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 내용 길어요^^;
바로 어제의 일.
남자친구와의 풋풋한 100일이 가까워지며 뭘 해줄지 고민을 하다가
특례병으로 타지 기숙사에서 고생할 남자친구를 위해 도시락을 싸기로 결정했어요.
메뉴를 선택하려니 해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회사 식당에서 회사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기때문에 조금 넉넉하게 싸자는 마음으로
무려 열네가지의 메뉴를 선택했더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밥, 초밥, 소고기야채볶음밥, 샌드위치, 양념치킨, 잡채, 꼬막, 소고기장조림, 소불고기,
동그랑땡, 두부부침, 꼬지, 새우튀김, 미니핫도그 ..
제가 한번 할때 죽어라 하는 편이라ㅠ 무리인줄은 알지만 조금 욕심 부렸어요ㅠ
도시락 싸주는걸로 확정한 저는 먼저 기반을 다졌습니다.
엄마에겐 친구집에서 잔다고 말하기(집에서 저 꼴 보면 말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ㅜ),
도시락 전달식을 위해 회사 출근시간 늦추기(점심시간에 맞춰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에)..
출근시간 늦춰달라고 하루종일 부장님 잡아두고 닥달했어요ㅠ 겨우 성공 ㅋㅋ
먼저 장보기 ..
회사일이 끝나자마자 마트로 가서 무려 세시간동안 장 보고 ..
친구와 나눠 들었는데도 장본것들을 들고는 몇발자국 못가 못 걷겠더군요ㅠ
겨우겨우 들어갔는데 제일 중요한 도시락통을 깜박한 거에요;
봐 놓았던 도시락통을 사러 갔는데...(가까운 곳이라 폰은 친구집에 두고서)
닫혀있는 가게문..........;;;
어쩔 수 없이 마트로 가서 제가 만들려는 음식수의 갯수에 맞춰 락앤락 7통을 사고 ..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울리는 친구 폰 ..
남자친구가 저와 연락이 안되자 친구에게 연락을 한거였어요.
잠깐 나왔다고 대충 핑계를 대는데 조금 화가난 남자친구 ..
그래도 도시락을 믿으며 '내일까지만 화난채로 둬도 괜찮겠지ㅋㅋ' 라고 생각했어요ㅋㅋㅋ
친구집에가서 온 사방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음식 만들기를 시작.
연락이 늦어지자 영상통화 거는 남자친구 ... ;;;; 으악 !!!!!!!!!!!!! 하며
당장 침대로 뛰어가 누운뒤 영상통화를 받았습니다. (아무것도 안하는 척)
또 뭐하냐고 연락 없다고 화내는 남자친구 ㅋㅋㅋㅋㅋㅋㅋ
잔다길래 그러라 했어요.
사실 시간은 촉박한데 .. 연락하면서 하려니 좀 막막한 느낌이었거든요,ㅠ
그런데 잔다는 남자친구가 어찌나 고맙던지 ㅋㅋㅋㅋ
이제 음식만들기에만 전념 ..
밤을 꼬박 새고 아침이 됐는데 제가 생각한 전부는 못만들었습니다...ㅠ
집에서 적어도 열시, 열시반엔 나가야 하는데ㅠㅠ 눈앞이 깜깜해지는 거에요;
폰은 배터리가 나가있고.. 어제부터 연달아 연락 안되면 남자친구 정말 화날텐데ㅠ
쉬지 않고 음식을 하다 친구집에 김밥 마는 발이 없는거에요...
이미 저희 집에는 아무도 없을테고, 친구를 데리고 재료를 챙겨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집에도 없는 김발 ................... ;;;
배터리 충전을 하고 남자친구와 연락이 됐지만 .. 역시 남자친구 엄청 화나있습니다.
점심시간까지 도시락을 갖다주려니 못 만든 것들도 있고ㅠ
어쩔 수 없이 남자친구한테 말했습니다. 하소연 하듯이 .......
얘기를 들으면 뭐야 ~ 이러면서 화를 싹다 풀줄 알았는데ㅠ
앞으로 그런거 하지 말라면서 더 화내는 거에요ㅠㅠ 좌절....................
섭섭함에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알겠다'는 확답까지 듣고 끊는 남자친구ㅠㅠㅠ
전화 끊고 계속 울었습니다. 속으론 '빌어먹을 백일'이라며 욕도 하고 ㅋㅋ
그러다 남자친구한테 온 문자 .. 연락 안되면서까지 그런거 하지 말라며, 걱정 많이 해서
화낸거니까 이해하라고, 싸우지 말자고,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
그 말에 섭섭한 마음 다~~~~~ 날아가고 힘내서 다시 도시락 싸기에 전념했습니다.
재료 찾고, 재료 사러 갔다오고 등등, 중간에 어쩌다 보니 시간을 많이 빼먹었습니다.
결국 도시락 모두를 완성한건 세시ㅠㅠㅠㅠㅠ
원래 회사는 세시까지 간다고 약속했었는데..........................
도시락을 다 만들어놓고 나니 높이 50cm 가량? 정도 되는 종이가방을 살~짝 삐져나왔습니다.
고민을 하다 남자친구를 택하기로 했습니다 !!! 회사엔 좀 그렇지만.....ㅠ
그렇다고 그 많은 도시락을 말짱 도루묵 시키기엔 너무 아까웠습니다ㅠ
그래서 밤새는 동안 나갔던 정신 억지로 부여잡고 얼굴은 노~~~~랗게 뜬 상태로
겨우겨우 씻고 나갈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전화했는데................
화가 나신 부장님이 당장 회사로 오라는 겁니다ㅠ와서 얘기하자고..........
또 그 날은 집에 제사까지 겹치고 ..
시간이 늦어지면 남자친구를 만나고 다시 돌아올 차가 끊겨버립니다.
그래서 회사에 들렸다가 가는것도 안되고..ㅠ
도시락이 엄마 눈에 띄면 안되는데 엄마 올 시간은 다 되어가고...
일단 도시락을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파트 통로를 지나 몇걸음 갔을까..
맨 윗층에 종이가방을 삐져나온 그 통 하나가............ 밖으로 퍽 ~ 하며 떨어지는 겁니다ㅠ
새우튀김,꼬지,동그랑땡........ 바닥에 나뒹굴더군요ㅠ
얼마나 열심히 만든건데ㅠㅠ 그런데 .. 비까지 와버려서 튀김류는 다 맥을 못추더군요..
튀김의 바삭함이 사라지니 그것 참... 휴......
눈물이 나려는걸 꾹 참고 동네 공원으로 우선 피신했습니다.
공원에서 회사에 가지도 못하고, 남자친구에게 가지도 못하고, 시간은 자꾸만 가고.....
발만 동동 구르며 지원군(친구)을 요청했습니다.
친구는 우선 회사부터 처리하라고...
회사에 전화해서 싹싹 빌며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ㅠ 혼날 각오하고 내일 가면 안되겠냐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ㅠ 화가 나신 부장님.. 일단 허락은 하십니다;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상황을 얘기하고
이제 출발하면 차가 끊기니 남자친구 차로 데려다 달라고 했습니다.
근데 또 짜증내는 남자친구..............ㅠㅠㅠ
일이 힘들어서 왔다갔다하기 힘든건 알지만.. 너무 섭섭했습니다ㅠ
전화를 끊고 섭섭한 마음에 한참을 또 울었습니다ㅠ
정~~~~~말 '도시락 전달따위 포기하자'라고 생각을 해도
꼬박 밤새서 만든 내 노력이..ㅠ 그 많은걸 먹을 사람도 없고 .. 집엔 또 못들고 가고....
곧 친구가 오고 남자친구에게 다시 전화해 보라고 했습니다.
다시 전화를 하자 제가 갈 것 없이 남자친구가 오겠다고 하길래 또 바로 웃고 ㅋㅋ
떨어뜨린 음식은 좀 아깝지만.. 지나가던 고양이에게 주고,
친구집에 가서 남자친구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ㅋㅋ
아.. 근데 샌드위치는 통에 안넣었는데.. 그렇게 왔다갔다하는동안 다 눌려서
소스도 다 새고 난리가 아닌겁니다ㅠ
시간이 지나서 남자친구가 도착했다는 전화 ㅋㅋㅋㅋㅋㅋ 신나서 냉큼 내려갔죠 ㅋㅋㅋㅋ
결국 도시락 만드는 시간 초과에, 계획은 엉망이 되고, 남자친구랑 괜히 더 싸우고,
도시락 쏟고ㅠ, 회사에서 찍히고, 제사땜에 얼굴은 잠깐밖에 볼 수 없게 되고 ..
하루종일 이래저래 난리였지만, 남자친구 얼굴 보자마자 싹 다 잊었습니다.
집 근처에 차를 대고 남자친구가 도시락 시식 ㅋㅋㅋ
솔직히 처음 만드는 것들이라 짜기도 엄청 짜고ㅠ 덜 익은 것도 있고ㅠ
만든지 시간도 꽤 지나 딱딱하게 굳어있을 음식들,ㅠ 꼬막을 싫어하는것도 몰랐었는데 ..
그래도 다 ~ 맛있게 시식해주는 남자친구가 어찌나 이뻐보이는지♡
만난지 얼마 안돼서, 아쉽지만 각자 집으로 갔습니다.
남자친구는 본집에서 자고 아침 일찍 회사로 간다 했었구요.
자고 일어났더니 온 몸이 쑤셔서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듭니다ㅠㅠ 그런데 ..
아침 일찍 회사로 간다던 오늘, 차에서 내가 싸준 김밥 먹으면서 갔더니 힘난다고, 맛있었다고..♡
하도 힘들어서 다~신 안만들겠다고 다짐했던 도시락인데 ..
다음부턴 조금씩 적당량만^^ 가끔 싸다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