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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부친 편지

짝사랑남 |2016.12.28 00:25
조회 346 |추천 1
나이 서른에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하고 싶은 말 많은데 당신에게 직접 할 수가 없네요. 이렇게나마 제 마음을 전달해봅니다.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처음 몇 번은 제 동기와 당신이 있는 곳에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밥 먹을때 멀리서 바라봤었네요. 당신이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동기로부터 전해듣고, 또 나이가 저보다 많이 어린 것 같아 마음을 억누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저 표현만 하지 않을 뿐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당신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날 동기가 당신의 나이를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부터 제 마음을 표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모든게 순조로워 보였어요. 당신이었는지 당신 친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관심 있는 것이 느껴졌고 그래서 저도 용기내서 말도 걸고 했던거 같아요. 집에 같이 가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저도 희망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후회스러워요. 저는 친구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당신과 지하철에 단 둘이 남게 되었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제가 갑자기 밥을 먹자고 했죠. 당황한게 느껴졌어요. 억지로 약속을 만들긴 했지만 그 때부터 당신이 부담을 많이 느낀거 같아요. 저는 용기란답시고 그 이후에 선물도 주고 같이 가려고 지하철역에서 기다린 적도 있죠. 지금 생각해보면 지하철역까지 굳이 같이 안가더라도 충분히 저라는 사람을 당신에게 어필하고 저도 당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제가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앞섰네요. 그리고 연애기술이란답시고 시덥지 않은 거짓말로 제 진심을 가리려고 했던것도 너무 아쉽구요. 될 수만 있다면 시간을 그때로 되돌리고 싶네요. 그러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고백해서 거절 당했더라도 미안한 일은 만들지 않았을 거 같네요.

당신에게 가장 미안한 것은 저로 인해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하고 불안해했을 것 같은거에요. 짝사랑을 하면 그 사람을 한번이라도 더 마주치려고 노력한다죠. 그런 모습들조차도 당신에겐 부담이었을 것 같아요. 제가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마저도... 그리고 퇴근할 때 따라가려고 했던 일(그걸로 당신 동료분들에게 불편을 줬던 일),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 모두 정밀 죄송해요. 거절 당하고 생각해보니 많이 불안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다보니 당신 입장에서는 제가 스토커였을 수도 있겠네요.

당신이 떠나기 전에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도 그렇고 사과하는 것조차 부담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나마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했어요.

앞으로 하는 모든 일들 다 잘되길 바랄게요. 그리고 저로 인한 나쁜 기억은 다 잊으시고 제가 고백하려고 했을 때 엷게 지었던 그 미소, 그 마음만 가져가시길 바래요. 서른살에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웠어요. 잘가요 내사랑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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