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수도 가까울수도 있는 정신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저는 정신병원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제가 보고 느낀걸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글이 너무 길어 싫은 분은 맨 밑의 요점 만이라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있던 정신병원은 장기입원 환자들이 많았지만 새로운 환자들도 종종 들어오는 곳이었습니다.
정신병원하면 늘 이야기가 나오는 폐쇄병동에서 일을했고,다양한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기억에 제일 남는 환자는 양극성장애, 다른말로 조울증을 앓고있는 환자였습니다.
처음에 입원할땐 욕하고 발길질을 하는 등 매우 폭력적인 상태였습니다.힘도 엄청나서 중재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람의 정신의 힘은 대단합니다. 그 체격으로는 상상도 못할 힘을 내곤 하죠)
그러나 입원하여 약물치료를 받고 상태가 매우 안정되어 퇴원하셨는데,얼마 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약을 먹기 싫어하여 복용을 신경을 안썼다고 배우자분이 그러시더군요.
다시 입원한 그 분은 이전과는 다르게 정신과적인 증상을 약으로 조절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더욱 힘들었습니다.
조금 상태가 괜찮아 지는 듯 싶자 배우자분께서 환자를 퇴원시키셨고,얼마안가서 또 돌아오셨습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었고, 반복될 때마다 입원기간은 길어지고 환자분의 상태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심각해져갔으며 약의 양을 조금씩 늘려봐도 쉬이 안정되지 않게되었습니다.
또다시 입원하셨던 어느 날, 배우자분께서는 다 나은 것 같아 약을 끊어봤었다.라고 하시더군요. 더이상 경악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처방된 약의 복용이 중요하단 이야기는 매번 드렸음에도 이러한 일이 반복되었으니까요.
환자분은 더이상 전에 보여주셨던 친절하고 따스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야기한 이 사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스고, 또 이정도의 상황은 드뭅니다. 하지만 복약을 임의로 중지하는 일은 솔직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요.정신과 약이 아닌 일반 약에서도요.
그러나 처방된 약의 지속적인 복용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비단 정신과 약만이 아닌 다른 약들도 그렇습니다. 혈압약, 당뇨약이 특히 그렇지요.
그 중에서도 정신과약은 규칙적인 복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말 중요해요.약으로 정신과적인 증상을 조절하고, 안정된 상태가 되도록 한 뒤,그 안정상태를 유지해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면 약을 끊어도 되지 않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예시를 들어볼게요.
우리의 정신을 '가스렌지 위의 냄비속에 들어있는 액체'라고 생각해봅시다.불 상태에 따라서그 액체가 차가운 사람도, 뜨거운 사람도, 끓는 사람도, 쉽게 끓어넘치는 사람도 있겠죠.
정신과적인 증상을 '끓어넘치는 상태' 라고 합시다.
계속해서 끓어넘치다보면 주변은 넘친 액체로 얼룩지고 냄비 속의 액체는 점차 줄어들며 고갈되겠지요.
끓어넘치지 않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하죠?차가운 액체를 붓거나, 저어주어야 하죠.그러면 끓어넘치던게 그냥 끓는 상태 정도로 됩니다.
그러나 아직 불(스트레스 원인)이 계속 켜져있다면또 다시 끓어넘치게 돼요.
그래서 지속적으로 차가운 액체를 붓고(=약물치료) 저어줘야 하는 것(=심리치료)입니다.그리고 불을 끄거나 줄이기 위해 스트레스 관리 또한 함께 하는 것이구요.
제가 한 비유는 모든 정신병에 들어맞진 않습니다.그냥 저 혼자 생각해낸 비유이고 위에서 이야기 해드린 케이스에 끼워맞춰본 비유이니까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그냥 제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제발,1. 정신과 약 복용중에 본인 판단으로 약을 끊지 말아주세요.약 복용은 처방대로 모두 잘 드시는것이 환자를 위해서도, 가족인 여러분을 위해서도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2. 만약, '약이 너무 독해서/강해서/쎄서 더 안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처방해준 의사에게 가서 이야기를 하세요. '이러이러한 모습을 보여서 난 이게 위험한 것 같다'고요. 처음부터 모든 의사가 딱 맞는 약을 처방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약을 써도 사람마다 효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거든요. 그러니 부디 임의로 약을 빼거나 줄이거나 중단하지 마시고 의사와 상담하세요!의사는 그러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환자에 대해 더욱 많은것을 파악하고 약의 조절을 더욱 잘 할 수 있을것입니다!
3. 그리고 필요해서, 증상이 있어서 정신과 약을 먹게 된 것은 현명한 판단을 하셨다는 뜻입니다.결코 부끄럽거나, 놀림받을 일이 아닙니다.누군가가 정신과약을 먹는 것에 대해 안좋게 생각하거나 비웃는다면그사람을 비웃어주세요. 무식한 사람이라고.
몸이 아프면 약을 먹고, 마음이 아프면 약을 먹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누구는 감기에 잘 걸리고, 누구는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 처럼마음도 같아요.사람마다 마음도 체질이 달라서같은 충격에도 크게 아프지 않는 사람이 있고,매우 많이 아픈 사람이 있어요.'누구는 멀쩡하다던데 너만 왜 그래?"라는 말은 무식한 말이에요.
마음도 컨디션이 안좋을때가 있고, 더 약한 부위가 있고 그런거에요.
그냥 문득, 이런 이야기가 하고싶어져서 써봤습니다.
법계정으로 입원도 더욱 힘들어진다는데
부디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과 그 가족, 주변인들이조금이라도 더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