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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족....수요일엔 비가 내린다(5)

외사랑 |2004.01.19 15:23
조회 66 |추천 0

밤비가 송글송글 머릿카락에 맺혔다.

이슬같은 빗방울에 불빛이 반짝이며 보석처럼 빛이난다.

비에 젖은 거리는 일찍 잠든 아이처럼 포근하고 한가로워 보였다.

순용은 어느 쌀가게로 들어 갔다.

" 형님 ~"

" 어 ! 네가 웬일이냐? "

근조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순용의 손을 잡았다.

" 현장의 일이 대마찌가 났잖우 그래서 엄니도 뵐겸 해서 올라왔수 "

" 그래 잘 왔다 그렇지 않아도 술 생각이 나던 참이었는데 하하하 "

근조는 즐거운 표정으로 웃었다 . 사람좋고 의리있는 그는 순용이 이 곳으로 이사 온후

여러모로 신세를 진 적이 있어 늘 형같이 생각하고 지내 온 터이였다.

그도 물론 순용을 아우처럼 대하고 귀순에게도 깍듯히 어머니처럼 대하고 있는 것이었다.

" 여보~~ 순용이 왔어~~"

" 이리 앉자 "

 근조는 순용에게 싸전의 한쪽 구석의 좁은 의자로 자리를 권했다.

" 그나저나 너 늦기는 했어두 장가는 들어야 할 것 아니냐? "

" 에고 또 장가 얘기부터 늘어 놓으시네 하하하 "

" 너 이제 객지 생활도 청산하고 어느 한 곳에 뿌리 내려야 하지 않겠냐? "

" 형님 말씀도 옳지만 아직 장가들 계제가 아닌것 같소"

" 네 나이가 지금 몇 살이냐?  네 친구들은 아마도 애들이 대학은 다닐 때 아니냐? "

" 아이고 형님 다음에 생각 합시다  하하하 "

그때 근조의 아내인 용희가 안채에서 나왔다 .

" 어머~ 삼촌 왔어요? "

" 형수님 안녕하셨어요 ?"

순용은 자신의 어머니를 늘 곁에서 보살펴 주는 용희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 여보 ~ 여기  술상 좀 봐주구려  하하하 "

" 그러세요 낮에 개고기좀 사다 끓여 놨는데 잘 됐네요 호호호 "

용희가 안으로들어가자 순용은 근조의 손을 끌어 잡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 형님 요새 울 엄니 무척 수척해 지신 것 같소 "

" 나도 요새 자주 뵙지는 못해도 많이 쇠약해 지신 것 같더라"

" 그런데 그게 아마 잃어 버린 형님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어서 그래요"

" 네 형? "

" 네 . 울 엄니는 아주 옛날에 아들 하나를 잃어 버리지 않았겠소 "

" 그으~래? 전혀 몰랐네 "

" 그런데 나이 드시고 자꾸 그 아들 생각이 나시는 모양이요 저도 형님한테는 이런 말씀 처음으로

드리지만 울 엄니 가슴 한 켠이 늘 아프신 양반이었소"

" 그런 일이 있었구먼 자식 잃은 어미 마음이 어디 한 시라도 편할 날 있으셨겠냐? "

" 오늘도 집엘 들어가니 울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마음이  안 좋아서 이렇게 나왓소 "

" 어떻게 잃어 버리셨는지?"

"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자면 아주 길고 길어요 "

" 그래 어떻게 찾아 보자고 이야기는 해 봤어? "

" 어휴 그런 말씀 마시요 제가 그런 이야기만 하면 펄쩍 뛰시는 걸요 "

그때 용희가 바글바글 끓는 냄비와 안주가 올라간 술상을 들고 들어 왔다.

" 무슨 말씀들을 그리 조용하게 하시우. 연애 하는 줄 알겠네 호호호 "

" 야~~ 이게 오늘 꿈자리가 좋더라니 보신을 다 하네 "

근조가 입맛을 다시며 너스레를 떨었다 .

" 형님 한 잔 받으시요 형수님도 한 잔 올립니다 "

" 그래 삼촌도 한 잔 드세요 "

잔에 가득 이쁜 소주가 찰랑거리며 눈웃음을 했다 .

세사람은 시원하게 한 잔의 소주를 들이켰다 .

"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그 잃어버린 아들 그러니까 제 형을 찾으려고 하는데  제가 뭐 아는게

있습니까?  두분에게 또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 온겁니다 "

" 무슨 이야기요 ? "

순용은 그간의 지나온 일을 근조와 용희에게 자세히 이야기 해 주었다 .

용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짓고 있었다 .

" 그래요 제가 며칠전에 삼촌집에 갔더니 무슨 텔레비젼을 보시면서 울고 계시더라구요 "

".......... "

" 그래서 무슨 드라마 보시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시면서 그냥 꺼버리시더라구요 "

" 아 그거 !! 잃어버린 사람 찾아 주는 프로인가가 있어 "

근조가 뭔가가 생각났다는듯 외쳤다.

" 울 엄니 속으로 아들 생각으로 그리워하고 있지만 자식 버린 어미라는 생각에 그 죄책감

때문에 차마 나서지를 못하고 계시는걸 거예요 "

" 그래도 핏줄인데 어찌 그리 쉽게 잊혀지고 끊을수 있겠냐?"

" 맞아요 "

" 버림받은 아들의 입장은 어떨까도 생각 해 보셨을까? "

" 형님 그것은 제가 잘 압니다  어느 날 엄니가 제게 물으십디다.  너를 낳아준 엄마가 안 보고 싶냐고? "

"........"

" 제가 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다고 했더니 서운해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

"........"

" 그래서 제가 생모를 찾아도 제 어머니는 지금 바로 당신 당신만이 제 어머니라고 했어요 "

"........"

" 그랬더니 저를 안고 고맙다고 말씀 하십디다  그리고 나도 너밖에 아들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 얘기가 안스럽게만 들립디다 그때가 제 나이가 스물이 넘어서였으니깐요 "

"......."

" 그래서 그때 결심했소. 울 엄니 이세상에 안계실 때 까지나 형님 찾기 전까지는 이 놈 장가

안가고 울 엄니 모시고 곁에 딱 붙어 살거라고 말이오 "

순용은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두 부부도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

 

 

 

어머니

 

 

어머니

행여 날아가버릴까 봐

함부러 부르기엔 너무도 소중하고

 

어머니

행여 닳아 없어질까 봐

함부로 부르기엔 너무도 아까운 말

 

약한 듯 하면서도 강하고

좁은 듯 하면서도 넓은 것이

바로 당신의 마음이고

 

모진듯 하면서도 둥글고

부드러운 듯 하면서도 단단한 것이

바로 당신의 사랑이며

 

당신은 헐벗어도

자식에겐 새옷을 입히고 싶은 것이

바로 당신의 희생입니다

 

열여덟 새 색시 곱던 그 얼굴이

이제는

빛 바랜 명주옷처럼 볼품 없어도

 

어머니 당신은

세상의 어떤 꽃보다도 더 아름답고

어머니 당신은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도 더 청아하고

어머니 당신은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더 빛나십니다.

 

행여 날아가버릴까 봐

행여 닳아 없어질까 봐

 

함부러 부르기엔

너무도 소중하고 아까운 말

어머니

 

.......................................................................장 윤 태 님 의 시 < 어머니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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