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사실 이렇게 글 쓰는게 옳은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 속 풀리자고 익명을 빌려 글 씁니다.
전 현재 시각장애 3급인 장애인입니다.
한쪽눈은 거의 실명이고, 잘 보이는 눈도 시력판의 제일 윗글씨만 간신히 보일 정도입니다.
요즘엔 잘보이는 눈마저 비문증이라고 해서
날파리같은게 날아다니는 증상이 와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완전한 전맹은 아니라서 지팡이나 강아지의 도움없이 다닐 수 있습니다.
뭐 가끔 가느다란 나뭇가지나 특이하게 생긴 보드블럭같은데에 넘어지는 경우빼고는
일반 사람들처럼 걷고 뛰고 생활하는건 가능합니다.
(겉으로 보이기엔 멀쩡해요)
어렸을때부터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복도에 지나가다가 선배가 안 보여서 인사를 못하게 되었을때
선배들이 기합을 주는데 눈이 잘 안 보여서 그렇다고 사정을 말하면
"안보이면 안경을 쓰면 되잖아. 핑계대지 마."하면서 맞기도 많이 맞았구요.
(교정이 안 되는 시력입니다ㅠㅠ)
뭐 이정도의 억울함이나 오해등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부쩍 안 좋아진 눈때문에 서울대병원 안과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요
지하철에 노인좌석?이 비어있더라구요.
검사가 너무 힘들고 머리가 핑 돌아서 서서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할아버지, 할머니 오면 비켜드려야지 생각하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몇분이 흘렀을까요.
한 50대처럼 보이는 아재 한명이 혀를 쯧쯧차는 저를 툭툭 치더라구요.
약간 술이 취하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대뜸 욕을 하더라구요. (무척 정의감이 있는 분 같았어요)
"너같은 놈들때문에 대한민국 청년들이 욕을 먹는거야,"라며.
일어나서 서 있는 저에게 몇분이고 설교를 하시더라구요.
사람들다 다 쳐다보고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요즘 더 안 좋아진 시력때문에 센치해져서 그런가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죄송하다고, 눈이 안 좋아서 앉았다고 그러니까
완전 비웃으시면서 세상 사람들 다 쳐다보라는 식으로
더 크게 설교하시더라구요. 눈이 안 좋아서 '노인석'에 앉았냐면서
거기다 대고 장애인증까지 꺼내서 보여주기 민망해서
그냥 묵묵히 설교들었네요.
도착지도 아닌데 중간에 이렇게 태어난 내 자식이 너무 속상하고
억울하고 눈물이 핑 돌아서 그냥 중간에 내려서 뚜벅뚜벅 2시간 걷다가 집에 왔네요.
하....................
겉은 장애인처럼 안 생겼더라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노인좌석에 꼭 노인만 앉아야 하나요?
노인들보다 더 사정이 안좋은 사람도 있어요.
너무 속상하고 저보다 더 안타까운 분들도 있을실테지만
너무 억울해서 두서없이 글썼네요.
문제가 된다면 자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