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사이다 같은 후기는 아닐 수 있지만 써봅니다.
어젯밤 애둘을 재워놓고
밤 10시반이 넘어서야 남편이랑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애들을 재우기전에 애들 재우고 나서 저와 대화를 좀 하자고 말했고
애들을 재우러 간 남편이 조용한데도 나올 생각을 안해서
카톡을 보냈더니 나와서 한다는 말이..
깜빡 잠이 들었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머리를 식힐겸
냉부를 보고 있는데 남편이 나와서 채널을 돌리기에
티비를 좀 끄고 대화를 하자고 했더니
그럼 조용한 다큐채널로 바꾸자며 채널을 돌려대서
지금 마누라가 진지하게 대화좀 하자는데
티비를 보겠다는 거냐고 화를 냈더니
왜그러냐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고
성질을 내더군요ㅡㅡ^
(빡친건 난데 지가 왜!!!)
몇초간 숨을 고르고 화를 누르고...
남편에게 차분하게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대화의 순서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대화의 내용은 내용은 이러합니다.
지난번 자기에게 말했다시피
마누라는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예민하다.
사실 아까 이런 카톡을 받았을때
생각지도 못한 일이기때문에 너무 놀라
네?? 하고 물어보았다.
무리인가??라고 보내셨을때
네 힘들 것 같다고 바로 말을 했었어야 하는데
당황해서 말이 잘 나오질 않아
오늘 하루 생각해본다고 했다.
남편에게 아까 전화로 말했듯이
이럴때는 자기가 중간에서 커트치는 거다.
원래 시댁일은 남자가 커트쳐야하는 거다.
여기 이사오기 전에도
이사준비하면서 자기가 그렇게 말했지 않느냐
누나는 맞벌이니까 토요일마다 출근하면
자기가 누나네 애들 좀 우리애들 보면서 같이
봐주면 되겠네!^^
그렇게 말했을때 나는 분명히
우리애들 보기도 힘든데 시누애들까지 매번 다 못봐준다고
충분히 말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기는 마누라가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직업이 유아교사라 애 원래 잘 보지 않느냐고
자주 말을 해대는데
아무리 전공이 직업이 그쪽이여도
애 보는건 힘들고
사랑하는 내새끼라도 힘든건 힘든거다.
그리고 내년 3월부터는 나도 일할 계획인거
자기도 알고 시누네도 시댁식구들 다 아는데
알면서도 애를 봐달라고 하는건 뭐냐
하루종일 일터에서 애들 보고 와서는
집에 오면 우리애들을 또 봐야 하는데
거기다 시누애들까지 다 보란 말이냐!
내가 오늘 시누의 카톡에 첫번째로 빡친건
카톡은 부탁해 라고 왔지만 그건 부탁이 아닌 통보였다.
내 의사 내 시간 내 계획따윈 뭍지도 않고
봐달라고 했다.
내가 일할 계획이라도 말해도
안다면서도 애들 봐달라고 했다.
자기애들이지 내애 아니고
자기 부부 결혼 10주년이지
우리부부 기념일도 아니다.
우리집이 같은 아파트이다 보니
뒤에 있는 초등학교 보내기 편해서 그런가본데
애초에 이건 애들을 데려가거나
아니면 시댁에 맡겨야 하는거다.
우리가 여기 이사오기전에는 시댁에 맡겼을거 아니냐.
저 말은 지금 아침밥 먹여 학교에 보내고
저녁에 퇴근하면 애들 또 봐주고 밥챙겨주고
씻기고 재우고 다 해달라는 말이다.
우리가 이사오고나니 점점 한번 두번 애들을 맡기고 보내고
내가 별 군말없이 봐주니까
이제 뭐 괜찮겠지?하고
계속 보내려는 것 같다.
그건 아니지 않느냐.
나도 내 생활이 있고 내 인생이 있고 우리부부의 인생이 있다.
무리인가?물으면서도 초지일관 말 시작에서부터
마지막까지 ㅋㅋㅋ 하고 웃는거 보내면서
카톡대화를 하는 점도 마음에 안든다.
진지하게 부탁을 하면 내가 그럼 한번 고민해볼게요 할텐데
내가 만만하냐.
그리고 그날 아침 나에게 전화와서
운동마치고 10시좀 넘어서
우리집에 와서 컴퓨터좀 쓰겠다고 말하고 왔었는데
그땐 아무말도 없더니 나중에 카톡와서
저렇게 말하는 것도 그렇다.
차라리 그때 얼굴보고 이야기 했으면
같이 대화해보고 내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을거다.
나는 자기가 이사가면 더 잘해준다고
자기 믿고 가자고 해서 자기하나 믿고 온거지~
여기 이사와서 보모나 하려고 온거 아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친정엄마가 보고 싶지만
애들이 있어 참고 지낸다.
이사오고 두달도 안됐는데
아직 이동네 적응도 안되었는데
아들도 원에 안가고 있어 스트레스인데
그거말고도 외적으로 이렇게 자꾸 스트레스가 생기면
마누라가 여기서 오래살 수 있겠냐.
못산다.
여기서 마누라랑 오래살고 싶다면 이러면 안되는거다.
솔직히 우리가 결혼하고 애들 낳으면서
이것저것 책들이며 육아용품이며
많이 지원해주신거 나도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시누가 좋은 분이라는거 나도 알지만
나도 그마만큼 서로 잘 지내려고 노력했고
명절에 갈때마다 애들 내복이나 실내복
아니면 옷을 사서 선물로 드렸고
캔들을 만들거나 북아트로 작은 노트를 만들어 드리기도 했고
시누네 아들 생일때 30만원이 넘는
빈폴 거위털 점퍼도 선물로 드렸고
시누 생일이라고 백화점에서 키홀더지갑도 사서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나도 그마만큼 잘하려고 노력했고
잘해왔고 잘지내온거 당신도 알지 않느냐.
나는 해외여행 필요없다!
가는 일이 생기더라도 난 내애들 데리고 갈거다.
맡길 생각 없다.
좀전에 시누가 카톡이 와서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던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즐거운 하루 보내라고 왔는데
알림오는거 봤는데
자기랑 대화하고 답하려고 확인하지 않았다.
나는 안그래도 좀 힘들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다고
그런식으로 보낼거다.
이번일은 이렇게 넘어가지만
다음번에도 곤란한 일이 생기면
그땐 자기가 알아서 커트 쳐주던지
아니면 자기는 아예 나서지말고
마누라 하는대로 그냥 냅두는게 상책이다.
(-이때 자기한테 다이렉트로 말한것도 아닌데
자기가 뭐라고 커트치냐고 함)
부부사이니 그런건 충분히 말하고 공유하고 의논할 수 있는거니까
마누라한테 들었는데 누나 이건 좀 안될 것 같다 라던지
마누라도 일하고 애들 보느라 힘든데
그건 못해주겠다고 딱잘라 말해줘야된다.
자기가 시부모님 위하고 챙겨드리고 싶고
시누랑 가까이 사니까 좋고
누나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자기 믿고 따라온 마누라가
스트레스를 자꾸 받게 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난 여기 친구도 지인도 없어 털어놓을데도 없다.
우리엄마는 한번씩 통화할때마다
전에는 가서 딸이 잘하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였는데
엄마는 #서방 믿고 있고 잘해주고 있기때문에
이제 걱정안한다고 말하는데
거기다대고 엄마 속상하게 이런저런 말들
다 어떻게 하느냐. 나 못한다.
이사온지 두달도 안되서 마누라가 울면서 말하는게
지금 벌써 두번째다.
뭐 느끼는거 없냐.
마누라 오늘도 저녁 굶었다.
마누라가 입맛이 없다.
하루종일 감기몸살 여파로 코푸느라 머리아프고 진빠지고
오늘은 대청소까지 하느라 지쳐서 더 힘들었다.
자기는 이사와서 새 직장도
스트레스 없이 좋은 직장이라 맘에 들고
시댁 가깝고 시누네랑 가까워 좋은지 몰라도
마누라는 지금 너무 불행하다.
사는게 재미가 없다.
먹는거 좋아하는 마누라가 지금 끼니를 굶으며 지내는데
진짜 뭐 느끼는거 없냐.
자기도 마누라가 끼니 거른다는건 어디가 안좋다는 말인데~
하고 알지 않느냐.
자기도 이사오고 힘든 점 있겠지만..
나에게 잘하고 있고 잘해주려는 마음 나도 충분히 알지만
지금 나는 너무 힘들다.
다시 이사가고 싶다.
여기서 오래오래 잘 지내려면
시누네랑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살아야한다.
자기는 지금 어영부영 자꾸 이런 상황들을 넘기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절대 안된다.
(-그럼 마누라는 애들 봐주는거 몇번이면 되는거냐고해서)
한달에 정 급할때 진짜 어쩔 수 없을때
한두번은 나도 봐주겠는데
그 이상은 나도 힘들다. 안된다.
솔직히 그것도 많지만 봐줄 수 있다.
마누라 요새 밤에 잠이 안온다.
새벽까지 눈뜨고 있다가 잠든다.
나 여기 이사와서 마누라 수고했다 라는 말
한번도 못들어봤다.
일주일에 한번 이라도 진심으로 마누라 껴안고
일주일동안 힘들었지?고생했어.
이런말 해주면 참 좋겠다.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는
눈물을 훔치면서 일어나 침대에 가서 누웠는데
잠시뒤 남편이 옆에 와서
그럼 평일에는 아예 보지말고
그래도 가족인데 한달에 주말에 두번 정도는 같이 시간 보내자.
그런데 마누라는 정 불편하면 같이 안가도 된다.
이런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어젯밤 이야기 하면서 제가 말은 조곤조곤 하긴 했는데
계속 울면서 말했어서
아침에 일어나니 눈에 눈꼽이며..
눈이 팅팅 부어가지고....;;
남편은 아침밥도 못먹고 출근했습니다.
에휴.....
솔직히 한달에 주말에 두번 정도
같이 시간 보내자는 그말도
저는 마음에 안듭니다.
왜 굳이 정해놓고 같이 봐야 하나요??
한달에 한번도 많구만!!!
그래서 하루종일 고민하던 차에
남편이 오늘 회사사람들과 소주한잔 하고 집에 올거라고
조금 늦는다고 카톡이 와서
카톡이 온김에
그래 한잔하고 오라며 좋게 이야기 하면서
제 생각을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어제 남편이 이야기한 한달에 두번만 보자고 말한 그거
진짜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고
시누가 한달에 두번은 같이 보자고 말한것도 아니고
한달에 한번도 많은데 두번이라니
시댁에 행사나 제사 명절때말고 별일 없으면
그냥가족끼리 서로 주말에 지내면 된다고
가끔 어디에 무슨 행사 있는데 무슨 축제 한다는데 같이 가볼래?
어디에 뭐가 맛있다는데 같이 먹으러 가볼래?
그런거면 몰라도 왜 꼭 한달에 두번을 정해놓고 봐야하는건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이사오기전에 우리가 같은 도시에 사는 동생네랑 한달에 몇번 정해놓고 본 것도 아닌데
왜 여기오니 그래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그말이 정말 싫다고
나도 이제 두달에 한번은 주말에 친정 다녀올꺼니까
마누라 돈벌어서 마누라돈으로 가 그런말 일절말고
마누라 친정 다녀올거니까 알고 차비주라고
자기가 애들을 데리고 다 함께 가든지 아니면 나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친정엄마 못보고 사니 너무 보고 싶다고
이런식의 장문의 카톡을 보냈더니
돌아온 답은
생각 복잡하게 하네..
그러면서 뒷말은
같은 아파트 몇분거리에 살면서 안본다는게 이상하지 않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내 주변에는 같은 아파트 같은동에 살아도
주말이나 평일에 같이 보낸다거나 보는일 없는 사람 많고
바로 아래위층 사는데도 특별한 일 없으면
각자 가족끼리 서로 보낸다고 하는 집들도 있더라고 말하니
그래 그럼 그냥 모른체하고 살자며
마누라랑 싸우기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게 오히려 속편하다고 말했다니
알았다네요.
다행히 이번에는 시누가 너무 무리한 부탁이였다는 걸 깨닫고
미안했다고 없던일로 하자고 카톡이 와서 마무리 되었는데
다음번에도 이런 곤란한 일이 또 생긴다면
남편이 말 못하면 내가 알아서 커트 칠테니
남편은 아예 끼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이사오기전에는 자주 볼일도 없었고 해서
잘 지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사온지 두달만에 너무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사람이 피폐해지는 것 같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똑바로 정신 차리고 내 자신 챙겨가며 살게요!!
감사합니다!!
방금 남편이 전화가 왔는데요.
사장님이랑 술을 한잔 했답니다.
남편은 평소에 술을 자주먹고 들어오는 사람도 아니고
이사오고 두달정도 되었는데
회사사람들과 술마신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담배도 일절 안하는 사람이구요.
전화가 와서 마누라가 보내준 말들 잘 보았고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앞으로 누나네 일들은 신경쓰지말고
자기가 다 알아서 막아주겠으니 걱정하지말고
그동안 누나가 애들 많이 맡겼는데
그런거 이제 신경쓰지말고 우리애들 잘 키우자며
사랑한다고 말하네요.
조금은 제정신 차린 것 같습니다.
자기가 알아서 막아주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
믿고 잘 살아보려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