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딸로 23년을 살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당신은 내가 크는 동안 내 삶에 벽돌 한 장 안 깔았으니 나는 우리 엄마의 딸로 살아왔다.
그래도 아빠라는 이름은 늘 유효했고, 늘 당신이 나에게 멋있는 아빠이길 바래왔다.
하지만 늘 내 기대는 당신이 산산조각 내버렸고 , 중학교3학년 엄마보고 차에 치여 죽을 년이라고 말한 당신을 본 이후 그저 한 집에 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저건 인간이 아니라고 그냥 쓰레기라도 생각하자 했다.
자기가 독하다고 말하는 바보같은 착한 엄만 돈도 안 벌고 그 돈도 못 빼가서 안달날 쓰레기를 그래고 품고 산다.
정확히 말하면 시끄럽기 싫어서 있는 듯 없는 듯 산다고 했다. 워낙 성질머리가 별나서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엄마나 나 둘 중 하나는 죽을 꺼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당신을 내보내지 못하는 엄마가 바보같기도 원망스럽기도 했다.
당신만 나가면 우리가족은 훨씬 행복 하게 살테니깐.
모든 원흉은 당신이다.
돈을 안벌면 뻔뻔하지라도 말지.
엄마가 해놓은 반찬을 당신보다 적어도 30살은 어린 나보다 더 먹을려고 악착같이 대드는걸 보면 입맛이 뚝 떨어진다.
집에서 놀며 지방 ( 안방이지만 혼자쓴다) 만 청소하는 모습에 정떨어지며
밥 때가 되면 엄마랑 내가 다 차리고 한참이 되서야 느그적 거리며 나와서 밥을 쳐먹는 모습에 진저리가 난다.
과자조차 혼자 숨겨 놓고 먹는 당신을 증오한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까. 저렇게 무능력하고 자기밖에 모를까.
주변에서 착하다 .바르다. 싹싹하다 좋디 좋은 말을 다 듣는 나였지만, 당신얼굴만 보면 표정이 일그러지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제는 얼굴조차 쳐다보기 싫어진다. 이중적인 내 모습에 나 조차 싫어질 지경이다.
당신에게 시달린 세월에 난 내가 좀 더 빨리 크지 못한것을 원망하며 자라왔다.
2009년에 엄마가 아파서 하혈하며 쓰러질때 23살이지 못했을까...
2005년 말 싸움 하다 엄마를 주먹으로 때리는 당신을 보며 왜 책상밑에 숨는 초등학생이였을까...
당신이 도박하는 거 같다는 걸 생각에도 쫒아가볼까라는 생각도 못할 만큼 난 어렸을까...
더 많은 순간들에서 나는 항상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당신이랑 엄마가 만났던 그 순간으로 가서 당신을 죽여 놓고싶었다 내가 태어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러고 싶었다.
자기 딸은 똑똑하길 바래서 대학교에 꾸역꾸역 보낸 나의 엄마의 맘을 알기에 매번 성적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 곧 취직을 앞두고 있다.
20년 가량을 엄마 혼자 일해도 거지같은 월세방을 못 벗어났다. 여기 보증금을 당신이 다 가진다 해도 당신을 떼놓을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할거 같다.
취직해서 우리 가족이랑 떠날꺼다. 당신은 찾지도 못할. 늙어서 길바닥에서 죽었다해도 모를만큼 멀리로.
자식이 부모을 선택하지 못하는 삶이라 너무 고달펐지만, 엄마 덕분에 사람답게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무릎도 치료하고 좋은 화장품 쓰면서 나이 들게해주고 싶다. 적어도 당신이 준 상처를 덮을 만큼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