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안녕하지 못한거 같아서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 봅니다.
저는 모 제과회사의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30살 청년입니다.
대학은 지방국립대에서 인문계열을 나왔습니다.
학교 다닐때 대외활동,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좋았고,
마케팅 수업과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시장분석 하고, 판매전략 수립하는 일이 재미있어서 식품쪽 영업, 마케팅쪽 취업을 희망했습니다.
요즘 다들 불경기에 유통업이 전망이 어둡다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회사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거처럼 보이길래 거기에 취직하면 먹고 살 걱정은 덜 하겠다 싶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 스펙 쌓는거 열심히 안했습니다.
영업이나 마케팅은 스펙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대졸공채 영업관리직, 영업직 지원했는데 취업컨설팅 받을때마다 자소서는 잘 썼다는 평을 듣는데도, 입사지원 하면 서류광탈에, 한번은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는 등 결과는 낙방뿐이더라구요.
그러면서 2년이 흘렀고, 학력무관 영업공채 공고를 보고 현재의 제과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입사를 하기 전에 들은 사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사를 하고 드는 생각은 사회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만큼, 높은 고졸과 대졸의 차이가 있는거 같다는 점입니다.
원래 남의 떡이 커보인다지만,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저만 이리 힘들게 사는가 싶더라구요.
주6일 동안 아침 7시반 출근에 퇴근시간은 기약 없고,(별일 없으면 보통 저녁 8시반, 월말에 수금 같은 별일이 있으면 12시를 넘기기도 합니다)
공휴일도 명절 3일만 쉴뿐이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정신적으로 편하냐구요?
매일 같이 숨막혀 오는 매출압박, 영업소장의 폭언, 사무실에서는 제품을 거래처에 과다푸시 하라고 압박,
슈퍼 점주들은 불필요한 물건은 안받겠다고 압박하니까 중간에서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하소연 할 곳도 없이 미치겠습니다.
게다가 다달이 출시되는 신제품을 분포하는 것도 압박, 매달 본사에서 판촉제품을 선정하여 실적경쟁 시키는 것도 압박, 월말에 수금하는 것도 압박..
매사에 압박만 가득한거 같아요.
솔직히 요즘 과자를 주기적으로 많이 사드시는 분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예전에야 경제도 잘 돌아가고, 물가도 낮아서 군것질 삼아, 입가심 삼아 과자를 사먹었다지만
요즘에는 경제도 어렵고 물가는 높아져서 밥값도 빠듯한데, 과자값은 밥값에 육박할만큼 가격이 올랐고,
게다가 대형마트, 쇼핑몰 등에서 파격할인 하느라 동네상권에서 과자는 정말 안나가네요.
회사는 이런 시대흐름을 알면서도 외적 성장을 위해 영업사원을 사지로 내모는 것 같아요.
이미 여기에 익숙해진 고참들은 실적이 부진하면 가상매출로 실적을 만들면서 위태롭게 버티는거 같습니다.
영업이 실적으로 평가받고 논공행상이 분명하다지만, 이렇게까지 숨쉴틈 없을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분야가 이직률도 높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평생 직장 삼을려고 들어온건 아닙니다.
적어도 1년은 있어야 이직시 경력으로 인정 받을수 있다기에 버티고는 있지만, 하루하루가 스트레스 때문에 죽을 맛이네요.
꿈에서도 소장님께 과자 못판다고 욕먹고, 점주한테 제품 받아달라고 무릎 꿇면서 욕먹고, 반품에 치여서 욕먹고...
이제는 하루하루가 무섭습니다.
오늘은 어디서 실적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는게 무섭고,
사무실에서 소장님께 판촉 못하느라 혼나는게 무섭고,
점주들한테는 재고관리, 반품관리 못하느라 혼나는게 무섭고...
지금도 과자 팔곳은 없는데, 사무실에서 실적이 부진하다고 전화올까봐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는 어지러우면서 마음 졸이고 있던 참에 다른 분들은 어찌 사는지 조언을 구하고자 장문의 신세한탄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저에게 조언을 하시려거든 위로도 좋고, 같이 회사를 욕해주셔도 감사할 것 같아요.
다만 퇴사하라, 사직하라는 말보다는 실적관리나 판매증대에 도움이 될만한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지금 당장 관두고 싶지만 이직시 경력관리 차원에서도 그렇고, 스스로 정한 기한도 못버티는 나약한 실패자가 되는 것 같아서 입사 만 1년이 되는 3월까지는 버텨볼까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장문의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가족을 위해, 미래를 위해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그리고 아직 취업을 못하신 분들께는 나이 때문에, 생계 때문에 아무 일이나 막 시작하지 마시고, 근무환경, 비전, 적성들을 잘 파악하셔서 신중하게 소중한 첫 발을 내딛으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