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쳐맞으며 돈벌기
“여기 만원."
남자는 지폐를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지후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꿋꿋이 땅바닥에 놓인 지폐를 주웠다.
“남성 분이니까 3분동안 입니다. "
“현수야!! 완전 조져버려!!"
“실력 한번 보여줘라!!”
“와아아아아!!!”
그리고 환호하는 관중들...
대체...왜 웃는거야?...지금 이게 재밌어?
지후는 점점 다치는데...왜....
“미소야. 시작해.”
지후가 내게 말했다. 난 애원하는 눈빛으로 지후를 쳐다봤지만 지후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이, 아가씨. 시간 안셀거야? 그럴수록 이놈 맞는 시간만 더 늘어날텐데?”
그래...이번 한번만... 참는거야...
나는 스톱워치를 눌렀다.
“....시작”
그와 동시에, 지후의 얼굴이 돌아갔다.
더욱 커지는 함성.
지후의 고통섞인 소리가 들린다.
정말... 싫어...꼭 이렇게 돈을 벌어야 되는거야?
나는...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지후는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눈물이 터져나왔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채 눈을 감고 귀를 막은채 서있었다.
삐- 삐 삐-
스톱워치에서 소리가 울렸다.
“그만!!!!! 그만해요!!!!! 3분 다 됐어요!!!”
“칫, 이제 몸좀 풀리는가 했는데. 퉷"
2. 반지측정기
“어? 승민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건너편 카페 안에서 승민이가 보였다. 승민이는 평소와 다르게 웃고있었다.
“왜 저렇게 웃는거지?”
내가 의아해서 승민이의 주변을 살피는데,
승민이의 앞에 어떤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승민이를 보며 웃고있었고
승민이도 그 여자를 보며 웃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내 눈에 들어온 충격적인 장면...
승민이가 그여자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여전히 웃고 있는 채...
“류...류승민..."
엄청난 배신감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이미 신호등은 파란불로 바뀌었지만 난
그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승민이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승민이는 약간 놀란듯 반가워하다가 이내 내 표정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승민이의 앞에 있는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승민이도 그걸 눈치채고 당황해서 뭐라고 말을 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을 필요도 없다. 난 그대로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만나서 얘기해. 다 설명할게]
[승연아. 전화좀 받아.]
[너희 집 찾아간다?]
나쁜 자식. 바람까지 핀 주제에...문자는 왜보내는건데?
나쁜자식 나쁜자식....
쾅ㅡ쾅ㅡ
그때, 현관문에서 누가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승연아! 나와봐! 다 설명할게!"
“가! 가라고! 다신 너 안볼거야!”
“한승연!!!!!”
귀를 틀어막았다. 당장 문을 열고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승민이가 바람을 핀건 변하지 않는다.
현관문에서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승민이도 지쳤는지 숨을 몰아쉬었다.
“한승연...잘들어...카페에서 만난 여자...너가 지금 오해하고 있는 여자...내 친누나야...”
뭐...뭐라고?
“반지를 끼운것도...우리 누나가 너랑 손가락이 비슷해서 잘 맞는지 확인차 껴본거야...정말이야...다 오해야...문좀 열어줘..."
귀를 의심했다. 정말 승민이가 바람을 핀게 아니라고?
황급히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마주한 승민이의 얼굴.
추운 날씨 탓인지 얼굴이 새빨갛다.
“바...바보야! 말을 하지 그랬어!!!"
“나 믿어주는거지...?" (니가안들었잖아병신아)
3. 확대해석 및 신발구분능력상실
뚜루르루르리루
“여보세요?"
《거기 강혜원네 집 맞죠? 여기 ㅇㅇ병원인데 지금 김승현이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했거든요? 빨리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뭐라고요? 그게 무슨 소ㄹ..."
뚜ㅡ뚜ㅡ 뚜ㅡ
전화가 끊겼다. 심장이 요동쳤다.
분명...승현이가 교통사고 났다고...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겉옷을 챙겼다.
볼품없는 검은 패딩이지만 지금 그런걸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집 밖 도로로 나가서 지나가던 택시를 급히 붙잡았다.
“ ㅇㅇ병원으로 가주세요! 빨리요 아저씨!"
택시가 출발하자, 혼란스러운 마음은 사라지고 걱정이 몰려왔다.
크게 다쳤으면 어떡하지? 설마...영영 못보게 되는건...
“흐윽..."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눈물이 터졌다.
“아가씨. 무슨일 있어? 다 큰 처자가 울면 못써."
택시아저씨가 백미러로 내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눈물을 삼키던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어느덧 ㅇㅇ병원앞에 택시가 멈추고, 나는 만원짜리 한장을 건네준 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뒤에서 거스름돈을 가져가라는 말이 들렸지만 무시했다. 병원 입구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
병원 안은 분주했다. 내 앞으로 차트를 보며 지나가던 간호사 한명을 붙잡고 물었다.
“저기요! 김승현 병실이 어디에요? 그 교통사고로.입원했다는”
“환자분과 무슨 관계시죠?"
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될지 몰라 우물대고 있을때, 옆에서 누군가가 날 불렀다.
“강혜원! 여기야, 여기! 승현이 203호에 있어!”
승현이의 베프 준현이였다.
203호라고? 그럼 2층인건가?
나는 간호사를 밀치고 급히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203호 병실.
곧바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승현아!!!!!!!!!!!!!!!!!"
병실안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꽂혔다.
얼핏 보이는 승현이의 친구들도 거기 포함되었다. 그리고...그 사이로 보이는 승현이의 얼굴.
내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추했지만 상관않고 승현이에게 달려갔다.
“승현아!!! ”
내가 달려가자 승현이의 친구들이 길을 터주었다. 그리고 마주한 승현이.
승현이는 어이없다는듯 웃으며 물었디.
“너 뭔 쌩쇼하냐?"
“응? 그게 무슨..."
“그리고 너 신발은 왜 짝짝이야?"
그제서야 내가 신발을 확인했다.
승현이의 말대로 정말 짝짝이다.
“또, 너 지금 왜 울고있냐?"
“그..그게… 근데...너 얼마나 다친거야?"
내 물음에 어느새 따라온 준현이가 대신
대답했다.
“그냥 발목 약간 삐끗했어.”
재밌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