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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여자친구와 지낸다는 것

시민 |2017.02.06 17:56
조회 256 |추천 0
 제 사랑하는 여자친구는 페미니즘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왠만한 연인들 보다는 오래 사귀었다 할만큼 오래된 연인이구요. 제 여자친구가 어떠한 사람인지 설명을 드리자면 다음의 모 카페를 활동하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성범죄,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에 관한 뉴스를 보면 반드시 화가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피해의식이 있나?'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페미니즘이란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여자친구가 하는 이야기들을 소중히 귀담아 듣고 같이 서로 그 주제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합니다.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힘든 부분들이 있구나,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등의 대화를 나누면서 제가 몰랐던, 그리고 알아야 했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넓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에 고맙기도 합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여자이기에 참아야 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을 생각조차도 하기가 싫습니다. 세간에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여자를 옹호하는 남성들을 폄하하는 남성들이 있지만 성을 떠나서 한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묵살할 정도로 제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에 저는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고민은 이 과정에서 외로움과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는 겁니다. 여자친구와의 대화에서 제가 몰랐던 것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 배우는 편이지만, 여자친구가 저를 '바뀌지 않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상황이 생기면 너무나 외롭고 혼란스럽습니다. 페미니즘에 비추어 봤을 때 화두가 되는 주제들을 이야기할 때에 "이건 이거고, 그건 틀린거다, 그건 아니야" 이런 식의 생각은 자제하려고 하는 편이라, 간혹 여자친구가 보기에 '남자의 편', '사고방식이 보수적인 편' 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명절 날 각자의 집에 찾아가는 주제를 이야기 했었을 때입니다. 여자친구는 "각자의 집에서 지내는게 원래 맞는 거 아니야?", "나도 내 가족이 있다" 라는 말을 했고 저는 "나도 자기네 집에가서 일을 같이하고, 명절 날 각자의 집에 찾아뵙는게 맞다고 생각해. 하지만 차례를 지낼 때에는 따로 있을 수는 없지 않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불편한 티를 내며 제가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페미니즘을 생각하는 여자친구를 나쁘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싫어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의견을 맞춰가고 서로에게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 자칫 제가 말을 잘못했다가 페미니즘의 어긋나는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제가 얼마만큼 기존에 알던 생각을 없애야 하는지, 또 제가 모르는 부분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에게 얘기해보려고 해도 여자친구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고,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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