들어간 미친년이란 말도 들었구요
대학생 때 집은 경기도고 학교는 서울이라 6시 수업 마치고 바로 출발해도 집에 도착하면 7시 15분 ~7시 반 되니까 친구들하고 저녁먹는건 거의 불가능했어요 ㅠ 가끔 친구만날땐 수업 끝나자마자 다섯시에 엄청 빨리 식당가고 먹자마자 집까지 뛰어가고 그랬어요
엄마는 여자애가 낮에 커피한잔 마시면 됐지 맥주는 무슨 맥주고 저녁은 무슨 저녁이냐며, 또래들과의 교류의 필요성 자체를 아예 이해하지 못했어요
대학 졸업할 때까지 화장은 비비크림, 선크림, 색이 없는 립글로스 외에는 안되고
구두는 3cm 정도의 낮은 굽만 허용되고 높은 굽은 무조건 술집여자가 신는거라고 하구요, 치마도 안됐어요. 겨울에는 학교에 패딩점퍼 대신 코트입고 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몇시간 간격으로 카톡으로 욕해요. 남자꼬시려고 옷 그렇게 입었다고....
당연히 남자친구 사귀는 건 절대 안되고, 집에서 카톡이 울리면 누구한테 왔는지 검사해야 하니 핸드폰을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핸드폰 아예 무음으로 해놓고 살았어요 ㅠㅠ
스키니 청바지(찢어진거x)에 브이텍 검정티(딱 달라붙는거 x) 만 입어도 남자에 미쳐서 꾸미고 학교에 간다며 현관에 세워놓고 10분넘게 욕을 했어요.
너무 치마가 입고 싶어서... 가방에 옷 숨겼다가 학교가는 길에 지하철역 화장실이나 상가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고 화장하고 가기도 했어요. 이거 너무 힘들어서 몇년전에 글 썼다가 톡됐었는데ㅋㅋㅋ 엄마 아는사람이 볼까봐 무서워서 삭제해버렸네요 ㅠㅠ
그래도 대학졸업하고 직장잡고나서는 옷검사는 못하게됐어요
직장이 왕복 다섯시간 거리거든요 ㅡㅡ
아 진짜 집이 너무 답답해서 독립할 생각으로 직장을 엄청 멀리 잡았어요
그런데 시집가기전까지 독립은 절대 안된다는거에요
자취방 구할래도 보증금도 없으니 일단은 기차타고 왕복 다섯시간을 오가며 살았어요
참 차비만 얼마가 들었는지ㅠㅠ
새벽 다섯시반에 일어나서 나가니 아침에 옷검사는 안하더라구요
그래도 퇴근하고나서 옷차림이 맘에 안들면 지적은 했는데... 저도 그 새벽에 꾸밀 정신이 없어서 화장도 잘 못하고 그래서 트러블은 안생기더라구요ㅠㅠ
직장인 딸이 화장도 못하고 추레하게 다니는게 자신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보여서 뿌듯했나봐요
힘들어서 독립을 하던지 엄마말대로 시집가겠다고 했더니 서른살 넘어서 가야한다고 그전에는 절대 못보낸대요ㅠ
인연을 끊더라도 집을 나오고 싶어요
집 나가는게 맞겠죠? 저 심각한 상황 맞는거죠? 이정도면 어린날의 투정과 배부른 불만으로 보기엔 심각한 거 맞는거죠...?
반전세 원룸도 찾아놨어요ㅜ 계약하고 짐만 옮기면 돼요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