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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성격... 극복할 수 있을까요?

새댁 |2017.04.09 07:06
조회 401 |추천 0
곧 결혼 2년차 워킹마눌입니다.

좀 예민한 편이지만 인내하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를 쌓기도 하는 성격입니다.

가령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행인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려도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네요 하하

네네. 완벽주의자입니다.
철?이라는 게 들고부터 도덕적으로 법적으로도 나름 완벽하게 살았습니다. 융통성이 좀 없는 편입니다.
몇년 전 연말에 택시를 기다리면서 수십팀이 제 앞으로 달려나가 얍삽하게 택시를 잡아도 저는 새치기를 결코 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켰더랬죠.
밤 11시정도였나? 그때부터 택시를 잡기 시작했는데 새벽 3시경에 겨우 타고 집에 들어왔죠.




사실 제 결혼이 신중하지 못했긴 했습니다.
결혼은 타이밍이라고 하죠?
오랫동안 고시생을 뒷바라지 했었는데 (심지어 그 남자는 공부도 열심히 안했다는...)너무 지쳐서 포기하고 있을 찰나 남친이 있다는데도 죽자사자 쫓아다닌 현 신랑과 한 3개월 짧게 연애하다 결혼까지 골인했습니다.
사실 연애할 때 이미 전 직감했습니다. 아마 좀 더 만났더라면 무조건 헤어졌을 거에요.

헌데 너무 정신없게 결혼준비가 시작됐고... 결정적으로 시부모님께서 그림같은 분이셨습니다. 전 사실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 아닌데 시어머님께서 그 아픈 구석을 전부 보다듬어주시고 사랑을 쏟아주십니다. 시댁식구들 한결같이 너무 좋습니다.

다만 문제는 남편이었습니다.
성격이 착하고 호탕하며 긍정적이고 단순합니다.
저도 못되거나 꼬인 성격은 아니지만 예민하며 스트레스를 자주 받기에 안맞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허나 그것도 찰나.

신랑은 결혼전부터 거의 살다시피 하던 당구장에 여전히 살았더랬습니다.
일주일에 7일.
새벽 3~4시는 기본이고 주말엔 다음날 오전에 들어오기도... 게다가 꼭 술에 취해 들어왔습니다.
전 덜컹 했죠.
이결혼 잘못됐다며...

신랑은 결혼후 한달도 채 안돼서 말싸움 도중 홧김에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전 학원업을 합니다. 그때가 재작년 7월...
올해 2월까지 거의 놀다시피 했습니다.
가끔 일용직을 하러가서 몇십만원 벌어오기도 하고 돈내기 당구를 많이 쳐서 몇십만원씩 따기도 (잃은 것은 이야기를 안했겠죠) 했습니다만, 거의 본인이 쓰는 정도 (그것도 아주 가끔) 만 해결될뿐 가정을 유지하는 생활비, 시부모님 용돈 선물 조의금 등 모두 제 몫이었죠.

많이도 싸웠습니다.
이혼얘기도 여러번 오갔습니다.
평소 너무 FM대로 살아온 저에게는 용납하지 못하는 일 투성이였음에도 제 평생 동반자가 될 신랑에게 정말 많이도 양보했습니다.

저는 점심시간 전에 나가서 밤 10시나 11시에 퇴근합니다. 주말에도 일하러 가는 날이 많고 특히 입시철인 9월부터 3월까지는 명절에도 못쉽니다.
근데 집에 들어오면 항상 집안은 난장판 (신랑은 청소를 할줄 아는 DNA가 없었습니다)이었고 당구치다 저 자고 있을 때 술취해서 들어오곤 했죠.
신랑은 하루종일 자다가 배고프면 음식을 시켜먹고... 또 나가거나 뭐 그런 일이 반복됐습니다.

전 시집 올때도 여자쪽에서 할 모든 비용을 부담했을만큼 물려받은 게 1도 없는 여식이라서 절약이 습관화돼있습니다.
사실 원래대로의 제 예민한 성격을 그대로 표츌한다면 한 30번은 더 쓸수 있는 치약을 그냥 버리는 걸로도 잔소리를 했겠지만 그때 제 생각은 '큰 불부터 끄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분은 일일이 다 참았고 당구장, 그리고 술. 그것만 줄이게 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술은 마셨다 하면 자재를 못해 필름이 끊겨 들어오니까요.




신랑과 제가 극단적으로 안 맞는 부분은 한도끝도 없습니다.
전 너무 아끼고 신랑은 세상물정을 모릅니다.
실업자인 상태에서의 신랑은 친구들을 만나면 술을 쏘기 일수였습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얻어먹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려울 때는 만남 자체를 갖지 않으려 하며 술은 원래 거의 안먹고 담배도 피우지 않습니다.
안방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신랑, 아침밥 먹을때도 반주로 소주 한병씩 비우는 신랑과는 좀 많이 다릅니다.


너무 할말이 많은데 다 옮기기도 쉽지 않고 폰으로 쓰는거라 손도 아파서 이제부터 핵심만 이야기하자면,

올해 2월에 가정법원 가서 이혼신청하고 오자는 제 말에 신랑이 정말 진심이라고 생각했는지 당구장을 끊었습니다. 술도 필름이 끊기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당구장을 가끔 갑니다. 거기가 아지트였어서 그런지 가서 술도 가끔 마시고 옵니다. 다만 당구는 치지 않는다 합니다. 전 신랑을 믿습니다.
그리고 타일기술을 배워 요즘 현장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 제게 생활비를 주진 못했지만, 새벽부터 서울서 경기권까지 일을 가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중고차도 한대 사주었습니다.


근데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는 걸까요?
가장 중요한 불을 끄고 나니 나머지도 고쳐주고 싶어졌습니다.
주 3회 가량 쉬는데 쉬는 날 너무 나태한 것.
여전히 매일 외식이나 밥을 시켜먹으려고 하는 것.
제가 요리를 못해서일까요 ㅠ

근데 요즘 시대에 남자가 쉴땐 남자가 살림하는게 이상한가요. 전 요즘도 일요일 반납하고 일을 하니까요.
신랑이 실업상태일때도 집안일 도와주라고 하는 문제로 옥신각신 많이 다퉜습니다.
이젠 같이 일하니 살림은 오로지 제 몫이 됐죠.
그래도 많이 변해서 설겆이는 잘 도와줍니다.

친구들 혹은 당구장 멤버들이 새벽 3시에도 넘게 전화를 하면 뛰어나갑니다.
전 조용조용 달래듯이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해보라고 하기도 하고...
그리고 제가 아직 몇년차 안되서 그런지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지 볼일 보고 변기에 심하게 묻어있을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제가 수십번을 불러서 샤워기로 한번만 물뿌리면 끝난다고 이야기를 해도 안고쳐집니다. 포기했지만 스트레스는 번번히 받습니다.

거실 전등이 나간지가 오래입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갈아주질 않습니다. 태생 자체가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자 스타일이니 부탁을 빨리빨리 들어줄 리가 없습니다. 오늘 제가 직접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안전기를 주문한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도 이랬죠.




정말 궁금합니다.
이런 크고 작은 것들 그때마다 이야기하시나요?
아니면 그냥 참고 넘기는지요?
제 예민한 성격이 둔감한 신랑을 스트레스 줄수도 있지 않을까요?
부부상담도 받고 있는데 저는 진지한데 신랑은 진지하지가 않네요 ㅠ


이런 일들을 많이들 겪으실텐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심리상담을 받아서 예민한 성격을 좀 바꿔보려고 하는데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될지,
아니면 진짜 제 행복을 찾아서 아이가 생기기 전에 헤어져야 하는 건지...
제가 행복하지가 않아서 그럽니다. ㅠㅠ
진짜 열심히 살고는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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