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제 전역 6개월도 안 남았는데...

동글이 |2016.09.10 19:48
조회 316 |추천 0
 9월 8일..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갔어요.. 항상 제 옆에서 이야기 할 때는 쫑알쫑알 병아리처럼, 먹을 때는 다람쥐처럼, 웃을 때는 토끼같던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그녀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왔어요. 지하철에서 전화로 들고 하염없이 울었어요.. 진짜 사람들이 보던 말던 펑펑 울었어요. 하지만 그녀가 담담하게 이야기 하며 미안해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제 모습ㅇ이 너무 싫었어요. 부대로 복귀하는 그 때 비까지 내리더라구요. 비로 가려진 제 눈물은 아무도 못봤을거에요. 
 처음 그 아이를 봤던 건 14년도 9월 동아리였어요. 저는 12학번이었고 그녀는 14학번 신입생이었죠. 그 때는 밴드동아리 2학기 신입부원을 막 선발했을 때였어요. 저는 드럼을 담당했기 때문에, 동아리 장의 부탁으로 신입생들에게 드럼을 가르쳐 주기로 했죠. 
 3명의 신입생들에게 드럼을 알려주기로 했고, 한 명 한 명 약속을 잡아서 알려줬어요. 그런데 그녀를 가르쳐주기로 한 날,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그녀가,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정말 너무 예뻤어요. 과탑이라고 그 아이의 동기들이 그랬는데... 정말 너무나도 예뻤어요. 긴 머리에 큰 키.. 제 이상형이 키가 작은 여자였는데 이 아이로 인해 바뀌었어요. 
 그 때부터 그 아이와 만나며 악기를 가르쳐주고 카톡도 하면서 친해졌어요. 그녀가 과제를 시스템 문제로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얼른 노트북으로 그녀의 과제도 내주고, 그녀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서 추운 날씨에 수업을 들을 때는 수업도 빼먹고 집에 들려서 과잠을 가져와서 가져다 주었죠.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이 때 여자친구가 저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이 때 되게 관심없는 척 했어요. 정말 너무 좋았는데 막 들이댈 수가 없었어요. 그 다음년도 4월에 입대를 할 예정이었거든요. 비록 이성으로는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손가락은 계속 그녀와 카톡을 하게 하고 그녀에게 약속을 잡게 하고 있었어요. 그녀와 계속 함께하고 싶었던 거죠. 결국 그녀와 밥약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좋아하던 식당에 그녀를 데려갔어요. 핑계는 그냥 '너가 열심히 할 것 같아서 격려해주는 거다'라고요. 그러면서 다른 동기들한테는 비밀로 해달라고. 그리고 약간의 술을 함께 했어요. 너무나도 귀엽고 대화도 잘 통해서 너무나도 맘에 들었어요.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제 이성은 그녀를 사귀면 안 된다고 했어요. 새내기였던 그녀에게 2년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나중에 헤어지면 서로에게 힘들거라고. 그래서 저는 그녀가 저를 싫어하게 만드려고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어요. 아니, 그냥 그녀를 믿지 못했어요. 그녀가 기다릴 것이라고 믿지 못했죠. 그래서 일부러 그녀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친한척 보여주고, 그녀에게 고백도 안하고 관심없는 척하고.. 그럼 그녀가 저에게서 멀어질 줄 알았죠.. 
 그런데 아니었어요. 그녀는 계속 저를 좋아해줬어요. 저에게 미팅간다, 소개팅간다 하면서 저를 떠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저에게 돌아왔죠. 술에 취하면 어김없이 전화해서 보고 싶다고 하고, 저와 산책도 하고... 그런데 저는 계속 고백을 하지 않았어요.. 
 어느 날, 그녀가 저에게 어떠한 스타일을 좋아하냐고 물었어요. 그러면서 여러 예를 제시해주었죠. 저는 하얀색 원피스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어요. 학교에서 과제를 하던 저에게 그녀가 찾아왔어요.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를 보니 천사가 따로 없었어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안아주고 싶었죠. 그런데 저는 다시 또 관심없는 척 하면서 소개팅 잘하고 오라고 했어요. 그러고 후회했지만 말이죠. 저는 불안해하면서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녀가 소개팅이 끝나자마자 저를 찾는 거에요. 그러더니 제가 공부하던 카페에 왔죠. 저는 조금은 취한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저와 술을 한 잔 하고 싶다고 했죠. 그래서 학교 옆 벤치에서 노상을 하게 되었어요. 11월의 그날, 저는 술김에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는 '왜 이렇게 질질끌었냐'면서 저를 때리고 웃으면서 사귀게 되었어요.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었어요.  
 저는 학생회장을 그 당시 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다녔어요. 그리고 동기들이나 후배들이랑 노는 것도 좋아했죠. 그래서 같은 CC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못 놀러다녔어요. 또한 처음에는 비밀로 사귀자고 해서 학교에서는 대놓고 만나지도 못했고요. 그 때는 그냥 좋다는 감정이 컸어요.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가 내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좋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이기적이었어요. 얼마 안 되는 학교데이트 때 더 시간을 내서 같이 돌아다니고 수업도 같이 듣고 했었더라면.. 그럼 더 행복했을텐데라고 말이죠. 
 4월 저는 입대를 했어요. 입대전까지 저는 그녀를 많이 힘들게 했어요. 늦은 군 입대라 술자리도 많고, 동기들, 후배들이랑 놀러다니느냐 그녀를 소홀하게 했죠. 그리고 그녀가 싫어하던 사람들이랑도 자주 만나고 연락하다보니 그녀의 눈물도 보게됐죠. 사실 저는 그 때까지도 그녀를 믿지 못했어요. 기다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녀에게 못되게 굴었어요. 못된 말도 자주하고 그녀를 아파하게 했어요. 정말 찌질했죠. 군대가서 차이기 싫으니까 미리 차이려고. 그러면 조금은 덜 아프지 않을까 해서요. 진짜 이기적인 놈이었어요. 
 그런데 훈련소 면회날까지 그녀는 꿋꿋하게 기다려줬어요. 아침부터 일찍 논산까지 면회를 와준 그녀가, 와서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첫 면회를 시작으로 제 군생활의 대부분이 그녀로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외박에서 그녀와 데이트 하는 것이 즐거웠고, 아무리 전날 술을 많이 먹어도 그녀를 보기 위해서 늦지 않기 위해 가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즐거웠어요. 저의 마음은 날이 갈수록 점점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찼죠. 그녀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비록 늦엇지만 연락도 다 끊고 오로지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살기로 결심했어요. 애정표현도 자주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통화도 자주하려 노력했죠.
 하지만 저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이기적인 말을 하고 말았어요. 제대 후에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하는 거였죠.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녀도 올해부터 고시공부를 시작하니까 내가 내년에 제대해도 자주 못볼 것이다. 그러니까 나도 바빠지면 서로가 바쁜 거로 서운해 하지 않고 잘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내가 돌아와서 그녀의 남은 수험생활을 지탱해주겠다고. 그녀가 나의 군대생활을 지탱해준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것이 그녀에게 이별을 생각하게 된 원인이 되었어요. 고시공부를 하는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이었죠. 저는 몰랐던 거죠. 단지 전화와 같은 연락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였죠. 그녀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제가, 제일 몰랐던 거죠. 그녀의 속마음을. 그녀는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저의 제대만을 기다리고 있었을텐데... 이제는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저의 교환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좌절했을까 생각하면 너무나도 미안해요.. 
8월 21일.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였네요. 같이 신촌에서 영화를 보고, 낮술도 했어요. 저녁에는 한강밤도깨비야시장을 가려고 했는데 안 열어서 못가고, 자전거도 사업을 중단해서 못탔어요. 그래서 같이 홍대에 가기로 했죠. 홍대에서 가려던 식당이 문을 닫아 들어간 한 하와이안 식당. 분위기는 되게 좋았어요. 그런데 음식이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나갔어요. 이 때 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지금 다 써버리면 곧 내야할 공과금이 부족해지고 다음 외출 때 만나서 쓸 돈이 없던거였죠. 그래서 ..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후회스러울 정도로 형편없는 것을 시키고 말았어요. 고시준비하는 그녀에게 돈을 받으면서까지.. 지금 생각하면 그냥 내 돈 다 쓸껄.. 돈이야 다시 받으면 되는데..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것저것 다 먹여줄껄.. 다 데리고 가줄껄..  너무 후회스럽네요. 
 바래다주면서 그녀의 집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어요. 그 때 그녀가 교환학생이야기를 꺼냈어요. 저는 너무 순진하게도 일본으로 가니까 2달에 한 번씩 한국에 오겠다고 걱정말라고... 이기적인 답변을 했어요. 아마 그녀는 이때 확신했을 거에요.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고.. 헤어져야겠다고. 저는 몰랐죠. 
 그녀가 가지말라고 투정부리지 않았기에.. 가지말라고 투정이라도 부려줬더라면.... 가지 말라고 단호하게 이야기라도 해주었더라면... 이걸로 마음을 정리할거라고 조금이라도 티를 내주었다면... 하고 생각이 드네요. 그럼 그 때 교환학생따위 포기했을텐데..  그녀는 서로의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오늘로 헤어진 지 3일이 되었어요. 아직도 pc비트윈에 로그인하면 그녀의 답장이 올 것 같고, 10시만 되면 전화해서 그녀가 집에 갈 때까지 쫑알쫑알 이야기 해야 될 것 같고, 이번 외박에도 그녀를 데리고 어디를 갈지 고민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미 그녀는 없네요. 어제 붙잡는 연락을 했지만 '진짜 미안해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이 드네. 한 번만 이기적일게. 나 후회하도록 보란듯이 잘 살아줘'라고 하는 그녀의 말에 .. 모든 게 무너져 내려버린 듯한 기분이었어요. 사실 교환학생 포기하려고 신청서까지 써서 이번 외박 때 제출하고 깜짝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늦어버렸네요. 나의 판단이 늦었어요. 얼른 그녀를 위해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녀가 기다려준 이 시간들을 보답해주기 위해 함께 하자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맞아요.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항상 얘기했던 나인데.. 제가 그걸 몰랐네요. 
 그녀가 제 생일 선물로 줬던 포토북 편지에 이런 말이 쓰여있었어요. '앞으로 더 큰 고난과 시련이 찾아와도 함께 잘 이겨내보도록 하쟈'고. 그런데 저는 그 고난과 시련을 같이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모두 그녀에게 떠넘겨버렸을 지도 몰라요. 그녀가 고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힘든 데 남자친구는 옆에 없고, 곧 돌아올 줄 알았던 남자친구는 또 일본으로 간다고 생각하면서 그녀가 느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지금 제가 겪는 이러한 아픔따위의 몇 십배는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도 저를 사랑해줬던 여자친구이기에,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그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네요. 
 지금도 군대 내에서 이별 극복법이나 찾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네요. 뛰쳐 나가서라도 그녀를 보고 직접 이야기 하고 싶지만.. 더 이상의 행동이 그녀를 더 힘들게 할까봐.. 그녀를 더 신경쓰게 할까봐.. 그래서 공부에 방해될까봐.. 그래서 안 하기로 결심했어요. 
 이렇게 좋아해본 여자는 처음이에요. 제가 한 때 서로 싸워서 한 동안 시간을 갖자고 이야기 했을 때 그녀가 느꼇을 아픔이 이랬을까. 저란 사람을, 이런 나쁜 0점짜리 남자친구를 사랑해줬던 그녀가 오늘 너무 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그녀. 열심히 해서 꼭 붙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어요. 
 6개월 뒤 3월에 제대하는데, 제대하는 날 같이 밥이라도 웃으면서 먹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사실 그녀에게 꽃신을 신겨주고 같이 가자고 했던 '동해도'도 데려가고 그녀가 좋아하는 공원도 데려가 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냥 서로 웃으면서 밥 한끼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올해 초에 사주봤던 것이 생각나네요. 서로 궁합을 봤는데 한 번은 헤어질 수도 있는데, 다시 한 번 만난대요. 그 때 만약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로 영원히 안 보게 된다고 했는데... 지금이 그 헤어지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하고 싶네요.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녀만큼 좋은 여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요. 
 OO아. 오빠가 전화로는 잘 이겨내볼게라고 했는데.. 너무 힘들다. 진짜 너무 힘들어서 잠도 안오고 밥맛도 없어질 정도다. 먹을 거 그렇게 좋아하는 내가, 너만 생각하면 눈물나고.. 밥도 안 먹게 된다. 아직도 꿈 같고, 꿈에서 깨면 너의 연락이 올 것 같은 생각만 계속 들어. 그렇게 혼자 정리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티를 내주지. 같이 이겨내자며. 왜 혼자 정리하고.. 진짜 내가 그렇게 싫었던 건 아니었다며. 고마웠다며. 그럼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내가 정신차리고 다시 다잡을 수 있도록.. 이제 얼마 안남았는데.. 너랑 행복하게 지낼 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미안해 이렇게라도 .. 여기서라도 투정부리고 싶었어.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라도 주저리주저리 쓰고 싶다. 미안해. 너가 싫어하던 걔랑 연락 안 끊고 힘들게 해서. 너 중심에서 생각 안하고 내 중심에서 생각했어. 비록 끊었지만 그래도 너 힘들게 했던 과거는 사라지지 않았지. 그러고선 그 얘기만 꺼내면 버럭 화내고. 정말 미안해. 걔가 너무 원망스럽다. 진짜 왜 너 힘들게 하면서까지 그랬는지.. 오빤 진짜 너가 첫사랑이야. 이렇게 절실히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느꼈던 적은 처음이었어. 결혼까지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너가 처음이었고. 그래서 내가 간소하게 결혼식하는 거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너가 좋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뻤다. 웃기다. 진짜진짜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하고 싶다.  혹시나 가끔, 내가 생각난다면 문자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을 거야. 우리의 궁합처럼 다시 만날 그 날을. 만일 다시 시작하게 되면, 우리 새로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연애하자. 너가 좋아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 다 기억하고 있을게. 우리 시행착오 없이 행복하게만 지내자.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가 되는 그런 연애를 해보자.  오빠도 열심히 살고 있을게. 너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을게. 그래서 이 아픔이 무뎌지고 서로에게 웃을 수 있을 때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정말. 너무나도 보고싶다. 
 - 동글이 오빠가-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