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삼년 내내 같은 반이었고, 대학도 같이 서울로 와서 졸업 후에도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놀았던 친구에요.다른 많은 친구들도 많았지만 둘다 서로 마음이 너무 잘 맞다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친합니다.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그냥 만나서 재밌게 놀 때도 많았지만서로 집안 사정이나, 입시 고민도 서로 많이 이야기 했고대학 와서는 연애나 대학 생활 그리고 취업 이야기 까지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서로 들어주고 그랬던 거 같아요.그러다 작년쯤부터 서로 많이 바쁘고 힘들어졌어요. 집안 문제도 있고, 주변 인간관계도 있고친구랑 저랑 둘 다 각자 힘든 일이 너무 많아져서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힘든 상태였습니다.그래서 만나서 밤새 술 마실때도 있고 울면서 고민 상담할 때도 있었고, 또 친구는취업 준비 중이라서 무척 막막하고 힘들어했어요. 저는 친구가 저 힘들때도 곁에서 응원해주고고민 들어줘서 똑같이 응원해주고 힘내라고 해주고 그러다 기분 좋을땐 톡이나, 아니면 만나서 맛있는거 먹고 놀기도 했구요.
그러다 저는 여전히 힘든 상황을 못 벗어났는데, 친구는 취업에 성공하고 그 후로 조금씩문제들을 해결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취업하니까 사회 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나 피곤함 같은 걸 많이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치만 저는 아직 학교 휴학 중이고, 남자친구랑도 안좋게 헤어지게 되고...아무튼 너무 힘든 일들이 많이 겹쳤기 때문에 계속 시달리고 있어서 친구한테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그 친구는 엄청 착한 애라서 제 이야기 자주 들어주고 답장도 꼬박꼬박 해주면서 힘내라고 응원해줬어요. 그런데 문제가 나아질 생각은 않고 자꾸 집안에 안좋은 일도 생기고, 학교나 돈문제까지 겹치고 주변 인간관계까지 망가지기 시작하니까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지치고 그 친구도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더 많이 의존하고 연락을 했어요. 병원도 다니고, 상담도 다니면서 주변사람 힘들게 안하려고 하는데도 버티다 버티다 안돼면 무너져서 친구들한테 연락하고. 그 중에서도 그 친구한테 너무 자주 연락을 했어요. 그러다 연락 안되면 왜 연락 안되냐고 혹시 내가 자꾸 힘든 이야기 해서 그런거냐고 미안하다고 무서워서 자꾸 사과하고, 자존감도 엄청 낮아져서 사과만 계속 하구요...그 때마다 친구는 괜찮다고 자기가 못챙겨줘서 미안하다고 그랬는데.
저는 또 그게 반복되니까 스스로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아는데도 힘들때마다 그 친구한테 의존하게 되고, 또 그러면 아 얘한테 이러기 싫은데 얘도 자기 생활이 있을텐데 하고 자괴감 느껴서 점점 친구한테 눈치보고 편하게 말 못걸고 부담스러워하게 되더라구요. 친구도 그걸 느끼기 시작한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위축된 상태였는지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저한테 예전처럼 가깝지 않고 엄청 조심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것만 같아서 너무 슬프더라구요.
그러다 심리 상담 해주시는 선생님이 이 이야기 듣고는 그 친구한테 의존하는거 저한테도 친구한테도 너무 안좋으니까,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사과하고 당분간 연락을 하고 싶어도 힘들때 견뎌보라고 그래야 빨리 극복할 수 있다고 하셔서 진짜 고민하다가 너무 소중한 친구였는데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울면서 겨우겨우 그 친구한테 말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는 알았다고. 괜찮다고. 니 행동에 상처받거나 싫어진 거 아니라고. 그래도 너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면 응원해줄테니까 괜찮아지면 같이 밥먹자고 그렇게 이야기 해줬거든요.
그래서 한 1년동안 그 친구랑 연락 끊고, 다른 친구들이나 선배들한테도 힘들때 부르거나 안하고 꾹 참고 어떻게든 문제 해결하고 마음도 극복하려고 애를 썼어요. 근데도 아주 가끔 그 친구가 안부 문자 보내줘서 그럴 땐 너무 막 기쁘고 위안이 되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또 중간에 한번은 예전처럼 또 너 왜 내 문자 안보냐고 답장 안해주냐고 내가 이런말 해서 미안하다고 그런 말 해버린 적도 한 번 있었구요. 그러다 조금씩 친구랑 연락 하는 것도 차분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반년 가량을 시달리다가 최근에서야..한 9월부터? 문제들이 하나씩 하나씩 해결이 되고 있어요. 아직 완전히 그런건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조금씩 마음의 여유들을 되찾게 되고, 제가 했던 행동들이 다시 기억나면서 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때 제가 그 친구한테 했던 행동들이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그 당시에도 그걸 알아서 미안해 미안해 하고 사과하고 눈치보고 혼자 제가 너무 한심해서 울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렇게 비굴하게 사과하면서 또 힘든거 못 감추고 신경쓰이게 만들고 했던 행동들이...거듭 사과하고 그랬던 행동이 너무 못난거 같더라구요. 물론 그 때는 정말로 힘들어서 하루하루 너무 힘들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누워서 울기만 했을 정도라 그게 잘못된걸 알면서도 극복할 결심도 못하고 친구한테 의존하면서 너무 막연하게 힘들었었는데 이제 좀 해결하게 되고 돌이켜보니까 그 친구도 분명 나름 피곤하고 힘든것도 있었을테고, 자기 생활이 있었을텐데 제가 자꾸 연락해서 내 이야기 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여줘서 실망하고 싫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 너무 힘들어서 누가 내 이야기 좀 듣고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친구한테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힘든 건 내 일인데 얘한테 자꾸 이러니까 너무 미안하고 자괴감 들고 그 친구랑 좋게 지냈던 시절들 생각하면 지금 내가 이렇게 망가져서 이 친구가 나 싫어하고 떠나면 어쩌지 무서워서 나중엔 계속 이런말 해서 미안해, 귀찮게 해서 미안해 하고 불안해 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기운내, 힘내라 하고 말해준것도 너무 고맙고 미안하구요.
지금은 그 친구랑은 가끔 연락 하고는 있지만 예전처럼 만나지를 못하고 있어요. 그냥 연락하면 뭐 어떻게 지내는지만 서로 물어보고. 그 이상은 제가 너무 무섭고 미안해서 묻지를 못하겠어요. 괜히 친구한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럴까봐ㅠ
말했듯이 제 행동이 너무 이기적이고 못났던거 같아서 내가 만나자고 해도 되는 건지 불안하고 겁이나서요.실은 만나서 내가 예전엔 이랬고, 그게 정말 잘못이었다. 너도 그 때 네 나름대로 생활이 있었을 텐데 그땐 내 힘든거에만 정신 팔려서 내가 너무 의존하고 집착만 했다.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그렇게 힘든 때에도 내 편 들어주고 격려해줘서 고맙다고 잘 지내고 싶다고 전하고 싶은데 항상 미안하다 고맙다 이런 말만 해서친구한테 진심이 전해질 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내가 그렇게 민폐를 끼쳤는데, 그냥 그 친구 귀찮게 않하는 게 오히려 배려인가 싶기도 해서 정말 만나고는 싶은데 만나자는 말은 못하고 있어요.
그 친구랑 나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순전히 서로 힘들었던 일들이 많았던거라면, 그냥 진심이 전해지든 아니든 한번쯤은 만나서 이야기 해보는게 좋을까요? 너무 소심한 성격인데다 눈치도 없어서 이대로 소중한 인연을 노력도 안하고 놓쳐버리게 되는건지 아니면 눈치껏 그 친구한테서 사라져주는게 예의인지 정말정말 너무 고민되는데 어디 말할 곳이 없어서 이야기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