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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신지 두달째 글쓴이입니다.

방탈죄송 |2017.04.19 20:16
조회 15,924 |추천 83

안녕하세요.
글을 올린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사실 그 글을 올리고도 많이 힘들었어요.
엄마랑 함께 한 추억들이 너무 행복했고, 무엇보다 저는 엄마를 너무 사랑했어요.
댓글들 덕분에 많은 위안이 된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너무 힘들어요.
엄마가 떠난 뒤 그 아름답기만 했던 벚꽃이 아직도 너무나 밉고 원망스러워요.
작년 봄도 그랬지만 이번 봄은 특히 너무나 힘들었네요.
비가 온 뒤 벚꽃이 다 지는 게 올해 가장 큰 위안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극복을 못한 것 같아요. 진짜 너무 슬퍼요.
이제 대학 신입생이라 여기저기 술자리도 나가고 미팅도 나가본 적이 있는데 자랑할 사람이 없어요.
시시콜콜 학교에 있었던 일들 얘기할 사람이 없어요.
저희 엄마는 얘기를 정말 잘 들어주시던 분이었는데 엄마만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요.
지구상을 찾아봐도, 내가 몇 십년을 앞으로 살게 된다 해도 아마 없을 것 같아요.
통학을 하는 동기들이 통금 시간에 엄마에 대해서 불평을 하면 저는 가슴이 쿵 해요.
집에 엄마만 계신다면 저는 언제든 집으로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정말 엄마 붙잡고 계속 어디도 못하게 안기만 할 것 같아요.
저 종교 안믿는데 교회 나간지 오래 됐어요.
엄마 제발 다시 나한테 보내달라고, 그것도 안되면 엄마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아니면 엄마가 내 꿈에 찾아오게 해달라고 그 기도 할려고 나가요.
그런데 엄마를 보낸 뒤 지금까지 저는 그런 사람 만난 적도 없고, 맨날 엄마 그리워서 울면서 살고 있어요.
이렇게 일찍 갈거면 그렇게나 좋은 분이지 말지.
왜 그렇게 세상에서 한 없이 좋은 분으로 내게 보내주셔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엄마의 나쁜 점을 생각해보고 싶은데 그게 없어요.
맨날 엄마 웃는 모습, 엄마가 다정하게 내게 얘기해주던 모습, 안아주던 모습들만 생각나요.
엄마랑 가던 소풍이 너무 좋았고, 엄마랑 외할머니집으로 가던 길도 너무나 행복했고, 엄마랑 우산 쓰고 다니던 것도 모조리 다 좋은 추억들이예요. 이 추억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년이 넘는 지금도 엄마는 제게 아직도 선명해요.
정말 시간이 가면 제가 그래도 엄마를 보내드릴 수 있을까요.
이제는 엄마 생각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어지네요.
다시 한 번 제게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천수83
반대수2
베플dd|2017.04.20 03:08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 평소 배우고 싶었던 걸 배웠고 그리고 취업을 하게 되었어. 면접에 도착한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당연히 중년일 거라 생각했는데 나랑 같은 연도에 태어난 친구이자 사장이었어. 본업도 따로 있는데 그 본업도 꽤나 멋진 직업인데 자기 꿈을 위해 두 가지를 병행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신선한 모습이자 충격이었어. 그때 뭔가에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어. 그 친구가 너무 멋있어 보였어. 그에 반해 나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던 거야. 그 친구가 그전에 무슨 일을 했냐 물어봤는데 난 대답할 수가 없었어. 그냥 대충 아르바이트했다고 얼버무리고 말았지만 얼굴이 너무 화끈거렸어. 나는 자기 연민에 갇혀서 죽은 듯이 살았는데, 그 흘러간 시간 동안 내 또래들은 더 크고 힘차게 살아왔던 거야. 지금이라도 당장 내 인생을 정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날 박차고 일어나게 만들었어. 나도 이젠 행복해져도 될 거 같고 보잘 거 없는 나였지만 사랑해주고 싶었어.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들어 가는 중이야. 내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걸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게 아쉬워. 지금은 엄마라는 존재가 말이야. 멀리 다른 나라로 떠나버린 친구 같아. 그리워하기도 하고 좋았던 추억에 미소 짓게 해주는 친구... 그 친구 때문에 내 인생을 너무 허비한 거 같아서 가끔은 험담하기도 해. 참 나쁜 친구지. 준 사랑이 너무 커서 지고 가기 너무 벅차지만, 사랑받은 티가 나게끔 살자. 너의 행복을 응원할게. 절대 시간을 허비하지 마.
베플dd|2017.04.20 03:08
제발 부탁인데,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너 자신도 잃지 않기를 바란다. 과거를 찾으려 하지 말고 현재를 살렴. 자책하면서 네 행복을 버리지 마. 넌 웃어도 되고 사랑도 해봐도 되고 행복해해도 돼. 아직 어린 나를 두고 떠나간 엄마를 가끔 원망하면서 화도 내고... 엄마 때문에 너의 소중한 인생을 눈물로 허비하지 마. 시간은 정말 빨라... 너의 20대는 단 한 번뿐이야, 가장 예쁘고 좋을 나이에, 친구도 많이 만나고 웃기면 눈치 보지 말고 내가 웃어도 되는지 자문하지 말고 무조건 웃어. 시간은 약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거 알아. 맞아. 시간은 약이 아니야. 마음의 벽을 깨야 돼. 이걸 진작 알았다면 내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 거야. 10년이 지난 지금은 가끔 엄마 탓도 하고 엄마를 미워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어, 무조건 전부 다 내 잘못 같았던 그때와는 다르게 말이야.., 20살 때 엄마를 보내고 하루하루를 악몽 같은 삶을 살았어. 다정한 모녀를 보면서 뺏고 싶기도 했고 모두 엄마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기도 했고 말이야.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는데 이게 뭘 해도 안 채워지더라. 이 공허함을 말로 표현 못해. 행복해도 기뻐도 그 구멍으로 다 빠져나가버리는 거야. 평생을 이런 심정으로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싶어서 목도 매달아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살아 있네. 난 죽을 용기가 없었던 거야. 문고리에 매단 줄이 얼마나 버티겠어. 매일 밤 베개에 눈물을 퍼붓고 그거로도 부족해 수건 하나를 다 적시 고도 휴지를 찾곤 했어.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내가 엄마의 죽음에 일조한 것도 없는데 모든 게 내 탓 같았어. 웃는 거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못하니 정상생활이 안되더라. 9년을 그냥 집안에 갇혀서 가끔 아르바이트한 거 빼고는 바깥세상과 두절된 채 온갖 공상에 빠져서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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