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_1
나의 엄마는 나를 집사 쯤으로 보는 것 같다. 주인에게 맞춰 한없이 너그럽고 인자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밖에 나가서 부끄럽지 않을 괜찮은 스펙을 가진 하인.
나의 엄마는 3녀 2남 집안의 4째자식이라 손윗 형제들에게 피해의식이 아주 많다. 엄마가 ‘내 언니들은, 내 언니들은, 내 오빠는..’을 입에 붙히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던지 기억도 안난다. 그 말의 뒤에는 ‘너는 그런 언니가 되면 안돼.’ 혹은, ‘너도 그런 사람이 될거야?’가 영어 숙어마냥 대응해서 따라붙었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즈음해서 학교 가정통신문 부모님 확인란에 직접 싸인해 제출해 갔다. 중학생일때엔 동생 알림장에 부모님싸인을 내가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먼지나게 털렸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 곧 고등학교에 진학할 동생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고 여전히 털리고 있다.
내 여동생의 엄마는 항상 동생이 불쌍하다고 한다.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시험점수가 100점이지 못해서 교복 블라우스가 검붉게 물들때까지 맞았던 나는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이며, 그렇지 않은 동생은 폭력의 현장을 목격한 정신적 피해자이자 방치의 피해자, 라는것이 이유다. 동생의 엄마에게 맞아 멍들다 못해 터져 스테이크 그릴자국처럼 흉이 진 내 허벅지는 동생에게 크나큰 정신적 충격이다.
내 여동생은 나로 인한 폭력현장을 목격한 피해자라서, 그 사실이 너무나 원통했는지 나를 동네 북마냥 X만하게 본다. 그래서 나는 뼛속 깊이 사랑과 연민이 우러나오는 변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