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봐야 달라지는건 없는거 알지만
매번 매일같이 판에 들어와서 사람들 사는 얘기보고 듣고
혼자서 위로도 받고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했어서 글을 남겨보아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후에 대학교를 진학하지 않았어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장님께서 마음에 들어해서
매니저로 일을하면서 월급을 조금씩 모으는 재미로 20대 초반을 보냈죠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20대 중반이 조금 안되서 취업을 할려니
고졸이 마땅히 할수있는게 많이 없더라구요..
우연히 호스트란곳을 알게 되었고 친구와 함께 딱히 할일이 없었던 저는
거기 종업원이 되어서 일을 하였죠
그때만해도 일이 힘들다는것도 못느끼고 매일 마시는 독한 양주도
젊어서 일까 그렇게 독하게 느끼지 못했던거 같아요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 사교성도 나쁘지 않고 나름 리더쉽도 있어서 주변에
따르는 형들 동생들 친구들이 그 바닥에 많이 생기더라구요
자연스럽게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어느새 저는 마담이 되어있었고
마담생활을 하다보니 화류계에 종사하는 여자 종업원을 흔히 아가씨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손님층이 지방이여서 그랬는지 아가씨들이 주 손님이었어요
아가씨들이 수입도 일정치 않다보니 외상을 하고도 외상값을 잘 주지도 않고
수금하는게 참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그 바닥 같은인생이라고 이해해주고 서로 힘들때 소주도 한잔씩 하고 ..
돈을 벌기보다는 그냥 거기에 익숙해져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던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돈버는걸 떠나서 그 생활이 재밌었던거 같네요
12월 연말이었어요 당연히 그 시기가 손님이 제일많고 바쁠때였는데
아가씨가 자기 힘들다구 밖에서 소주한잔 같이할수 있냐고 하드라구요
저 혼자만 못벌고 그런다면야 상관없지만 밑에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장사를 놓지 못한다고 일끝나고 한잔하자고 그렇게 급하게 전화를 마쳤어요
12월 31일날 수금해주기로 한 날이어서 그 아가씨에게 전화를 하니까
전화가 꺼져있네요 .. 그 당시 외상값으로 받을돈이 200만원 조금 안되었던거 같은데
일부러 돈 안줄려고 잠수탔을까 싶어서 그 아가씨 일하는 가게를 찾아가보니까
자살했다네요...
가게에 밀린돈이랑 .. 일수 .. 사채등등.. 빚이 엄청많드라구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자기관리 하는 비용 거기에 호스트.. 생활 씀씀이..
물론 그 아가씨가 잘못한거지만 ..
경찰서에서도 연락오드라구요 마지막 통화가 저였다고 ..그거때문에 조사도 받고..
돈 못받은 마담들이 저 말고 또 있더라구요
그래도 돈을 떠나서 친하게 지냈던 누나라서 징례식장에 친했던 동생들 몇명데리고 가서
조의금 내고 왔어요
그런데 그 바닥에 아가씨들 사이에 다른 마담들은 못받은돈 받을려고 난리던데
저는 장례식장 와서 조의금까지 내고 갔다고 소문이 좋게 나서
아가씨 손님들이 좋게봐줬는지 그 이후로 의리로 엄청 팔아주더라구요
그러다가 친하게 지내던 또 다른 아가씨가 친한 형이랑 헤어지고 자살..
그런모습들을 지켜보다보니 저까지 힘들고 뭐하는가 싶어서 독하게 마음먹고
다 정리하고 나왔어요..
배운것도 없고 기술도 없고 돈이 그렇게 많이 모아논것도 없어서
무얼할수 있을까 하던와중에 골프장에 캐디가 돈을 좀 벌수 있다고 하드라구요
여자캐디는 많은데 남자캐디는 그 당시에 그렇게 많지 않아서
면접조차도 까다롭고 교육과정도 엄청 힘들었어요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 남자캐디로 면접을 통과하고 교육 이수후
일을 하게되었어요 .. 화류계에 있다가 골프장에 들어가니 그쪽 계열이 텃세 비슷하게
엄청 심하더라구요.. 그래도 타지까지 혼자가서 일을하는데 이 악물고 버틸수 밖에없었죠
나름 돈벌이도 괜찮았고 사람들이랑도 친해지니까 재미도 있더라구요
골프연습장 다니면서 무료로 골프장에서 라운딩도 할수있고 ..
그렇게 하다보니 20대중반이 넘어가고 있었어요
슬슬 배부르고 등 따시니까 또 다른 생각이 나는거에요
30대넘어서도 내가 남자캐디직을 하면서 결혼까지 하고 등등 살수 있을까..
일할 당시에는 돈벌이가 나쁘진 않지만 평생직장이나 오래할수 있는 직업이 아니었던거죠..
어느정도 모았던 돈으로 장사를 하자 결심을 하고 고향을 다시 내려갔어요
제가 모아논돈 + 부모님께서 조금 도와주신돈 + 대출까지 받아서
어느정도 사업자금이 마련되었는데 .. 사업이라곤 해보지 않았던 제가 무작정
들이대서 하면 될수있다는 무지한 자신감 하나로 시작한거라.. 역시나.. 망했습니다
아버지랑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하면서 죄송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버지께선 망할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
그래서 왜 알면서 가만히 두고 돈을 대주셨어요 하니까
젊었을때야 경험이고 .. 힘들어도 지금은 일어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셨답니다..
경험없이 나이먹고 무너지면 그땐 힘들다고 비싼 과외료 냈다고 생각하시라는데
정말 펑펑 울었던거 같아요..
차팔고 머팔고 가게 보증금빼서 빚 청산할려고 해도 3천이라는 빚이 남더라구요..
집에서 소주먹고 자고 울고.. 바보처럼 약 2~3달을 살았던거 같아요 멍하더라구요..
다시 캐디 생활을 하면서 빚을 청산할까 했지만 그럴려면 이자내고 머내고 등등
나름 오래 일해야 빚을 청산할수 있을거 같더라구요..
그 빚이란게 참 사람 미치게 합디다.. 벌어도 내 돈이 아니고 ..
왜 빚없음 부자라고 하는지 그때 뼈저리게 느꼇죠
차라리 내가 잘 할수있는걸 하자..
그 당시 아버지는 외국에 나가 계셨고 엄마에게 백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왜 돈이 필요하냐 해서 저 강남에 올라가서 다른 일을 좀 해볼려구요하니까
너가 돈 백만원 가지고 거기가서 뭘 할수있냐 고생만한다 그냥 여기서 있으면서
캐디나 하고 있으라고 하시는데 전 이미 확고히 마음먹은 상태라서 엄마를 설득하였어요
그렇게 가방하나 매고 속옷 몇개만 옷 몇개만 챙겨서 서울에 올라가는 버스에 타고
출발하는데 엄마가 마지막까지 지켜보시다가 우시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참 형편없는 아들이지만 그런 아들이 고생하실게 눈에 보였었나봐요..
서울가는 버스안에서 3시간동안 다짐했던거 같아요 꼭 성공하리라..
꼭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엄마에게 돌아가리라..
서울 올라가기전에 화류계 일쪽으로 알아보고 올라간거 였어요 숙소는 제공해준다고 했거든요
호스트실장일을 강남에서 시작했는데
혼자 올라왔고 서울에 아는사람도 없고 당연히 손님이 있을리 없었죠
명함을 파서 강남 길거리던 카페든 술집이든 음식점이든 보이는 여자들에게
하루에 12시간씩 매일 천명정도에게 명함을 건넸던거 같아요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정도 손님도 생기고 손님이 손님을 소개시켜주고..
그런생활을 반복하던중에 우연히 알게된 여자가 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거에요
하지만 저는 이 쪽일을 하고 있고 그 여자는 낮에 일하는데 저 같은사람이 싫었겠죠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얘기를 하다보니 몇번의 거절끝에 사귀게 되었어요
그 여자를 만나고부터는 모든 일이 거짓말 같이 너무 잘 풀리는거에요
손님관리도 혼자 할때보다 훨씬 많아졌고 .. 여자친구가 똑똑해서 영업방식이라던지
제 일하는 스타일 등등 여러가지를 코치 해주고..
제가 돈 관리도 잘 못하는데 가계부 쓰는방법 등등
나중에 1년이상 사겼을때는 돈 관리도 맡겼어요 .. 통장도 쪼개서 다 알아서 해주고..
모든걸 저에게 맞춰줬던거 같아요
그렇게 하다보니 자랑이 아니라 월에 2천이상도 벌고 꾸준히 월에 천만원씩은 저축했던거 같아요
서로 부모님에게 인사까지 드리고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지내다보니 당연히 싸움은 있었어요
똑똑하고 현명한만큼 자존심이 엄청 쌘 여자친구 였어요
거기에 매번 싸워도 제 잘못이 아니어도 미안하다고 하는 제 자신이 답답하기도 했고
헤어지자는 말이 서로 몇번 오가니까 결국 진짜 헤어지게 됬어요
그래도 결혼까지 생각했고 저 때문에 자기생활까지 포기했었기에
가지고 있던 차와 현금 3천만원을 주고 헤어졌네요
그래 상관없어 난 지금 돈도 잘벌고 있고 잘할수 있으니까..
상관없기는 개뿔.. 여자친구랑 헤어지니까 돈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손님 관리도 안되고..
책임감이 없어지니까 나태해지고 .. 여자친구가 저에게 옆에서 케어해주던게 엄청컸다는걸
알게 되더라구요..
전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하고 다시 자리 잡고 생활하는 여자친구를 다시 붙잡기엔
더 쓰레기가 되는거 같아서 그건 안되겠고..
그러다보니 지금 현재 딱 30살 9월이 다가오고 있는데 슬슬 이 생활도 정리해야 할거 같아요
집 보증금 5천 모아논 현금 1억3천.. 약 3년동안 빚 3천 갚고 1억8천 모았네요
이걸로 또 다시 장사를 시작하자니 사업이 쉽지않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예전의 악몽을 되풀이 하긴 싫네요..
그렇다고 제 나이에 그리 많은돈도 아닌거 같고..
직장을 찾자니 학력도 안되고.. 혼자서 멍하니 시간만 보내고 있네요
이젠 뭘 해야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혹시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저를 알아보실까 걱정도 되지만
너무 답답해서 글을 남겨보네요
화류계에 종사한다고 나쁘게 보시고 욕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네 분명 그것도 맞기에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속 터놓고 어디가서 얘기할수도 없고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정말 힘들어도 죽으라는 법은 없자나요
다들 힘내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