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어요.
와본적도 없는 숲속에서 길을 찾는 꿈을요.
밟히면 피가 맺혀지는 가시밭길을 걸었구요.
세갈레의 길이 있었는데 두 곳은 막다른 길이었어요.
계속 걷고 아픈 두 다리 방망이질해가며 걷고 또 걸었어요.
긴 시간이 흐른것 같아요.
언덕 위에 두 채의 집이 보여요.
왼쪽엔 밝은 불빛이 새어나오고, 오른쪽은 어둡고 컴컴한 집이었어요.
왼쪽으로 가보았어요.
밝은 방안엔 소년과 소녀가 있었어요.
식탁을 마주보며 그 둘은 행복에 겨운 웃음을 보이고 있었죠.
소녀는 귀엽게 입을 벌렸어요.
그리고 소년은 고기를 조그맣게 잘라서 입에 넣어주었어요.
방 안의 물건들이 그 둘을 보며 웃고 있어요.
그래도 소년과 소녀는 마냥 행복해하고 있었어요.
다시 나는 오른쪽 집으로 가보았죠.
그 안엔 소녀가 있었어요.
소년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어요.
소녀는 어디가 아픈지 계속 끙끙거렸어요.
그렇게 한참을 앓다가, 소녀는 책상 서랍을 열었어요.
무언가를 꺼낸 소녀는 웃고 있었지요.
나는 알수없는 이끌림에 안으로 가서 같이 보았어요.
소녀는 내가 옆에 있는지도 모르고 마냥 좋아하고 있어요.
한 장의 사진인데, 그 사진 속의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었지요.
갑자기 소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울고 있어요.
손을 잡아주려 했지만 잡히지 않았어요.
자꾸만 소녀가 투명해지고 있어요.
필사적으로 잡으려 했지만, 잡을 수가 없었어요.
발버둥친 나는 그만 꿈속에서 깨어났고,
내 손엔 한장의 빛 바랜 사진이 있었어요.
그 사진엔 꿈과 똑같이 내가 그 소녀의 손을 잡고 있었어요.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어요.
난 아직도 지금도 길을 찾고 있는거였어요.
하지만 이젠 길은 사라졌어요.
모든게 막다른 길뿐이에요.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데 그냥 이 자리에 있을래요.
우두커니 서서 추억을 떠올릴래요.
세상엔 없지만 그래도 내 안에 살아있으니까요.
내가 기억하고
내 첫사랑이었던 소녀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