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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성추행 당한 기억이 성인이 된 지금 저를 옭아매요.

아파마음이 |2017.09.29 03:55
조회 1,136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2살 여자대학생입니다.
현재 휴학 중이고 내년부터 복학 할 예정입니다.

일단 방탈 죄송합니다. 저보다 경험 많은 분들의 조언이 나 충고가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늘 페북으로 눈팅 했던 곳에 처음으로 글을 써봐서.. 두서 없어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폰으로 새벽에 쓰는 거라서 오타, 띄어쓰기 잘못이 있어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자작 드립 치실 거면 나가주세요.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쓴 글 아닙니다.


제목에 쓴 것처럼 저는 아주 어렸을 때 성추행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언젠지 정확히 기억도 안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걸어다니면서 원하는 게 있으면 짧막한 문장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정도니까 한 4살? 정도 인 것같아요.

무튼 그때 동네에 친오빠(1살차이)와 함께 자주 갔던 비디오가게가 있었습니다. 요즘 디비디방이 아닌 비디오나 만화책 천원정도에 다 빌릴 수 있는 그런 곳이요. 근데 거기서 무슨 비디오를 인상깊게 봤는 지보다 그 가게 주인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기억이 아직도 제 가슴을 후벼팝니다.

너무 어렸을 때라 너무나도 무서웠고 이런 말들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 지도 몰랐고 그 나이에도 수치스러움을 많이 느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성추행은 한 두번이 아닌 상습 성추행이였고
주로 오빠와 함께 다녔습니다.
그 비디오방에 가면 주인새끼가 제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며 품에 반 강제적으로 안아들고
가게 안쪽에 있는 방으로 끌여들어가서 그 아저씨가 억지로 저에게 입맞춤을 하고 뉘여서 강제 키스를 했습니다. 몸을
더듬었는지 아닌지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 저에겐 입이
닿았던 그 순간이, 더러운 침과 혀가 숨도 못쉬게 누른 그 기억이, 짧은 인생을 살면서 제일 충격적이였으니까요. 이 부분만 약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물론 오빠도 많이 어렸던 때여서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던 것 같았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저도 당하면서도, 당하고 나서도 이게 무슨 상황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몰랐으니까요. 울음도 저항도 싫은 소리도 그 무엇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냥 정말 누가 쇠망치갖다가 그 작고 여린 머리를 여러 대 친 것 같았습니다. 방법을 알았으면 제가 지금까지도 이 상처를 안고 있을 리가 없었을테니까요.

여기서 제가 제일 원망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 아버지입니다.
아빠는 제가 그렇게 상습성추행 당한다는 사실을 아셨습니다. 근데 저를 보호해주지도 않고 경찰에 신고도, 그 아저씨에게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저를 위로해주지도 않았구요. 그냥 방치해뒀습니다. 지금생각해보니 제정신인가 싶은 게 오빠 아빠 제가 같이 어디 밖에 나갔다가, 오빠가 비디오 빌리고 싶다고 하니까 아빠는 우리 둘을 데리고 같이 갔습니다. 하...
어쨌든 들어갔을 때 이 아저씨가 저를 안을려 조차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도 제 기억엔 충격 받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니 받았었습니다.

늘 나만 보면 친근하게 부르면서(본인입장에선 이게 아직까지도 소름끼침) 안으려고 하는 사람이 왜 이번엔
안하지? 싶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아저씨가 나한테 여태까지 한 행동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하지 못할 행동이구나. 나한테 한 게 잘못된 행동이구나. 라는 걸요.

그때 당시 아빠의 행동에는 큰 변화없이 그 가게를 퇴장했습니다. 이런 아빠의 행동은 어린 제 가슴을 그 아저씨보다 눈치없이 비디오 빌리러 가자고 한 오빠보다도 더 미어지게했습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서 우리 집은 이사를 가게 됐고
이사 갔을 당시가 7살인가 됐었을 때 입니다.

이사 가고 난 후 아빠와 밤에 저녁먹고 자기전에 티비 보면서 얘기 할 틈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사오기 전 얘기를 했었겠죠. 아빠가 제게 반 장난? 식으로 장난 칠 때 일부러 익살 맞게 구는 억양 있잖아요 그런식으로 말했습니다. "너 그때 비디오방 기억나? 그 주인이 니한테 막 키스하고 그랬잖아~"

이말을 듣고 욱했습니다. 속에서부터 말로 형용 못할 감정이 (지금 생각하면 7살이 느낄 감정이 아닌 게) 끓어 나왔습니다. 제가 생일이 느려서 만 5세였을텐데, 그때 아빠 입에서 저 소리를 들었을때 박차고 뛰어나가서 떨어져 죽고싶었습니다. 수치스러웠습니다. 너무 미웠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터져나오는 울음 참고 용기내서 물었습니다. "그때 왜 아빤 신고 안했어? 왜 그냥 그 아저씨 냅뒀어?"

대답 가관입니다.
"그 주인 장애인이잖아 어떻게 신고해."

위에서 언급은 안했지만 기억나는 단서가 팔이 한쪽 없는 장애인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신체 부위에도 장애가 있었던 것같은데 자세히는 기억안나고 팔만 기억납니다.

이 말 듣고 나서 와.....x발 이 것도 아빠라는 인간인가? 나를... 알고서도... 어떻게.... 난 딸인데....
상처가 정말 컸습니다. 아직도 이때 아버지 대답이 선명합니다.


이 이후로 내가 나를 지키려는 본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들어가기 전까지 정말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아니 어쩌면 상처가 너무 큰 나머지 어렸던 때 이 큰 스트레스를 어찌 할 줄 몰라서 제가 의식적으로 '나만 잊으면 돼' 하면서 스스로를 세뇌 시킨 것같습니다.

문제는 제가 대학교 들어가고나서 남자친구를 사귀고 첫 키스를 하고 나서 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 첫 남자친구와 첫키스(인지아닌지도 잘 모르겠으나..그 비디오방 주인때문에)는, 기습키스였습니다. 네. 맥주먹고 약간 기분좋게 취했었을 때 남자친구가 그냥 술발에 해버린 겁니다. 막상 할 땐 너무너무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랑 어떤 무언의신호?도 없이 일방적으로 얼굴이 훅 들어온거니까요.

이 사건 후로 제 어릴때 그새끼 기억이 자꾸자꾸 생각납니다. 생각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떠오르고 길가다가도 떠오르고 책보다가도 떠오르고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수업을 듣다가도 혼자 열심히 공부하는 중간, 자기
직전 그 순간까지도 뜬금없이 훅 치고 들어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밤새 공부하다가 그때의 기억이 밀물 들어오듯이 훅 밀려들어와 미칠 것같아서 입니다. 비디오방주인의 더러운 입, 침,혀, 나를 안고 안쪽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 나를 눕히는 손. 하나하나 끔찍한 덩어리들이 매순간 저를 괴롭힙니다.

다른 생각, 좋은 생각을 아무리 해도 마음이 그때의 상처를 기억하나봅니다. 지워지지 않습니다. 없던 것처럼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할 수록 나만 힘들다는 거 내가 제일 잘 아는 데 버려지지도 않습니다.

그때 아빠가 신고 한번만 했고 그 주인새끼가 정당한 처벌을 받았다면 제가 지금까지 가슴 아려가며 힘들어하지 않을 겁니다.

아빠는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이 하나 밖에 없는 지 딸이 그 꼴을 당하는 것 보다 안타까웠나봅니다. 지금도 제가 이걸 기억하는지도 모르겠죠 자기가 겪은게 아니니까.

시간이 18년정도 지난 지금 그 주인새끼를 잡을 방법도 증거도 없고 심지어 그 주인새끼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도 모릅니다. 처벌은 당연히 못하겠죠.

혹시나 물어볼까봐 말씀드리지만, 엄마는 제가 4살정도였던 당시 아빠와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말다툼도 잦았고 제 눈앞에서 물건 던지며 싸우는 것도 봤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집안상황에서 말 꺼내는 게 정말정말 무서웠었습니다. 그나마 알고있는 아빠마저도 아무런 대처가 없으니까 오히려 말하면 안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가르쳐준 사람도 없었고. 마치 오줌 싼 이불을 숨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였으니까요. 이후에 이사갔을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완전 별거를 하셨습니다. 저와 오빠는 아버지쪽으로 따라갔구요.

지금은 또 집안 형태가 어찌어찌 굴러가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엄마에게 말해봤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오히려 엄마가 몰랐던 내 상처를 꺼내서 엄마에게 더 큰 상처를 줄 것 같아 차마 못 말하겠습니다. 혹은 그냥 잊고 살아라...이럴 까봐 겁도 납니다.

아무에게 말 할 수 없는 거라서 그런지 이젠 남자 만나며 사귀는 거 자체가 꺼려집니다.. 썸만 타고 조금만 스킨쉽해도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직 학교 2년 더 다녀야 하는데....

사회에 나가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교류하며 지내야 할 텐데...

지금 글 작성 하면서도 눈물나네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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