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입사 3년차 직장인이에요
직업은 연봉 3800대 7급 공무원..
취직이 힘든 요즘같은 때 이런 직장 없다곤 하는데
저는 왜이렇게 하루하루가 의미없고 살아가는게 힘든건지 모르겠어요
사실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하다보니
집 보증금 때문에 진 빚 갚는거만도 허리가 휘청거리구요
열심히 벌어도 어차피 손바닥만한 원룸 전세금도 못 모았다 싶어 의욕도 안 납니다...
서울에서는 10년을 벌어도 20평대 집 한 채도 마련하기 힘들잖아요..
친구들 예쁘게 꾸미고 놀러다니는데 저는 고작 1,2만원 쓰는거도 손이 떨려서 궁상을 떨고 또 우울해집니다
제일 문제는 직장인데요
몇개월전에 부서이동을 했는데 정말 적응이 안됩니다
아침 7시까지 출근에 퇴근시간은 그때그때 다르고..
보고서는 이전에 하던것처럼 하면 문구하나하나 혼이나서 수정받습니다.
분명히 전임자 전전임자 하던거 참고해서 하는데도 결재권자는 제가 가져가는 문건에 유독 엄한 것 같아요
주변 고참들, 직속 선임, 다 검토 받고 들어가는데도 니는 이래밖에 못 쓰냐, 여기온지 몇개월인데 아직 이 모양이냐..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다고 말해주는 날은 양반이구요
초안 갖고 가는 날은 그냥 자존감이 바닥인 날입니다
여태껏 직장생활하며 혼나는거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적응이 쉽지 않아요
그리고 몇날 며칠 작업한게 윗사람 말 한마디에 뒤집어 진다거나..
별 것 아닌데높으신 분 한두마디에 정말 사소한거 한두개로 보고서를 왕창 고친다거나...
정말 사소한 거 하나 결정하는데도 층층시하 검토 다 받고 난 뒤 결국 최종적으로는 원안대로 간다거나..
너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일이 많아서 뭐를 새로 하든 한숨이 먼저 나와요
그리고 성취감도 크게 느끼지 않는 편이라서
어릴때부터 칭찬받을만한 일을 해도 크게 기쁨을 느껴본 적이 없었구요
이전 부서에서는 일 잘한단 칭찬 곧잘 들었는데 사실 보람은 못 느꼈어요 그냥 안 혼나니까 기분 나쁠 일이 적은 정도...
승진에도 크게 관심이 없구요...
지금 부서에도 커리어 때문에 고생하러 온 건 맞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승진은 최소 3~4년 이상 걸릴 거 같은데 이렇게 하루하루 떨어진 자존감 주우며 사는 것도 힘드네요
이럴거면 이 부서 왜 들어 왔는지...
사실 동기들이 다 들어가길래 저도 멋도 모르고 따라온 거 맞구요..
이전 부서로 되돌아가고 싶은 맘도 있지만 패배자 포기자 소리 듣는게 무서워서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 제일 문제는 저에요
우유부단하고 아무 결정도 못하고..
이젠 내가 어떤 일을 제일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요새는 무기력해져서 주말이면 누워서 자거나 카페에 잠깐 바람 쐬는 정도구요..
딴 얘기지만 가족문제도 항상 생각하면 답답합니다
최근 아버지 퇴직 앞두고 맘이 더 무거워졌어요
구체적으로 생활비 보태거나 그렇게 해달라는 말은 안 하셨지만
노후자금이 부족해서 하고싶은 걸 포기하신단 약한 말씀에
이제 부모님은 내가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부양해야할 대상이란 인식이 각인되면서 마음의 무거워지더라구요
나는 직장생활도 뭐도 나 하나 건사하는거도 버거운데..
아버지 하고싶으시단 취미생활 보태드리고 싶은 맘은 굴뚝같은데 나 혼자 벌어서 빚 갚는거도 힘들고...
물론 저보다 더 어려운 상황, 어려운 처지에 계신 분들 많은 것 알아요
그런데 그런 생각하면 또 자존감이 바닥을 쳐요
이거보다 더 힘든 고생하는 분들도 열심히 사는데
이거하나 못 버텨서 이렇게 흔들리고
주변에 힘든 소리나 하나
나는 왜 이렇게 약한 사람일까..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면서 사는 거에 지쳤어요
매일같이 그냥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아무 책임감도 부담도 없이..
그래서 다음 생에는
그냥 안 태어나거나 아니면 바위나 먼지같은
무생물이 되고 싶어요
가끔은 정신보건증진센터나 이런 데 상담받는 것도 알아보는데요
직장이 너무 바빠서 평일 낮에 상담받으러 도저히 못가겠어요
더 힘들어지면 토요일에라도 주변 정신과나.. 상담 받으러 갈까 해요
한번도 상담받아 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든 버텨보려면 상담 같은 외부 도움 없이 나 혼자 일어서는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매일같이 자존감을 다시 세우고 책임감을 어깨에 매고 하는 데 기력을 다 쓰는 거 같아요
내일도 똑같은 하루에
나는 또 우울하고 한심하게 살겠죠
하소연 들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