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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사는게 조금씩 지칩니다.

후.. |2008.10.25 10:25
조회 783 |추천 0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전 20대 중반, 서울에서 자취중인 직장인 여입니다.

본 집은 부산이구요.. 엄마와 여동생이 둘 있어요.

3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2살터울 동생과 4살 터울 동생, 저 이렇게 셋이 남았네요.

올해 5월 엄마가 유방암 판정을 받아 수술대 위에 오르셨고 , 지금은 투병중이세요.

부산은 일자리가 워낙에 없는지라 , 보다 좋은 조건의 회사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고

지금은 열심히 사회생활에 치이고 있습니다.

2살 터울 동생은 학교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하며 엄마 병간호 중이구요..

4살 터울 동생또한 대학생이지만.. 이녀석 이야기는 조금있다가..

 

밤새 뜬눈으로 현실을 생각하다 , 이러다간 홧병나 죽겠다싶어 익명성을 이유로

톡톡에 푸념의 글을 써봅니다..

장녀의 짐이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습니다.. 정말 , 이렇게까지 무거운 건 줄은..

엄마가 아프신 이후로 , 집안에 경제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동생들 아르바이트 하지만 용돈하기에도 부족하고..

가진것 없는 가족이예요. 전세 살구요 , 동생들 학비 대느라 모아둔 돈도 없습니다.

엄마의 수술이후 집안이 더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가진것 없는 가족이지만 ,

서로 하루일과 이야기하며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았는데..

 

요즘은 암은 불치병도 난치병도 아니라지요. 보험만 있으면 된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저희같은 서민들에겐.. 아니, 그보다 조금 더 아래인 사람들은 , 그 치료비에 허덕여

하루하루 깜깜한 현실을 보냅니다..

기껏 엄마가 들여놓은 보험이래봤자 종신보험..

제 한달 월급이 세금떼고 170정도 되는데.. 40만원 빼놓고 몽땅 집으로 보냅니다.

40만원 남겨봤자 .. 방세 15+공과금5만 , 휴대폰비 4~5만원.. 교통비 10만원.. 생활비 5만원..

 

얼마전엔, 막내동생이 카드로 사고를 쳤네요..

쫓아 내려가 때려주고 싶었지만 능력이 되질않아 내려가진 못하고 전화로 야단을 쳤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2백만원이란 카드값.. 야단 한번 치고 , 혼 한번 내고 월급 탈때마다 갚으라고

말하면 그만인 돈이지만.. 우리집에서 200만원이라면 엄두도 못낼 큰 돈이거든요..

동생 아르바이트비 한달 쉬지도 않고 해봤자 40만원이 안되요.. 파트타임이라..

전화로 야단을 쳤더니 .. 전화 너머로 엉엉 우네요..

자기도.. 꾸미고 싶었답니다.. 이제 21살.. 한창 꾸미고 싶은 그 마음 누가 모르겠어요..

친구들하고 놀러도 가고싶고 , 예쁜 옷도 입고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썻답니다..

옷 사는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싶은게.. 더 배우고싶어 학원 등록한게..

그렇게 잘못한거냐며.. 동생이 통곡하며 울길래 ..

미안한 마음에 , 모자란 언니가 미안해져서 저도 함께 울었습니다..

 

큰동생.. 엄마 아프시고 나서 휴학계쓰더니 편의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하고

남는 시간은 쭉 엄마곁에 붙어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인병동이라 9시,10시쯤 되면

형광등 불도 꺼버리는데.. 화장실 변기위에 앉아 책 읽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에 내려가 그 모습보고 마음이 아파서, 언니가 여기 있을테니 집에가서 쉬랬더니

언니 멀리서 와서 더 피곤할텐데 들어가서 자라며.. 엄마 보는건 내가 더 익숙하니 언니는

서툴러서 엄마도 불편할거라고.. 웃는 동생입니다. 차마 동생 앞에선 울지도 못하고

병원 밖 공원에 앉아 팔뚝을 깨물며 울었습니다. 혹여나 , 찾으러 온 동생이 내 울음소리라도

들을까봐..

 

일 끝나고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구요..

이제 두달차고 , 한달에 35만원 정도 되는데 그 돈 중에 5만원 빼고 30만원은

동생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큰 동생에게 보내고 , 혹시 모르니 모아뒀다가

돈 필요할때 찾아쓰라고..

 

제 의지가 많이 약해졌다는 걸 느낍니다. 처음엔 , 열심히만 살면 다 잘될거라고

그렇게 씩씩하게 일하며 살았는데.. 요즘은 제가 지치나봅니다..

20대 중반, 꾸미고 , 나에게 투자하고..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생각에 젖어있어야 할 이나이..

누굴 만나는건 나에게 사치인 것 같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요즘.. 자꾸 다방이라던가 , 룸 같은 곳 구인광고가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어젠.. 당장 회사다닐 교통비마저 없어서.. 조건만남..이라는걸 해보려 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망설이고 있는데 , 평소 형제처럼 지내는 동생녀석이 술한잔 살테니

나오라는 전화가 와서.. 동생을 만났지요..

술 한잔 마시지 왜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난 대체 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됐는지..

왜 내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눈물과 한숨밖에 나질 않았습니다..

술기운에 , 동생에게 이야기 했더니 동생녀석이 눈물을 뚝뚝 흘리더군요..

이미 우리 가족과 오빠,동생,아들같은 녀석이라.. 집안일엔 먼저 나서주는 녀석이예요..

누나 그러지 말라고.. 누나가 그러면 난 어머님 무슨 얼굴로 보라는 거냐며..

지갑을 다 털어 제 손에 7만원 쥐어주더군요.. 자기사정 빤한거 나도 아는데..

그 빤한 사정에 제 손에 7만원 쥐어주며 , 그런 생각 하지말고.. 이걸로 일단 교통비 하고

부족하면 말하라고.. 자기가 될수있는데로 도와줄테니 , 그런 바보같은 짓 하지 말라는군요..

 

20대 중반.. 사는게 조금씩 힘겨워집니다..

내가 무슨 죄가 그리 많아 ,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과 같은 행복은 바라지도 않을테니 , 살아가는데 숨통만 좀 트였으면.. 하고 바랍니다..

지금까지 해온것들 , 하나도 후회되지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테니..

내가 누릴수있는 행복 , 아주 조금만 누려보고싶습니다..

행여라도 , 성매매같은.. 그런일로까지 머리가 돌아갈만큼 그렇게 힘들지만 않았으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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