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전 24살 무렵내일로 라는 기차여행을 통해 알게된 여자친구처음 마주치고 웬지 이사람이랑은 잘되보고싶다는 생각에열심히 대시를 했습니다.한달여간의 밀당끝에 우리는 사귀게 되었고장거리 아닌 장거리 연애를 하며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좋은일만 있지는 않았어요 싸우기도 엄청 싸웠고 짜증도 많이냈고서로간의 의견차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안 헤어지고 잘 만났습니다.올해 봄 상견례를 하고 이제 집도 알아보고 스드메 식장 다 예약하려는 찰나에여자친구랑 저랑 집문제로 이야기를 하다가돈 이야기가 나왔는데그 이야기를 어머니가 듣고나서있는집 자식이랑 만나라 그랬지 라고 하셨다고합니다부모된 입장으로써 딸 좋은남자한테 시집보내고싶은건 당연히 이해할수있습니다그런데 여자친구가 생각이 짧았던건지제가 며칠뒤 집을보러다니면서 어머니가 머라셔 라고 물어봤는데이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듣게 되었습니다.허허 하고 웃엇지만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고대체 이 이야기를 나한테 왜 한거지? 돌려말할수있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그 이후 아버지가 결혼을 확실히 할거냐 말거냐 라고 물어보는 계기가 있었는데괜히 자존심도 상하고 결혼전부터 이런데 결혼하면 더 힘들어질거같아서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겠다고 했습니다부모님도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그런 말 듣고 니가 비굴하게 살필요는없다 라고 하셨어요네 그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이틀정도 여자친구와 연락을 하지않으면서 나름 속으로 할말도 준비했고헤어지면 후련할거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어제 여자친구에게 만나자고 해서 회사를 마치고커피숍에서 만났습니다.얼굴을 보는데 뭔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고 전화통화도 아닌 카톡으로어디어디로 와라 어디서 보자애교많은 여자친구지만 분위기가 무거운걸 알고는 농담조차 하지않았습니다커피숍에서 저는 제가 맘속으로 정리해온말을 털어내기 시작했고
저도 말을 하다가 감정이 격양되어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했어도니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말고 돌려서 이야기해줬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되진않았을텐데안타깝다. 더이상 어쩔수가없다. 부모님이 다 아셔버린 상황이라 우리는 여기까지인거같다이말을 하는데 여자친구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6년을 만났는데 우리가 서로 안맞았으면지금까지 만날수가 있었겠냐고 펑펑 울더군요. 그리고잘못했다. 내가생각이짧았다. 미안하다. 라고 하더라구요솔직히 그 모습을 보는데. 안아주고싶고 괜찮다 앞으로 안그러면 된다라고 하고싶은데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고 제 부모님 마음은 굳어버린 상태였습니다.부모님이 워낙 완강한걸 알고있기에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하던 여자친구의 애원도일주일 지나도 달라질건 없을거다 라고 칼같이 쳐냈고그러면 하루만 시간을 주면안되겠냐고 그래서 그냥 너무 마음이 아파서 시간이 지난다고해결될 문제는 아닌거같지만 좋을대로 해라 라고 하고 이야기를 끝마치고커피숍에서 나왔습니다. 한참울어서 눈이 빨개진거 보기가 안쓰러워여자친구 먼저 집에가라고 저는 통화좀 하고간다고 그리고 전화통화를 부모님과 했습니다잘 끝냈냐 라고 물어오는 무거운 물음에. 사실대로 이야기했고어머니는 호통을 치셨어요. 여기서 약해지면안된다너 설마 걔랑 결혼할마음이 다시생긴거면 나 너 안본다 결혼식장에도 안가고아무것도 안해줄거다. 알아서해라. 제발 흔들리지마라 사람은 쉽게 안변한다.
부모님이 상처받은걸 모르는것도 아니었기에 일단 알겠다고 하고한숨을 푹푹쉬며 열차를 타러 역으로 걸어갔습니다.에스컬레이터앞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옆에서 쓱 끼어들더라구요뭐지 하고 옆을 쳐다봤는데 여자친구였습니다.평소같았으면 장난치면서 툭 때리던지 놀래키던지 할텐데하다못해 손이라도 잡으려고 막 할텐데그냥 뒷짐지고 제 옆에 서서 너 가는거 보고 갈게 라고 하는데진짜 참았던 눈물이 확 쏟아질려고 했어요정말 꾹 참고 이왕 끝내기로 한거 내가 독한놈이되고 여자친구한테 나쁜놈이 되어야겠다싶어서지하철로 데려가서 얼른가라고 등을 떠밀었습니다그게 마지막인줄 알면서도 괜히 상처주기 싫어서 웃어주지도않고안아주지도 않았고 잘지내라는 말을 했습니다.
열차를 타고 앉아서 마음을 정리할 요량으로우리 시간이 지나서 우연히 마주치게되면 그때는 웃으면서 볼수있길 바란다고카톡을 보냈는데
여자친구가다시는 안볼사람처럼 이야기하냐면서 하루 시간 주는거 아니었냐고 하더라구요
그 순간 눈물이 흘러나오는데. 참을수가없었습니다차라리 내가 그 자존심상하는 말을 듣고 참았더라면.부모님한테 그냥 숨기고 결혼을 했었더라면 우린 행복했을까내가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너는 아프지않을까
그리고 집에와서 새벽에 전화가 왔는데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이젠 정말 끝이구나 이걸 받아도. 안받아도. 우린 끝이구나싶어서 전화통화를 길게 했습니다.
이젠 아무 소용없는 옛 이야기들. 추억들. 그리고 아버지한테 어머니한테 본인이 사과하고 그래보겠다는식으로 이야기하는걸제가 막았습니다. 괜히 더 상처받는다고 해도 안될거같으니까 그러지말라고잘 지내라고아프지말고밥 잘챙겨먹고정말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시 볼수있지않겠냐고많이 사랑했고많이 생각날거라고오늘 모질게 굴어서 미안했다고그렇게 해야 내 맘이 편할거같았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정말 사랑하는데 헤어진다는게 이런건가가슴이 너무 찢어지게 아팠습니다
상처줘서 미안하고 잘 지내나도 많이 보고싶을거야...
이 말을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한참 졸릴시간인데 잠은오질않아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부모님은 힘든걸 왜 모르겠냐고문자를 보내시며 힘내라고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데
6년이라는 긴 시간을 열애를 해본것은 처음이었고처음엔 불같이 사랑했고나중엔 가족같이 덤덤했습니다이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졌고부모님이 얘랑 결혼할거냐 사랑하냐 라고 물어보길래에이 몇년을 만났는데 사랑보다는 정 아닐까? 라고 생각했고정인줄알았는데사랑이었나봅니다
손만 닿으면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농담도 하고 싸움도 하고 웃고 울고하던그 사람이고작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그 사람을이제는 볼수가 없다라는 생각이 저를 너무 힘들게하네요전국 곳곳에 여자친구와의 추억이 쌓이지 않은곳이 없는데.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계속 생각이 납니다차라리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다던지크게 싸우고나서 감정이 식은상태로 헤어진거라면 이렇게 슬프지도않을거같아요
친구들도 지인들도 부모님도 말합니다.결혼했으면 니가 힘들었을거라고장모 성격이 미래의 딸 성격이라고지금 조금 힘들고 마는게 너한테 도움이 될거라고
너무 힘듭니다술을 좋아하지않아 술을 마시지도않고음악을 듣는것도 크게 좋아하지않아 이별노래같은것도 듣지않고그냥 1분간격으로 휴대폰만 쳐다보고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주책맞게 계속 눈물이 흐릅니다저는 슬픈영화를 봐도여태껏 연애를 하면서 이별을 해도한번도 운적이 없었기에남들이 이별하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 그냥 헤어지면 그만아니냐?하고 웃고 넘기던 사람이었습니다진짜 사랑이라는걸 해보니까가슴이 너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