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결혼 2년차 아직 애 없는 신혼입니다.
편하게 음슴체 갈게요.
시댁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경상도 깡시골임.
가부장적인 집이고
남편은 결혼전에는 조금 효자인줄만 알았는데
결혼 후 보니 엄청 효자였음.
시어머니는 경상도 시골 토박이분 답지 않게 아들보다 딸을 더 중히 여기시는 듯했는데 결혼 후 본모습을 드러내심ㅋㅋ
남들은, 엄마한텐 나이들수록 딸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시어머닌 예외. 시누이가 아무리 잘해도 결국엔 아들밖에 없음
내가 본 그 누구보다!!!! 아들사랑이 지극하고 실제로도
아들이 날 배신하면 난 혀깨물고 죽을거다ㅡ라고 말씀하시는 분임. 그간의 행적을 보아 실제로도 그러고도 남을 분임.......
아들=종교 또는 신 그 이상의 무언가임...
당연히 결혼전엔 이정도인줄 몰랐음 ㅠㅠㅠㅠ
신랑은, 자기 엄마가 자기한테 무관심한 편이라고 했었음. 완전 속았음. 극과 극은 통하는 건지, 그건 무관심이 아니라 믿음과 사랑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커서 뭐든 믿고 맡긴 거였음.
나랑 단둘이 있을 때 시어머니가 아들 얘기하며 때때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함. 몇 번이나....
처음엔 속으로 헉!!!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이었음.
내가 아무리 남편을 사랑한들 아들에 대한 시어머니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겠구나. 평생 시어머니와 잘지내야겠다ㅡ라고 진심으로 생각함.
근데 나도 모르게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가니까 스스로가 너무 힘듦 ㅠㅠ
효자 남편? 그나마 지는 안하면서 나만 하게 만드는 대리효도는 안시킴. 그리고 우리 부모님께도 나름 잘하는 편임. 아주는 아니어도 그냥 중간이상 (이라고 믿고싶음. 안그럼진짜 못견딜거같아서)
근데 남편이 효자인만큼 나도 피곤하고 힘든 일이 많아짐. 하도 효자인데다가 시어머니에겐 완벽 그 이상이다보니 그게 참....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나같은 시댁을 둔 며느리들은 공감할 거임 ㅠㅠ
나는 착한 며느리병까진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부모님을 욕되게 하고싶진 않음. 그리고 시댁에서 '대놓고'날 괴롭히는 게 아니라 굳이 나서서 못된 며느리 하기엔 진짜 '나만' 나쁜년 되는 구조가 되기 십상임. 겉으로는.. 일단 일부러 막대하는 분들은 아님.
근데도 힘듦. 가령...
1. 친손자 (아들손주) 갖고싶다. + 며느리 몸에 이상있는거 아니냐?
나 결혼 초에 유산 경험 있음. 아무 이유 없이 임신 극초반에 일어난 일이었음. 그리고 1년 지났는데 아직 소식은 없음.
시어머니,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부터 나한테 알게모르게 부담 줌. 신행 갔다온 다음날 시댁에 인사하러 갔는데 본인이 무슨 용꿈을 꾸었다는둥...신랑이 적당히 쳐내서 가만히 있었지만 짜증남.
그뒤로 신랑 없을 때 나한테 넌지시 빨리 손주 갖고싶다고 함. 그리고 다른 사람 얘기하면서 은근슬쩍 아들 바라심. 물론 '대놓고' "아들을 낳아야한다"고는 안했기에 받아치기 애매함.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어서, 너무 그러시면 제가 너무 부담스럽다, 딸만 낳게 될 수도 있다ㅡ고 얘기했더니 단호하게 그럴일 없다는 듯 '아니다'라고 함.ㅡㅡ 차라리 '안된다'고 했음 내가 뭔가 더 얘기했을지 몰라도 마치 본인이 다 아는 양 아니라고하니 내가 더이상 할 말이없었음.
심지어 시어머니는 임신중에 애 성별을 바꿀 수 있는 줄 앎. 그리고 애 성별을 남자쪽에서 정해지는 것도 모름. 그래서 아들 못낳는 건 여자탓이라고 보는 전형적인 옛날사람. 이거 들었을 땐 정말 미쳐버리는 줄...이것도 신랑이 적당히 설명했기에 난 옆에 가만히 있었으나, 신랑 설명에도 끝까지 아닐껄? 하면서 의심함. 속으론 진짜 '저 무식한...' 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직도 그렇게 생각할 확률 200프로임. 진짜 미치겠음.
유산 후 1년이 다 돼가도록 소식이 없자 남편한테 전화해서 내가 문제있는 거 아니냐며 병원 가서 깨끗한?지 봐야하는거 아니냐고 말함...ㅡㅡ 이건 내가 우연히 남편 폰 보다가 알게 된거라 내가 알고있다는 걸 남편도 모름. 남편은 시어머니한테 임신이 됐었다는 건 임신 가능한 몸이라는 증거라며 쓸데없는 걱정 말라고 또 적당이 받아쳤으나 시어머니 끝까지 내몸상태 의심함...
유산됐을 때 젤 힘들었던 게 모두 나때문인것같은 자책감이었음. 의사도 간호사도 이런경우 아주 많다며 사례까지 들어가며 얘길 해줘도 별로 위로 되지 않았음.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힘듦. 근데 시어머니가 저렇게 말한 걸 알게 되니 마음이 참...그러함.
지금 생각해보니 시어머니는 그 때 나한테 몸조리 잘하라고 했지만 아마 뒤에선 내탓하고 있을지도 모름.
근데 또 나한테 직접 대놓고 몸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게 아님. 나한텐 그냥 잘 먹고 몸관리 잘해라ㅡ 이정도일 뿐이라 할 말이없음.
2. 얄미운 효자남편
이건 시댁 얘긴 아니지만 시댁이 싫어지는 데에는 남편도 한몫 함. 사실 이게 비중이 더 큰 편일지도.
남편이 무슨 얘기 끝에 내가 언젠가 시어머니한테 빚갚을 날이 있을거라는 말을 함.
이 말이 아직도 너무나 어이없음.
솔직히 말하면 우리 결혼할 때 시댁 도움 받음. 집도 해주심.
이 점은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함.
물론 우리 부모님도 도움 많이 주셔서 혼수 빵빵하게 채우고 예단도 시부모님 기대이상으로 울 부모님이 해주심.
물론 금액으로 따지면 그래도 집이 큰 거 나도 알고있음.
그래서 시댁 가서 얼음장같이 찬 물에 설거지 해도
(이것도 그 때 열받아서 네이트에 글쓴적 있음)
서러웠지만 알바한다 생각했고
시아버지 나 붙잡아두고 몇 시간이고 말도 안되는
본인자랑+허세 부리기+ 자랑섞인 정치, 군대얘기
매번, 갈때마다 무한반복 해도 폭풍리액션 했음
이것도 처음엔 시아버지가 많이 심심하신가부다 해서
진심으로 즐겁게 들었으나...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고
우리 아빠도 아니고 내가 뭐라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보니 직장상사 대하듯
가면을 쓰게 됨 ㅠㅠㅠㅠ
진짜 모든 말에 허세가 섞여 있고 아는 체 하고
여자 알길 매우 우습게 아는 분임.
근데 내가 또 무슨 빚을 갚아?
그리고 막말로 집은 나 편하게 살라고 해주신게 아니라 아들 편하게 살라고 결혼하기 몇 년전부터 해주신건데?
심지어 내가 원한 위치도 아니고 지역도 아닌데?
집 해주셔서 그나마 난 서럽고 짜증나도,
뉴스보며, 내앞에서 각종 여성비하발언 마구 하셔도
그냥 다 참고 있는건데?
너네 부모님이니 빚도 당연히 너가 갚아야지?
나는 우리 부모님한테 빚을 졌지 너네 부모님한텐 진적 없는데??
이런 생각이 듦.
물론 아들 편하게 살라고 해주신 집에 들어와 살면서 대출걱정 없이 살게 해주신 건 감사함.
남편 말대로 그 또한 빚이라면 빚이기에
백번 천번 양보해서
갚아야 겠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음
근데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거지 그게 왜 남편 입에서 나와????
같이갚자도 아닌, '내'가 너네 엄마한테??
주제 넘는 거 아님??
누가 효자 아니랄까봐......
효자는 악처를 낳는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음.
진짜 아주 좋은 시댁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평타는 친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애쓰고
또 초심을 잃지 말자고,
시부모님이 그래도 나쁜 분들은 아니다ㅡ라고 되뇌이며
나도 무진장 애쓰는데
그래도 힘들어요.
문제는 이렇게 계속 가다간 젤 괴로운 건 바로 나라는 것...
전에 글에도 쓴적 있지만
내 인생인데 당연히 내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한거라고 생각해요. 내 마음에 미움이나 혐오 감정이 있으면 당연히 젤 괴로운 건 저죠.
우리나라의 많은 며느리분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더 심한 문제도 겪겠죠.
그치만 그에 비하면 행복한거다ㅡ라고 합리화를 하는 건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요.
행복이 그렇듯 괴로움도 지극히 주관적인거라ㅠㅠ
나도 정말 현명한 여자가 되고 싶은데 그게 너무너무 어렵고 또 어렵네요.
시댁이 갈수록 더 싫어지는데 그와중에 남편은 엄청 효자고 참..ㅎㅎ
요즘은 정말 꼭 아들을 낳아서 이런
시댁문화의 악습?을 끊어내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마무리는......
며느리들 화이팅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