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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정말 사랑하셨던 분들께

인연 |2017.02.09 08:36
조회 621 |추천 8

상대를 정말 사랑하셨던 분들께. 사랑하고 있는 분들이 아니라 사랑하셨던 분들께.


헤어지고 나면 많이 힘들 거예요.

밥맛도 없고, 의욕도 없고, 어쩌면 삶의 의미를 잃을지도 모르겠죠.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를 수도 있어요. 힘든 감정은 당연해요. 상대를 좋아한 만큼 아플 거예요. 당연해요.

 

당장 재회를 꿈꾸며 주위 사람을 붙잡고 조언을 들을 수도 있고, 인터넷에 검색 해보셨을 수도 있겠어요. 하나같이 연락하지마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연락 하고 싶을까요. 당연해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들인 습관의 관성이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로 정리가 되나요. 당연해요.

 

헤어짐에 맞닥뜨린 지 얼마 안 되신 분께는 사실 어떤 조언도 통하지 않아요. 그저 괜찮다. 시간이 약이다. 울고 싶으면 울어라. 그런 진부한 말만 전해서 미안해요. 하루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해도 괜찮아요. 지금만큼은 옆에 친구든, 가족이든 붙잡아 엉엉 울어도 괜찮아요. 그것도 힘들면 붙이지 못할 편지를 써도 괜찮아요. 일기를 써도 괜찮아요. 그 사람 연락을 기다려도 괜찮아요. 매달리지 마라던데, 상대에게 매달리셨다고요. 그래도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그렇게 감정을 분출하고 나면 어떤 시간이 찾아와요. 처음에는 아주 짧을 수도 있고, 나중에는 조금씩 길어질 수도 있는 그런 시간. ‘상대’에게 연락하고 ‘상대’를 기다리다가 그런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보이는 시간. 그 시간 꼭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 때 내가 왜 이 사람과 연애를 했는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이 좋았는지,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가 좋았는지.

 

그 사람과 다시 잘 되던, 잘 되지 않던 한번쯤은 ‘나’를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철저히 상대를 지우고 오롯이 ‘나’만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나’는 여기에 상처가 남아있구나, ‘나’에게는 이런 위로가 필요하구나, 그리고 ‘나’는 혼자 할 수 있구나.

 

사실 이런 시간을 가져도 그 사람은 문득문득 찾아와요. 어떻게 잊겠어요. 그런 생각도 들어요. 내가 이 사람을 잊으면 그 사람과 나를 연결하는 마지막 끈이 끊기지 않을까? 그런데 한번만 생각해봐요. 내가 그 끈을 끊지 않는다고 돌아올 사람인가요? 정말 사랑했다고 느낀다면 상대도 당신을 정말 사랑했을 거예요. 사랑했던 상대에게 헤어짐을 고하는 것이 한 순간에 가능할까요. 당신이 옆에 있는데 헤어짐을 생각해오고 결정을 내렸다면, 당신이 그 사람 옆에 있는 한 매한가지에요. 그러니까 그 끈 잠시만 내려두고 자신을 봐요.

 

연애에 대한 조언은 정말 힘들죠. 나와 다른 한 사람에게 조언하는 것도 힘든데, 다른 두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야한다니. 사실 조언은 위로일지도 몰라요. 어떤 사람은 나와 비슷한 상황인데 재회하기도하고, 어떤 이는 끝나기도 해요. 연애는 자신과 상대만 알 수 있겠죠. 지금은 ‘자신’이 있나요? 전 사람이던, 새로운 사람이던 누군가와 연애할 수 있는 시간은 철저히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을 때예요.

 

사랑은 잊는 게 아니라 덮는 거래요. 누굴 만나도 덮은 기억위에 또 다른 기억을 얹어가게 될 거래요. 이따금씩 전 사랑의 기억이 보일 수도 있겠죠. 어렸을 적 흙 속에 묻힌 무언가를 찾았을 때 웃음 지었던 것처럼, 언젠가 발견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거예요.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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