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꼬리에 치즈를 묻힌 작은 고양이 나비를 만난건,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온다고 다들 떠들썩하던 작년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동네 고양이들 영역다툼에 이리 치이고, 지나가던 몇몇 주민의 텃세에 저리 치이고, 낳아준 어미에게까지 내쳐진 사춘기냥이가 버티기엔 아직 매서웠던 그 겨울.작은 고양이가 걱정되어 발만 동동 구르던 한 캣맘은 거둘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안타까워 속만 까맣게 태우다 결국 근처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어요.
작고 어린 고양이가 작은 방 한 켠을 신세지기 위해 병원에 지불한 30만원은 캣맘에게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눈바람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은 닷새 남짓.그 이후로 다시 차가운 길바닥에 나앉아야할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함에 눈물만 났던 캣맘은 고민 끝에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흰 털에 군데군데 고단했던 길 위의 흔적을 미처 지우지 못한 어린 고양이는 마치 처음부터 이 곳이 자기 집이었다는 듯, 담요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어요.따듯한 집과 언제든 먹을 수 있게 가득 차 있는 밥그릇에 행복해 하는 아이를 보며 미안해 하던 캣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처음 본 임보엄마의 무릎에 올라앉아 쭙쭙이도 하고, 그토록 좋아하는 고양이친구들에게 다가가 쭈뼛쭈뼛 얼쩡대던 작은 고양이 나비.나비는 제게로 와 '백금이'가 되었습니다.
오뎅꼬치를 물고 캣맘을 쫓아다니며 놀아달라고 조르고 졸랐던 나비는,오래 있기도 힘들만큼 매서운 추위에 캣맘이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안아달라 예뻐해달라 땡깡부렸던 나비는.
이제 오뎅꼬치따위 안중에 없이 임보엄마가 선물한 스네이크 토이를 보고 눈이 돌아가는 백금이가,절절 끓는 방바닥에 댓자로 퍼질러져 임보엄마가 나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쿨한 백금이가 되었습니다.
쥐뿔도 아니 고양이뿔도 없는 주제에 이거 싫다 저거 싫다 하며 밥투정하던 귀여운 버릇은 여전하지만요.^^그래도 주는 사료는 불만없이 꿀떡꿀떡 잘 먹어주는 효도묘에요.
고양이누나,고양이형,고양이 여동생과 강아지형아,사람엄마와 겨울을 보내고 봄을 지나 이제 여름을 맞이하며 백금이는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일단 집에 오기 전 추운 날씨탓에 달고 다닌 결막염은 얌전히 약도 잘 발라 싹 나았고, 대망의 탈뽕도 감행해 이젠 당당히 고자가 되었지요. 몸 이곳저곳에 묻은 검댕들은 언제 길에서 굴렀냐는 듯 뽀얘진지 오래구요. 엄마 손을 악 소리나게 아프도록 물던 버릇도 이젠 다 고쳐 할짝할짝,사랑스럽게 그루밍해주는 것만 아는 예쁜 아이에요.
동네 짱먹던 어미의 피는 어디 가지 않았는지 아주 위풍당당합니다.고양이누나에게도 꾸준히 덤비지만 길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길생활4년차라 아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듯 하지만요. 솜방망이질과 텃세에도 기죽지 않고 해피해피 긍정에너지 하나로 모든 걸 버틴 착하고 예쁜 아이에요.
시크한 임보엄마의 쪼잔한 애정을 나눠받으면서도 골골골~엄마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골골골~쓰담쓰담하는 손을 찹쌀똑으로 감싸쥐고 꾸시꾸시~그루밍해주는 정많은 아이.받은 사랑에 두배 세배로 답해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입니다.아직 작고 어린 백금이가 이제 평생 넘치는 사랑받으실 집사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애정넘치는 백금이에게 묘연을 느끼신다면 부디 손 내밀어 주세요.기다릴게요.
임보자 연락처 : 0일0 85공공 9칠7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