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이었나 어떤 일반인 남성이 수지의 등신대를 눕혀놓고 올라타는 사진과 함께 성희롱적인 글을 올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나도 그 사진을 보았었고 같은 여자로서 엄청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 사건 이후 수지가 SNS에서 '죽으라'는 악플에 '그래 내가 죽어야지'라는 글을 올려 여러모로 어린 나이에 많은 상처를 받았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안타까웠다. 데뷔하고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고 하던데. 정말 인간적으로 걱정이 되었었다.
그렇게 서서히 그 일을 잊고 살다가 스프라이트 홍보때문에 수지가 신촌에서 행사를 하는 걸 보았다. 그 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당시 MC의 손이 수지의 허벅지에 닿았고 수지는 당황해서 MC를 쳐다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건 성희롱이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참 이런 일에 시달려야 하는 여자 연예인이 정말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번엔 수지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PD가 성희롱적인 질문을 던졌다. 핸드폰에 있는 사진에 대해 얘기하다가 "야한 사진을 찍진 않죠?"라고 했다. 최근 전소미 성추행 논란도 같이 오버랩되었다. 이 사건은 누가 보아도 고의적인 성추행이고 많은 논란을 샀던 사건인데 자본의 힘으로 덮여지는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었다.
최근 수지의 화보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퇴폐이발소의 창기를 표현했다, 로리타를 표현한 것이다 등등... 개인적으로 수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여자 연예인의 성희롱은 미디어로 드러난 것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엄청나게 성행(?)하고 있다. 컴퓨터를 잘 하지 않는 나도 가끔 컴퓨터를 하면 그런 쓰레기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하물며 연예인들은 얼마나 많은 그런 글들을 읽었을까.
이런 사건들을 보면 대중들은 순수하고 귀여운 여자 연예인의 이미지도 성적으로 소비한다. 성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이상한 필터가 있나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쩌면 이에 대한 반동 형성으로 대중들을 향해 '그래 니들이 원하는 대로 맘껏 성적으로 취해라'하고 대놓고 로리타를 표방하는 것은 아닐까? 무언의 분노를 담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아닐까?
또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팔아서 사는 직업인데 '판다'는 단어를 이용해 몸을 파는 '창기'의 모습을 화보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이미지를 파는 연예인들의 상처와 아픔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개인적인 추측이겠지만... 굳이 성적 상품화를 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연예인들이 그렇게 논란이 됨에도 불구하고 로리타적 표현을 계속 하는 건 이런 논리가 아닌 이상 납득하기가 참 힘들다.
아무튼 그걸 다 떠나서 성희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의 여자 연예인(특히 여자 아이돌)으로 산다는 건 참... 많은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