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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참하게 끝났습니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란디아1123 |2017.03.30 16:59
조회 2,166 |추천 0
전 동성애자인 20대 남성입니다.

최근 제게 다가온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의 이야기를 한 커뮤니티에 올리며 조언을 구했는데

너무나도 비참하게 끝나버렸습니다...

그 글을 시간순으로 여기 다시 올리겠습니다.

저를 욕해도 좋으니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한 마디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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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첫 게시글



쓰기에 앞서 전 게이이고 친한 동생 역시 남성(정체성 불명)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정말로 실화입니다ㅜㅜ


3주 전, 대학 내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꽤 많이 취했다 싶어
잠깐 바람을 쐬러 나왔습니다

그러다 그 동생이 뒤따라 담배 피러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최근 여자친구한테 아무 감정이 안느껴진다느니 자긴 쓰레기인거 같다느니...

이런저런 한탄을 하길래 그냥 농담삼아 그럼 남자 사귀어

하고 드립을 쳤는데 갑자기 형 키스해도 되냐고 묻더군요

근데 이것도 드립인줄 알고 하시던가 했는데

진짜로 술김에 키스를 했습니다...대학가 대로변에서ㅡㅡ


아오 근데 저도 진짜 흑역사 제조기라 그 자리에서 개한테

사귀자고 고백을 했습니다...고백 멘트는 들으시면 뇌세포가 파괴될 위험성이 있기에 적지 않겠습니다ㅜㅜ

아무튼 그러자 그 친구가 조금 고민하다가 자기는 연애를 해도 항상 금방 식어버리고 그런 내 자신이 회의감이 든다하고, 그리고 자기는 이성애자에 더 가까운 거 같다며
차였습니다.

웃긴 건 이렇게 차이고 다음 날 제 자취방에서 같이 일어났습니다 ㅁㅊ

그리고 어제의 흑역사가 떠오르면서 온 몸이 부르르 떨렸는데
혹시나 싶어 한 번 물어봤습니다 어제 기억하냐고

그러더니 조용히 끄덕이더군요. 그래서 서로 둘 다 어제 잠시 정신을 놨던 걸로 합의를 봤습니다.

아오 근데 그 이후로 이 자식이 조금씩 그렇게 느껴지는데 스스로 웃겨서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10대 소녀감성 폭발한 것 마냥 쓸데없이 조금 아련해져서 스스로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뭐 둘 다 성격이 이상해서인지 평소처럼 드립치며 잘 놀았습니다. 현재 같이 공연을 진행하는게 있어서 매일 보는데 의외로 어색함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공연 중에 제가 이 친구한테 긴장된 상황 속에 칼을 툭 던지는 게 있는데...화이트데이날 제가 개드립 본능이 발동해서 페레로로쉐 5개입 일렬짜리를 칼 대신 차고 있다가 던졌습니다ㅡㅡ;

근데 순간 저도 웃기고 개도 웃겨서 한참 웃다가 개가 이런 고백 처음 받아본다고 하는데 뭔가...음...뭔가 감정이 강해져서 앞으로 1일1고백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정말 각종 방법으로 1일1고백을 했습니다
.
연습하다 12시 지날뻔 할때는 카톡으로 초콜릿이라도 미리 보내놓고, 일부러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툭툭 선물을 던졌는데 엄청 기뻐하길래 고백성사여부를 떠나서 제가 조금 즐기게 됐습니다.

누가 보면 데일리로 삥 뜯기는줄 알겠지만...

그른데 오늘 새벽 술을 마시다 제가 조금 진지하게 2주만 먼저 사귀어보자 하니 그 아오 그 자식이 관계 안가지는 조건으로 1주 콜 하길래 일단 받아들였습니다

하 근데 얘가 만취해서 근처 모텔 데려와 자는데 진짜 아오 범죄자 될까봐 땅바닥에서 이 글 쓰는 중입니다 크헝

저도 연애 경험은 꽤 있지만 이런 경우는 진짜 처음이라

어쩌다 애랑 이렇게 됐는지...싶기도 하고ㅡㅡ;

애가 마음이 나한테 있는게 맞나? 잠깐의 정체성 혼란 아닐까 싶어서 불안도 하고...




앞으로 1주일 어떻게 맘을 얻어야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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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두번째



어제 싱숭생숭해서 새벽에 올린 글에 너무 많은 응원 댓글이 달려서 정말 감사했어요 ㅜㅜ

일단 그 친구는 여자친구랑 화이트데이 전에 헤어졌습니다.

저도 어쨌든 선배고 인간으로서 여자친구 있는 상태에서 그런 고백을 진행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헤어지자마자 고백 시작한 저도...참 이기적인 거 같네요...



일요일날 첫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일주일간, 육체적 관계 없이 라는 조건을 걸었기에...

설령 일주일 후 차이더라도 뭔가 추억과 경험이 될만한 걸 선물해주고 싶은데

어딜 가고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항상 가던 카페, 영화관 보다도 특별한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ㅡ ㅜ

일,월,화,수,목,금,토로 나눠서 하루하루 컨셉을 잡고

토요일날엔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획서를 만들어 제대로 다시 한 번 고백하고 싶은데

지니님들 도와주셔요 큽 제가 비록 준회원이지만 제가 다른 커뮤니티를 하는 곳이 없어서

지니님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ㅜ



참고로 그 친구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걸 좋아하고,

입맛이 약간 어린애 같아서 콜라, 햄버거, 피자, 초콜릿 등을 엄청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걸어다니고 여행다니는 것도 좋아하는데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혼자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 정도 ㅡㅡ;

그리고 술도 딱히 좋아라 하지는 않습니다...

아...또 오늘 한 말이..."형 저한테 너무 시간,돈 많이 쓰지 마요. 전 그런게 고맙다가도 부담스러워요" 라더군요

후 ㅡ ㅜ...


도와주세요 지니님들!

중간 중간 꼭 보고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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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세번째



오늘 아침 너무 힘든 일을 겪었습니다.

제가 너무 쓰레기 같고, 어떻게 다시 돌이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아는 동생과 썸을 탄다는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저도 남성이고 그 친구도 남성인데, 저는 확실한 게이이고, 그 친구는 정체성이 조금 모호합니다.


몇일 전 그 친구가 저한테 사실 동정심에 만나왔다고 말을 해서

너무 큰 충격을 받고 그 친구한테 욕지거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동안 너무 심란하고, 나 혼자 뭘 한건가 싶고...그 와중에 이 친구한테도 내가 못할 짓을 한 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날 이 친구를 먼저 붙잡아 용서하고, 서로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밥 사주고, 술 한잔 하면서 못했던 말들을 다 했습니다.

사실 제가 요즘 건강이 좀 안 좋아서 조만간 입원을 해야하는데, 그런 이야기들 이런저런 이야기들...하면서

그러더니 오늘 하루 같이 있어주겠다고

그리고 오늘 하루 같이 모텔에 가기로 합의를 보고

근처 모텔로 이동했습니다.

저번에도 그랬듯이 이 친구가 먼저 오픈해오지 않는 이상 건드리지 않는게 예의이고 도덕이라 생각해서

그냥 어깨만 기대고 잤습니다.



문제는...새벽에 이 친구 카톡소리가 너무 울려서 잠이 깼는데

보면 안됐었는데...그만 카톡 내용을 봐버렸습니다.

같은 공연팀 중에 한 명이었던 여자애 한명이 있습니다.

저 역시 너무 친하고 아끼는 후배인데, 평소에 둘이 약간 썸이 있어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목격담이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는 있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주변인들에게 제 정체성을 오픈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친구도, 그 여자아이도 다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한테 말했었습니다. 둘이 사귀어도 정말 괜찮다, 네 감정이 가는 쪽으로 행동하라고.

정말로 정말로 괜찮으니까 둘이 무언가 있는 거면 내게 얘기를 해달라고

근데 둘다 항상 너무 극구 부인했습니다.

절대 아니라고, 동생일 뿐이고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느니...그 누나랑 사귈리가 없다느니


이 친구랑 1주일 동안 먼저 만나보기로 한게 일요일부터였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저녁 11:50분, 뭔가 석연치 않아 마지막으로 그 여자애한테 물어봤습니다.

10분 후면 그 친구랑 1주일간 만나보기로 했는데, 정말 뭔가 없는 거냐...조금이라도 있다면 난 빠지겠다.

근데 정말 없다고... 그리고 12:00가 되는 순간 그 남자애는 앞서 말씀드렸듯 절 동정심에 그랬다며 거절했습니다.


어쨌든 그 남자애를 용서하고, 술 한잔 하고, 모텔 와서 잠을 자다 카톡을 봐버리고

그 둘다 저한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온 것을 알아버렸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밤에 다시 불을 키고 그 친구한테 말했습니다. 카톡을 봐버렸다고...

그러더니 그 친구가 점점 위축되더니 갑자기 덜덜 떨기 시작하더군요.

죄송하다고만 하면서....


근데 그 모습이 너무 이상할 정도로...떨어서 심지어 연기인가 싶을 정도로...

쏘아붙이는 걸 그만두고, 용서할테니 잠이나 자라고...아무한테도 말 안하겠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그러더니 몸을 덜덜 떨면서 저한테 갑자기 안겨오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그 친구가 제 고개를 팔로 당기더군요. 그래서 입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키스해도 되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쓰다듬어도 되냐고 하니 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삽입까지는 가지 않았고, 그 전에 전희 단계에서 이 친구가 갑자기 너무 떨기 시작하길래

왜 그러냐고, 무섭냐고, 무서우면 당장 그만두겠다고...

근데 아무말도 없이 덜덜 떨길래

그래서 그만뒀습니다...

그러더니 그 친구가 갑자기 일어나서 너무 무섭다고 제가...너무 무섭다고 제발 집에 보내달라고...

아...그 말과 표정이 너무...너무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아서

집에 보냈습니다...신고를 해도 되고 날 평생 안보고 욕해도 좋으니 제발 정신 차리라고만 말하고

지금 전 뭘까요. 범죄를 저지른 걸까요...

나름 한 단계 한 단계 물어봐가며...배려했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상처받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니...제가 너무 쓰레기 같습니다.


방금 성폭력 상담센터에 제가 어쩌면 가해자일지도 모르겠다고 상담까지 했습니다.

근데 이건...피해자가 중요하고 듣기엔 둘 사이의 관계 문제로 보인다고 하는데...

아 어떡해야 될까요 그냥 그 친구가 그렇게 덜덜 떨던 모습이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평생 그 친구를 못보고, 어떤 짓을 당해도 좋은데 그 친구를 어떻게 케어할 수 있을까요

다시 그 친구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정말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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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네번째




어제 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친구를 찾아가서 털어놔도 덜덜 떨리는 손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저 아침에 울먹이며 절 바라보며 무섭다고 한 그 친구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아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저를 속여왔다던, 그 친구와 비밀리에 관계를 가져온 그 여자 후배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미안한데 카톡을 봐버렸다고.

그러니 속여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길래 그것보다도...그 친구가 지금 그런 상태인데

내가 화를 내야되는건지 사과를 해야되는건지 어떻게 해야할지...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연락을 해보니 통화를 정지시켜 놨다고 하더군요

카톡으로 간신히 연락이 되서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만나고 왔는데

이 친구가 너무 불안해한다고,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중에 괜찮아지긴 했는데 한동안 상담 받으러 다닐거라 했다고 하더군요

아 너무 가슴이 아파요 미칠거 같습니다. 그 친구의 웃는 모습이 좋았었는데 울면서 공포에 질린 표정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지 않은데, 전 다가가면 안될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침대에서 내게 다가오고 몸을 허락한 건 날 속였다는 죄책감과 저에 대한 동정심 때문이었을 겁니다.

사실 2주전 림프종 2기 선고를 받아서 공연을 하는 내내 너무 힘들었습니다. 작년 여름 쯤에 생긴 혹인데 방치하다 최근 좀 커져서 검사해보니 림프종이라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예전에 이 게시판에도 관련 고민을 올린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공연 끝날때까진 숨겨왔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이 친구랑 1주일만 사귀면서 뭘 해줄수 있을지 고민하며 그래도 버틸 수 있었는데 동정심에 사귀기로 했었다는 그 한마디에 너무 많은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근데 이렇게 원망하고 끝내면 투병생활 하면서도 한이 될 거 같아서 날 피해 도망치는 그 아이를 잡아 내가 욕심부려 미안하다 사과하고 용서했는데...

그 아이가 사실 날 끝끝내 속이고 그 여자 후배랑 그런 관계였다는 걸 알아버렸을 때도 뭔가 너무 가슴이 아팠지만 알겠다고 괜찮다고 하고 넘어갔는데...

그 이후에 그 친구가 나에게 안겨 몸을 허락한 건...병 걸린 나에 대한 동정심과 죄책감 탓이었을텐데, 내가 아무리 괜찮냐 물어본들 괜찮았을리가 없는데

아 너무 후회되고 또 후회가 되고 미칠거 같습니다

설령 다신 대면 못하더라도 다시 환히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내가 트라우마로 남았다면 피할테니 제발 다시 밝은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날 고소해도 괜찮으니 그냥 제발 어제 아침의 그 표정 만큼은 안 지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멀리서라도 지켜볼수 있는 순간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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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없습니다 맹세코

요즘 그 친구가 너무 걱정되고 그 마지막 표정이 잊혀지질 않고

내가 없어져도 좋으니 제발 웃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어제 그 여자후배를 만났습니다.

화가 안나더군요.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습니다.

개인적인 관계라 계속 숨겨오고 부정한 거고

제가 그 친구랑 만나게 하기 싫어서 일부러 메시지도 전달

안했다고 합니다.

상처입은 건 알겠지만 잘 못 한지는 모르겠다길래

그냥 알겠다고 그 친구나 잘 달래달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다가도

너무 미안하고 걱정되고 죄스러워 미칠거 같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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