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전에
분당서 살다가 고향인 동해로 이사온
24세 취업준비생입니다.
그전에는 서울에서 일하다가
고향 부모님의 호출로 원래 살던
강원도 동해로 내려왔지요.
교통카드 하나만 있음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서울보다는 차이가 나긴 하지만
덜컹거리는 버스라도 마냥 좋은 요즘입니다.
문득 최근에 마지막으로 탄 지하철에서의 일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 날은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기 전에
알고 지내던 동생과 언니를 만나고
서울서 하루를 보내고 분당 수내동 자취집으로
지하철을 타며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2호선 선릉역에서 내려 분당선 보정행 전철에
몸을 싣고 조금 피곤한 몸으로 음악을 들으며 가는 중이었죠.
한티역을 막 지나칠쯤에 제 왼쪽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졌습니다.
바로 옆이 문이었는데 그 문옆에는 부부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나란히 서서 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왠 깡마른 남자가 아저씨 옆에서 등장하더군요
정말 눈이 쾡하니 들어가고 광대뼈가 심하게 도드라져 보일정도의
깡마른 남자분이었습니다.
아저씨를 밀쳐내더니 바로 아줌마에게 직행해서 다짜고짜 소리를 지릅니다.
'아줌마 휴대폰 좀 내놔봐요!!'
지하철안 사람들은 한 곳에 집중하게 되었고,
영문을 모르는 아주머니는 놀란 눈으로 남자를 처다봤습니다.
'아줌마 휴대폰 달라구요!! 좀 달라구요!!'
아주머니의 휴대폰은 가방 앞쪽 주머니에 윗부분이 보일 정도로
꽂혀있었고 남자는 자신의 마른 손을 뻗어 아주머니의 핸드폰에
다다르려 하고 있었습니다.
당황한 아주머니는 어깨에 멘 자신의 가방을 움켜쥐며
'아니 왜그래요? 왜이러는거예요? 네네??'
옆에 있던 아주머니의 부군 되셨던 아저씨도 그제서야
말리기 시작하십니다.
'젊은 사람이 왜이래? 이거놔 이거 놓으라고!!'
휴대폰과 남자의 손이 거의 닿을 쯤에 아저씨는
그 손을 멀리 뿌리쳤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반항하며
'아씨! 핸드폰 달라니까요 제발 좀!!'
그러고는 순식간에 아주머니의 가방 앞주머니에 손을 넣더군요.
화가 난 아주머니는 소리쳤습니다.
'야! 넌 애미애비도 없냐?? 이게 뭐하는 짓이야!!!'
'핸드폰 달라니까요!! 핸드폰!!!'
'야야 나가자 나가자!! 쪽팔리니깐 걍 나가자!!'
아저씨는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개포동역에서 하차하셨습니다.
그러고 남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그 뒤를 따랐습니다.
사람들은 '뭐야? 저사람?'이라면서 각자 일행들과 얘기를 하고
부부와 남자의 행동을 지켜봤습니다.
아주머니는 소리를 지르면서 '저리가!!왜이래!'를 연발하셨고
아저씨는 아주머니께 '젊은 청년이 정신을 놓은 모양이네. 그냥 가자고!'하며
그렇게 허겁지겁 사라지셨습니다.
남자도 따라가는 듯했습니다. 전철문도 다음 행선지를 향해 문이 닫혔구요.
그러나 잠시 후...전철안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또다른 황당함에 마주치게 되죠.
이미 닫힌 문앞에 어느 새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이고 서있는 겁니다.
문과 그 남자의 머리 사이는 상당히 가까웠구요.
전철은 출발도 못한채 멈춰서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아~ 밖에 남자분! 노란선 밖으로 나가주세요! 출발합니다!!'
기관사님의 방송이 들렸지만 그 남자의 귀에만 들리지 않았나봅니다.
사람들은 '머야 저남자~ 미쳤나봐'만 연발을 하고
제 옆에 앉아 계셨던 할아버지는 '쯧쯔..젊은사람이 불쌍하구만..'하시며
혀만 끌끌 차셨습니다.
방송을 몇번해도 남자는 그자리에서 고개만 푹숙인채 서있었고
방송으로는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기관사님은 멀리서 소리치셨습니다.
'아 좀 비키시라구요!! 출발을 못하고 있잖아요!!!'
역 안에 기관사님의 외침이 들리자마자 남자는 숙였던 고개를 번쩍들더니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지하철안 사람들은 점점 평온을 되찾아가고 몇몇 수다쟁이 아주머니들만
남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무엇때문에 남자가 그리 행동했는지는 아마 거기 있는 사람들, 저까지 포함해서
모를겁니다. 모르겠지요.
세상이 힘들어서 정말 정신을 놨을수도 있고..그 남자가 시끄럽다기 보다는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힘을 내서 살았음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모두 힘내서 살아보아요~
이상 두서 없이 쓴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