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41살 남자입니다.
가끔 들어와서 읽어보기만 하는데 처음으로 적어보네요ㅋ
요즘 헬조선이다, 답이없다, 이런 얘기가 많은데 그렇다고 앉아서 투정만
한다고 해결될것도 아니고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좀 쑥스럽네요
일단 저는 한양대 화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당시에 토익도 670 이었고요,
졸업 평점이 2.1 이었습니다ㅋㅋ 학사경고도 받은 적 있습니다. 학과 공부에 관심도 없었고 잘
못했습니다. 주변에서 대기업 대기업 거려도 저는 갈 생각도 못했습니다.
돈은 벌어야겠고, 중소기업을 알아봤는데 어느 회사가 좋은지 알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다른 사람은 구직 사이트에서 알아보더군요, 그것도 철저하게 연봉
기준으로 말입니다. 자기 능력은 간과하고 연봉만 쫓아가는 사람들 많죠, 대기업 대기업 그러는
것도 같은 이유일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다닐 회사를 찾았습니다. 졸업하고 2달정도 놀고 구직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저는 구직사이트를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영등포 문래동, 안산공업단지, 남동공단, 부평청천공단, 효성동, 시흥 공업단지, 고잔동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좀 미련할수도 있는데, 걸어다녔습니다. 차가 없었거든요 ㅋ
다니면서 건물보고 간판보고 뭐하는 회사인가 찾아보고, 이것저것 많이 구경했습니다.
제가 다닐 회사이기 때문에 남의말 듣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근데 돌아다니면서 느꼈는데, 저는 딱 두가지로 나뉘더군요, 마당이 깨끗한 회사랑 더러운
회사 입니다. 일단 자재가 지저분하게 있고, 쓰레기가 많은 회사는 아웃시켰습니다.
그렇게 한달 반 정도 맨날 돌아다닌거 같네요ㅋ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할짓 없었던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회사가 보였습니다. 건물이 맘에 든게 아니고, 회사의 아이템과 직원들 표정이
좋았던거 같네요 그 당시에는 ㅋ
전화를 해보니 관리부 경리가 받더라고요, 입사를 원한다니까 관리부 부장과 통화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일단 와보라고 하더군요. 참 무계획적으로 움직였던거 같습니다. 사람들이 좋아서
회사도 좋았습니다. 사장님이랑 면담하고 이력서 내고 참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취직이 되었습니다. 부서는 개발부고 초봉 2300 받고 들어갔습니다. 주변에 대기업간 애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입사하고 1년 반동안 현장에 있었습니다. 15명의 직원이 있고, 연매출이 30억 정도 나오는 회사 였는데, 저는 개발부 사원으로 제품 QC,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개발부는 저 혼자 였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에는 개발부도 없었던 거죠
맨날 그날이 그날인것 처럼 지나갔습니다. 연구 개발은 안하고 현장에서 일하고 지게차 잡고
퀵보내고 납품가고 공사도 하고, 진짜 이것저것 많이 한것 같습니다. 말이 연구개발이지 제대로
체계도 없이 몸뚱아리만 다닌거 같습니다.
회사 사정에 따라 연봉은 동결되기도 하고 200만원 오르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그러다 입사 3년차
때 결혼을 하고 2년뒤에 애기가 태어났는데, 막막하더군요. 와이프는 일을 쉬고 외벌인데 연봉이
3000만원 이었습니다. 뭐 아껴서 살면 살겠지만, 아기가 커서 뭐사고 싶다, 뭐먹고 싶다 했을때
맘껏 못해주면 답답해서 제자신이 미쳐버릴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님한테 불쑥 해외영업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정도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대졸직원은
저 혼자인데, dupont, BASF, 3M, 다우 이런 회사의 수백명의 연구진이 개발하지 못한 아이템을
제가 개발할 확률은 없어보였거든요. 사장님이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대학교 졸업시에는 토익670수준이었지만, 그래도 틈틈히 영어공부를 해왔습니다. 틈틈히라고
하기엔 열심히 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와서 미드보고 전공서적원서 읽고 5시간 정도는 꼬박꼬박
했습니다. 평균 침대에 눕는 시간이 2시반~3시 였으니까요.
회사에 가서는 해외업체에 메일을 보냈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보통 100통정도 보내면 10군데
서 읽고, 그중에 답장을 해주는 회사는 2군데 정도 됐습니다. 그래도 주구장창 보냈습니다. 답장
도 보내면서 말이죠, 근데 참 웃긴게 물건을 구입하겠다는 연락은 칼같이 답장하면서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메일을 보내니 컨텍자체가 너무 힘든겁니다. 알리바바도 쓰고, 수출지원센터, 기관 등
참 많이 알아봤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터무니 없는 단가만 원하고, 러시아나 남미쪽에서 조금씩 연락이 되더군요.
아마 메일을 만통은 넘게 보낸것 같습니다. 간혹 전화라도 걸려오면 얼굴 시뻘게 지면서 받은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5년 정도 지나고 회사에 참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직원이 55명이 되었고, 연매출이
350억이 조금 넘었습니다. 자사품 수출도 있었지만, 대부분 에이전트 형식으로 무역으로 인한
수출이 생겼습니다. 제조회사에서 제조, 무역회사가 된 셈이죠. 제 직책도 부장이 되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제게 제시한 조건은 파격적이었습니다. 연봉 3억9천에, 월한도 500 법인카드,
통신비, 유류비 지원. 차량 지원까지. 사장님이 차한대 뽑아준다 하셔서 렉서스ES350 뽑았네요ㅎ
2년정도 있다가 저는 퇴사했습니다. 제 사업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전 회사와는 공생관계
입니다. 제가 수시로 가서 업무도 하고 미팅도 하고 그럽니다. 제가 만들어 놓은게 10 이면,
3정도 떼어서 나왔습니다.
지금은 직원 25명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직 분들께 형님, 누님하면서 지내고 있네요ㅋ
월수입은 시기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략 6000만원에서 7000만원 정도 가져갑니다.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할게 많으니까요.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보통 연봉 2억미만의
의사,변호사, 대기업 임원들이 그러는데, 자기들이 뭐 대단한줄 알고 우쭐대고 그러는거
많이 봤습니다. 사실 저도 대기업 다니는 분들에게 열등감을 많아 받았거든요. 심했습니다.
열듬감만 가지고 살면 그냥 패배자 밖에 안됩니다. 답이 없다, 헬이다 이런말만 하고 있으면
어느 누구하나 통장에 10원 꽂아주는이 없습니다. 결국 자기가 알아서 밥벌이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은 바닥에 떨어진 사탕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앞에 달콤함만 보고 몰려드는 일개미들
바글바글하죠. 하지만 경쟁에 뒤쳐지고 사탕이 없어지면 일개미들은 또다시 떨어진 사탕 찾기에
급급합니다. 반면 당장의 달콤함은 없어도 묵묵히 자기 갈길을 가고 나무를 오른 개미는 나무의
열매를 먹을수 있죠. 누가 음식을 떨어뜨리지 않아도 자기 갈길을 찾을 줄 아는 개미는 굶어죽지 않습니다. 표현이 좀 이상한가요 ㅋㅋ
두서없이 시작해서 이얘기 저얘기 정리없이 쓴것 같네요.
암튼 모두들 힘내시고, 다들 부자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