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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로운 20살의 고3 일지5

17학번 |2017.01.25 14:47
조회 2,038 |추천 15

입시가 완전히 끝나고 나니까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맨날 2~3시까지 놀다 자고 11~12시쯤 느지막히 일어나는게 습관됨ㅋㅋㅋㅋㅋ 약속없으면 집에서 피아노치거나 폰하거나 영화드라마보고 약속 생기면 신나서 달려나감ㅋㅋㅋㅋ

그럼 11월부터 시작하겠음


[2016년 11월]

<1~15일>

와 이제 진짜 얼마 안남음 아직 겪어보지 않은 친구들은 엄청 떨리겠다 이런 생각 할 수 있는데 나는 전혀 떨리지 않았음 그냥 아 수능이구나 내가 수능을 결국 보네 이러고 체념함ㅋㅋㅋㅋ

11월부터는 다들 수능 시간표에 맞춰서 생활하는편임 학교오자마자 시간맞춰서 국어수학영어사탐 쫙 풀고 모의고사 오답하고 열두시에 자고 여섯시반에 일어나 다시 반복..무슨 기계의 생활인줄ㅋㅋㅋ

이때 수학에서 모르는게 많이 나오면 진짜 개빡치고 국어 영어 이상한거 막 틀려서 점수 안 나오면 다 때려치고 울고 싶어짐
점수에따라 감정기복이 오락가락 심해지고 대학붙은년들은 반에서 개념없이 조카 떠들기 때문에(담임이 엄청 빡세고 우리학교가 공부를 잘함에도) 정시파이터들은 스트레스를 엄청 받음ㅠㅠㅠ
난 이어폰 꽂고 엄청 추운데 복도나가서 문제 풀고 그랬음

11월 17일이 디데인데 일주일 남았을 때부터는 그냥 시간아 빨리 가라 수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러고 수능끝나면 뭐하고 놀지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냄


<16일>

15일까지 앞서말한 생활패턴을 반복하면 16일에 장행식이 치러짐
맨날 내가 나가서 응원하고 구경만 하다 거길 지나치니까 약간 눈물날것 같기도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도 한데 후배들이 다 쳐다보니까 쪽팔림ㅋㅋㅋㅋ

이날 수험표도 나오고 누가 어느학교에서 보는지 알려줌 가채점표도 주는데 수험표 뒤에 붙이면 됨
다른 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우리반은 제2외국어 선택자와 수학안보는애 그리고 나머지로 갈림
나는 나머지에 속해 있었는데 친구들 대부분이 같은 학교였고 주변 고사실에 밀집해있어서 밥먹을 친구가 있었음 원래 혼밥 잘하지만 그날은 그래도 애들이랑 얘기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면 했음ㅋㅋㅋ


수험번호가 8자린데 뒤에 4자리로 자기 고사실과 자리를 알 수 있음 1103이면 11고사실에 3번 자리임



다들 이 자리배치표 한번쯤은 봤을거라 생각ㅎㅎ 근데 15번 8번이 부담스러운거 말고는 다 틀림
물론 학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자리는 3번이었는데 히터가 복도쪽에도 있고 창가에도 있어서 더워죽는줄 알았음
우리 고사실은 뒷자리가 문제를 늦게 받는 것도 아니었음 짝수 홀수 문제지가 다른데 뒤죽박죽으로 앉아서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돌아다니면서 나눠줌
어차피 시험 시작종 울리기전에 모두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받으므로 늦게 받아서 손해보네마네 이런거 하나도 없음!


얘기가 잠깐 빠졌는데 그래서 16일엔 장행식하고 집에 돌아와서 잠을 잠ㅋㅋㅋㅋ 애들이 시험 볼 학교 같이 가보자 그랬는데 막상 집 들어오니까 귀찮아서 그냥 안감
가봐야 학교 내부는 들어가볼수 없고 그냥 자기 고사실 몇층인지랑 그 학교 가는 방법 알아오는게 전부임
예비 소집일 안가도 전혀 상관ㄴㄴ

12시쯤 집왔는데 자고 일어나니 2시? 그때부터 뭘 챙겨갈지 고민하고 짐을 쌈 아참 학교에선 11월 첫째주에 사물함이고 서랍이고 다 물건 빼도록 시킴


일단 국어는 내가 문법+비문학+문학+화작 팁 같은거 다양하게 정리해놓은 노트 한권이랑 수능완성 정리집을 챙김
수학은 암기가 잘 안되던 외분내분 공식이랑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 공식 막 이런거 포스트잇에 써서 국어 공책위에 붙여간게 다임ㅋㅋㅋㅋ
사실 수학 오답이 중요하긴 한데 귀찮아서 엄청 빼먹었더니 오답노트가 굉장히 부실했음ㅠㅠ
영어는 학원 쌤이 만들어주셨던 수특수독수완 300지문 정리본 가져갔고 사탐은 내가 헷갈리는 선지만 모아놓은 노트+한지 같은 경우 ebs에서 ㅇㅈㅇ쌤 커리타면서 다운 받은 마지막 개념정리+법정 수특 챙김

그 외엔 학교에서 공부할때 맨날 쓰던 담요, 쉬는시간에 먹을 초콜릿이랑 사탕, 옥수수수염차, 내가 모의고사 볼때 항상 쓰던 컴싸랑 지우개&샤프심, 수능시계 등등ㅇ..?
사실 오래 돼서 기억 잘 안나 미안❤

옷도 뭐입을지 미리 꺼내놓고 위에 부담 안 가게 저녁식사까지 하니까 시간이 남았음 원래 이날 공부할 생각은 없었지만 남으니까 해야지뭐ㅇㅅaㅇ
영어지문 좀 뒤적거리다가 한지랑 법정 헷갈렸던 개념들 체크하니 11시? 씻고 12시에 침대에 누워서 내일 시나리오를 짬 1시쯤 잠들었던것 같음ㅁ!


<17일 당일>

워후 수능!!예!!! 이제 내 19년 공부의 종착점을 찍는 날이라 생각하니 좀 떨리기도 했는데 가족들이 너무 평범하게 행동해줘서 그냥 학교 가는날인줄 알았음ㅋㅋㅋㅋㅋ

도시락은 69월에 먹었던 반찬 중에 위에 부담없고 괜찮았던걸로 엄마가 싸주심 아빠가 출근길에 데려다주셨고 아빠차에서 공부하면서 맨날 들었던 첸백시 앨범 모두재생함(내가 에리야ㅎㅎㅎㅎ)
체리시 최애곡인데 그거 들으면서 내렸고 교문앞에서 우리학교 학생회 후배들이 내가 입은 체육복 알아보고 핫팩이랑 먹을거 챙겨주더라! 아 복장은 학교체육복 바지에 후드입고 후리스만 입었음 다행히 날씨 따뜻하더라구


8시 10분인가 8신가 그때까지 입실인데 7시 45분쯤 고사실 들어갔고 아는 얼굴도 간간히 보였음 떠드는 애들 아무도 없었고 다들 정말 쥐죽은듯 조용히 공부만 함
나도 앉아서 챙겨온 수완정리집이랑 노트펴고 천천히 읽음

감독 선생님 들어오시고 가방 앞으로 다 내면 컴싸&수능 샤프 나눠주시고 답안지 배부하심

컴싸랑 샤프는 이렇게 생겼음 분홍색 좋아해서 맘에 들었음♡



국어 시험지 받았는데 앞에 모의평가가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 써있는것 빼면 11월 모의고산줄 알았음ㅋㅋㅋㅋㅋ 69월에 하도 떨어서 그런가 떨리지도 않았고 굉장히 평온했음

종 치고 문제푸는데 화작까진 문제당 1분컷으로 하던대로 페이스를 유지함 근데 이런ㅆ1발 12번에서 문법을 생각지도 못하게 그 마찰음 파찰음 파열음 이런 자음표를 완벽히 외워야 쉽게 풀 수있는 문제가 나옴 그게 머리에 딱 안 박혀있었다면 1분내러 풀 수가 없었음ㅋㅋㅋㅋ
문제는 건너뛰었지만 이때부터 난 당황했고 16번부터 비문학이 장황하게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문제의 답을 찾아내기가 너무 힘들었음
문학도 뭔 전쟁을 테마로 극이랑 현대소설이었나 하튼 참신하게 엮어놓고... 그래도 비문학에 비하면 양반^^ 뒷부분에 나오는 비문학 지문도 진짜 출제한 사람 멱살을 잡고 싶었음ㅎㅎ

내가 원래 국어모의고사 풀고나면 기본 15분이 남고 어쩔땐 25분까지도 남는데 이번엔 넘겼던 것까지 풀고 마킹ㅇ다하니까 5분이 남음ㅋㅋㅋㅋㅋ 멘탈 와장창~~
이후로 멍때리고 있다가 갑자기 가채점표 작성을 안했음을 2분 남았을때 인지함ㅋㅋㅋㅋㅋㅋㅋ 이런ㄴ븅신따까리 혼자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욕하면서 빠르게 옮겨쓰는데 반정도 쓴 참에 종쳐서 답안지를 걷어감 재빠르게 문제지 펄럭거리면서 간신히 다 옮겨쓰고 축 늘어짐ㅠㅠ

친구네 고사실 찾아가서 어땠냐 물어보니까 다들 어려웠다 그래서 그나마 안심했지만 내가 몇점인지 예측할 수가 없었음

*국어 총평: 읽다가 토하는줄

수학 시험지 받고 심기일전해서 국어를 만회하자 생각했음 1년동안 열심히 했지만 솔직히 내가 100점 받을 실력은 아니었고 평소엔 간당간당한 1등급 수준이었음ㅇㅇ 와 근데 21번이나 30번만 몰라야할 내가 18번부터 막힘 진짜 죽고싶었음 넘기고 푸는데 20번 모르겠고 21번 모르겠고... 서울교대는 커녕 지방교대도 못가는거 아닌가 재수해야하나 이생각 들면서 막 눈물이 났음ㅠㅠㅠ
18202130 네 문제를 찍었는데 객관식은 번호가 일정하게 나오니까 나름 확신을 갖고 찍음ㅋㅋ

끝나고 애들이랑 밥먹으면서 수학 나만 어려웠니 하는데 나만 어려웠대!!!! 그얘기 듣고 밥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음ㅋㅋㅋㅋ큐ㅠㅠㅠ
+다들 계란말이, 볶음김치, 김 이런거 싸왔던데 나만 호박나물 고사리나물 나물잔치 해옴ㅋㅋㅋㅋ

점심 천천히 먹고 운동장 산책하니까 금방 영어시간이더라
영어 시험지 받고 푸는데 연계 공부를 허술하게 한건가..? 연계 느낌이 별로 안났음 주제 이런거 헷갈리고 41~42 준장문 문제에서 내가 난독증 걸린줄 알았음ㅋㅋㅋㅋㅋㅋ 7월,9월,10월에서 쉽긴 했지만 영어 다 100점을 받았기에 평타는 치겠지 했는데 웬걸 이후에 얘기하겠지만 역대급으로 망한 과목이 됨^^

영어보고 나니까 대학 못가겠다~ 이런느낌이 팍 들면서 속이 후련해지고 아무랑도 말하고 싶지 않아짐ㅋㅋㅋㅋ

한국사 십분만에 풀고 엎드렸는데 진짜 그 공백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한지 풀면서는 아 이건 1컷 50각인 시험이다 이 생각이 들면서 왜 이렇게 한지 공부 열심히 했지 하는 허탈함이 들었음 그렇다고 내가 50을 받은건 아님ㅎㅎㅎ..
법정은 진짜 문제 스타일이 좀 이상하다해야하나 신유형도 나오고 내가 빨간 마더텅 풀면서 이런 이상한 문제들이 나올까 했는데 진짜 그런게 나옴ㅋㅋㅋㅋ

그리고 감독쌤이 내옆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려서 진심으로 짜증났음 문제는 안 풀리는데 자꾸 쳐다보고 어슬렁거리고 히터는 이때까지 안 꺼서 더워죽겠는데 짜증이 팍 솟음ㅋㅋㅋㅋㅋ



그렇게 나의 수능은 끝났지ㅣ...

스크롤 압박 너무 심해서 다음편에 11월 나머지 가져올갔으 수능 관련 질문은 여기서 해쥬!
+현장 상황을 실감나게 쓰기 위해 비속어를 좀 썼으니 이해 부탁♡

추천수15
반대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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