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환갑이 넘으셔서 생각이 어떤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고지식하시고 나이도 많으신 분이거든요
결혼도 지금도 당시도 노총각인 마흔에 어머니랑 선 봐서 하셨고 돈도 좀 아끼시는 분이세요 (먹을 거에 아끼시진 않음, 그냥 돈 아깝다 정도)
말 그대로 검정고무신 세대이신데 진짜 그때는 학창시절
빵집에서 데이트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큰아버지는 월남전 참전용사시고, 아버지는 부사관 하사로 전역하셨어요
근데 할아버지가 사업하시고 가난한 집안은 아니셔서 기영이처럼 뭐 라면 크림빵 그런 거에 환장하고 그러진 않았어요 사남매라서 반찬다툼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남혐 여혐이 하도 기승을 부려서 아버지께 글을 보여드려 봤어요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라 두 쪽 모두요
요즘 이십대들 중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남녀들이 상당 부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하고 글을 보여드렸는데 아버지 말씀은 개념녀의 기준도 이상하고 그냥 좀 이상하대요
밥버거는 아예 모르셔서 그냥 도시락집 같은 거예요 했더니 돈이 없을 때 데이트에 그런 데 갈 수는 있지만 왜 그런 데를 맨날 가녜요 그냥 요새 식당들이 하나 둘이 아닌데 적당한 가격대 안에서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시더라고요
더치페이는 하는 사람은 하고 마는 사람은 말고 알아서 하는 거고 돼지국밥집은 ㅋㅋㅋㅋㅋ 아버지가 택시운전사셔서 일주일에 몇 번씩 자주 드시는데 기념일에 그런
걸 먹고 장난하냐고 하는 거에서 상황종료 됐어요
화장솜 이야기는 ㅂㅅ이냐? 에서 상황종료
아버지 눈에는 좀 이상하대요 굳이 남녀끼리 상대방을 그렇게 헐뜯어야 하냐고 그리고 왜 남성도, 여성도 굳이 그런 말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냐고요 세월호 때 오뎅 사건도 뉴스 보고 굉장히 분노하셨던 분이세요
그리고 말씀하시는데 저런 ㅂㅅ이 있으면 제정신인 사람 역시 있을 텐데 여성들도 무조건 욕하고, 똑같이 하는 것으로 남성혐오를 하는 것보다는 이성적으로 좋은 남자의 기준을 생각해 보고, 자기를 아껴주고 이해해 주는 남성을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하셨어요
요새 세상이 좀 그렇다니까 그냥 좀 과도기 같대요
자기 때도 안 그랬던 남성들의 인식이 점점 퇴보한다고도 하셨어요 저렇게 궁상떨면서 사귀느니 안 사귀는 게 낫다고
김영훈씨 이야기는 말하면 제가 욕먹을까봐 안 말해드렸어요...
아버지 말로는 사람이(남자가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셨음) 기본적으로 생각이 있으면 안 저러지 이러시네요
그리고 군대 이야기도 했어요 요새 남자들은 여자들도 군대갔으면 한다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여성들 욕한다고
부사관 출신으로 전역하신 우리 아버지가 그러시대요
"가고 싶고 체력이 되는 여성들은 부사관으로 가겠지. 노태우 손녀도 갔잖아."
" 그런데 넌 체력도 그렇고 워낙 몸이 약해서 신검에서 탈락할걸 합격한다고 해도 바로 첫날에 행군하다 쓰러져서 의가사제대 한다"
저 스트레스 심해서 일년에 대여섯 번 쓰러지거든요... 신경성 위염, 당뇨, 악성 빈혈, 심장질환이 있고요 당 쇼크도 있어서 학창시절에 종합병원이 별명이었어요
그리고 아버지는 관련 글을 유심히 보시다가
그렇게 여성이 군대를 가게 하고 싶다면 무턱대고 욕을 하지 말고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게 낫다고 하셨어요 물론 여성들도 무조건 모든 한국의
남성을 혐오하는 건 잘못된 거라고 하셨고요
아버지께서는 만일 여성이 군대를 가게 된다면 1~3급 현역이 아닌 보충역(공익)으로 복무를 하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6주 동안 총기
훈련 같은 군사훈련 정도를 받는 게 이상적인 방법 같다고 하셨어요
근데 사실 군대는 안 가는 게 낫대요 ㅋㅋㅋㅋㅋ 어차피 당뇨로 면제겠지만 아버지는 저 영장 나오면 데리고 도망가거나, 병역거부죄로 감옥 갈 거라고 하심ㅋㅋㅋㅋㅋㅋ 군 폭력이 지금도 그때도 매우 심각해서 처우가 완전히 개선돼도 보낼까 말까라고.....
그리고 이것과는 별개로 군 가산점 제도는 부활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군인들 월급도 올려주면 좋겠대요
그냥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현재 상태는 과도기 같고, 남혐, 여혐 모두 나쁘지만 돼지국밥이나 김밥천국, 칼 더치페이는 엄청 궁상맞고 이해되지 않으신대요.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