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연애가 끝이 났네.
헤어질지 몰랐던 우리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서로 지쳐가는 모습에도 사랑하니까 오래 만났으니까 우리에겐 끝이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결혼까지 약속했던 우리가 끝이 났네.
서로한테 상처만 되고 결국 그렇게 끝이 나버렸어.
너랑 헤어지고 밥도 물도 한모금도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식음을 전폐하며
그렇게 일주일이, 이주일이, 한 달이 지났어. 나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
아니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사실 지금도 괜찮아.
친구들도 만났고 술도 마시고 남자도 만났어.
시간 때우기 좋더라. 남들이 생각보다 내 얘기도 잘 들어주고
나를 예뻐하더라.
헤어지고 한 달이 좀 넘었을까
너랑 나랑 연애를 시작했지. 서로 다른 사람과.
나는 그 순간 잘됐다고 생각했어.
우리에게도 끝은 있었고 서로 다른 인연을 만나
정말 잘됐다고.
헤어지고 나서 불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조금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이제 나보다 좋은 사람만나서 정말 이쁘게
아프지 않게 상처 없는 연애했으면 좋겠다고.
그러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 정중하게 미안하다고 하고
나는 이별을 했어.
그 사람에게는 이별 자체가 정중하지 않았겠지만.
내가 이기적이게도 그 사람 모습에서
널 찾고 있더라고. 그러면서
“내가 상대방한테 상처를 주고 있구나..“
난 지금 뭐하는 거지 생각이 들더라고.
참 멍청하지 않니?
그렇게 모질게 했던 너를 찾고 있더라고 내가.
그러면서 싸웠던 기억은 온데간데없이
너와 했던 모든 이쁜 추억들을 떠올리더라.
사람이 참 간사해. 아니 어쩌면 지금의 내가 간사한걸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
근데 있잖아.
시간이 지날수록 너와 내가 함께했던 기억이 추억으로
변해간다는게 참 마음이 아프더라.
너 목소리, 너가 매일하던 습관 다 기억이 안나도록 다 잊었는데,
너가 나한테 해줬던 그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잊혀지지가 않더라.
너랑 껴안고 하루 종일 뒹굴 거리던 그 모습도
같이 앉아서 도란도란 밥을 먹고,
매일 귀찮다던 나한테 어디가자 오늘 어디가자 아니면
영화라도 보자던 너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면 투덜거리면서도
먹고 싶다던 음식을 사왔던 너
친구들 앞에서 매일 내 자랑을 했던 너
데리러 와달라고 얘기하면 그저 기다리라는 곳에 서있던 너
술 취해서 자취방으로 들어와서는 보고 싶었다며
예쁘다며 침흘리고 자고 있는
내 머리칼을 사랑스럽게 쓸어주던 너
내가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해도
웃어주며 똑같은 말투로 같이 맞장구 쳐줬던 너가
이제는 내 옆에 없네.
내 주변에 나를 그만큼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그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지금 내 인생이 가로등 없는 어두운 골목길같이 캄캄하더라.
너와 헤어진 나를 후회하는게 아니고
우리의 이별을 후회하는것도 아니고
널 다시 웃으면서 볼 수 없다는 그 사실과
남보다 못한사이가 되버렸다는 그 사실만 날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너는 여전히 멋진사람이고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네.
모든 연애가 그렇듯 우리에게도 끝이 있던거였던 것 같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우리의 연애가 추억이였지만 그 중
그저 너무 아픈 손가락이였던 것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고 있다. 지금도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