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이나, SNS에 사랑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면 늘 그 특유의 필체와 애절함이 담겨있었다.
모두 같은 말투로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듯 함에도 그 개개인의 사정이 드러남에 따라
완벽히 다른 느낌의 글로 태어났다.
국문학도의 글은 어떨지 보자며 한 번 대숲 같은 곳에 글을 올려보라던 친구들의 말에도
항상 꿋꿋하게 쓰지 않던 나였는데, 이렇게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을 생각하며 너를 그려내고 있다.
언제나 한 번 쯤 이런 글을 쓰게 된다면 난 반드시 너를 쓸 것이었기에.
너 만큼 내게 절절했던 사람은 또 없었다.
정신이 어릴 수록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었다. 넌 무려 5년 동안 내 순수한 사랑의 물을
이끌어 낼 수 있게 해준 우물이었다.
네가 없었으면 온통 갈증 뿐이었을 나의 사랑은 네가 있었기에 마를 틈이 없었다.
하루종일 네 생각만으로도 밤을 지새울 수 있었고, 널 생각하며 밤에 잠들곤 했다.
간혹 네가 나오는 꿈을 꾸기도 했다.
밤마다 너를 생각한 것에 비하면 정말 가끔이었지만, 난 그것만으로도 설레서 차마 너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내가 너를 어느정도로 좋아하였는지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누군가 나를 부르려 내 등을 톡톡, 쳤던 그 1초의 찰나에 너를 생각하며 뒤를 돌았다.
난 돌아볼 때마다 실망하였고, 그럼에도 네가 좋았다. 그건 어쩔 수가 없었다.
아주아주 어렸을 적부터 우린 아는 사이였다.
나는 그 사소한 사실 하나에도 끈질기게 매달리며 너와의 공통점을,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관계임을
찾으려 애를 썼다.
소꿉친구, 그런 건 아니었다. 우린 같은 반이었을 때가 아니면 그렇게 친하진 않았으니까.
난 그것이 사무치게 슬펐고, 그런 내 마음을 너는 역시 몰랐다.
조금 더 자라서, 우리는 다시 같은 반이 되었다.
너는 아주 장난기가 많았고, 우리의 가족끼리도 알고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아주 어렸을 적 부터
알고지냈다는 이유로 내게는 아주 심하겐 장난을 치지 않는 너를 보면서
나는 혼자 웃고, 또 밤에 혼자 너를 상상하였다.
네가 사소한 장난을 치면서 내게 씩 웃어보일 때면, 난 한달 내내 그 웃음 하나로 버틸 수 있었다.
세간에 '첫사랑'이라는 말을 정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처음 사귄 사람이라고, 처음 좋아하게 된 사람이라고, 아니면 가장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그렇게
정의를 내리려 하는 가운데 나는 묵묵하게 너를 생각했다.
세상에서 첫사랑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내려지던 간에,
내 첫사랑은 두말할 것 없이 너였다. 너.
내가 널 언제부터, 어떻게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은 내 가슴이 알아서 증명해주었다.
아주 어린 시절, 사랑을 몰랐을 때 부터 나는 너를 사랑했었다.
나는 우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너와 사귀게 되었다면, 아마 너를 이렇게 아름답게만 담아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너는 지금쯤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을 수도 있고, 나를 그저 스쳐간 인연 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넌 내게 있어 평생토록 지워지지 못할 첫사랑임에 틀림없고, 나는 그것을 이제서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나의 5년, 고마웠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