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노총각 신세를 면하고 이번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신부는 저보다 한살적은 친구죠. 친척동생 소개팅으로 첨 만났을때 그녀의 수수함과 속물근성이 없는 순박함에 반했습니다. 세상에 아직도 이런 여자가 있다는것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둘다 혼기가 꽉차서 만난지 3개월만에 상견례에 이르럿고 일사천리로 결혼이 준비되었습니다. 저도 나이에 비해 벌어논게 별로 없고 신부쪽도 검소한 집안이라 최소한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집을 구하고 신부측에서 혼수를하는 전형적인 구조였고 부모님들도 큰 충돌 없이 잘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네요. 이친구가 속물이 아니었지만 문제는 속세를 떠난다는겁니다. 저도 이친구 만나기전까진 보통남자들처럼 여친 쇼핑따라다니는거 귀찮아하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안보이던게 자꾸 보입니다. 결론만 말하면 보통남자인 저보다 자신을 가꾸는데 소홀합니다. 얼굴이 못생긴것도 아니고 무용을해서 뚱뚱하지도 않습니다. 일단 5년여동안 산 옷이 없을정도이며 속옷세트가 두벌이라고 확인 되었습니다. 더 살 생각은 없습니다. 특히 휴가가서 첫잠자리전 여자 속옷이 아래위 색이 다른건 좀 놀랐고(보통때는 그렇게들입지만 남자만날땐 세트라고 알고있음다)..그것마저도 색이 바랫습니다. 그리고 여자가 고대기 없는건 첨봤습니다. 제직장 부사수 20대후반 남자애도 고대기 있답니다. 그리고 떠밀리듯 미용실에서 비싼머리하고나서도 사무라이처럼 가운데로 묶습니다. 앞머리 내려오는건 못참습니다. 당연히 헤어는 질끈 동여맨 유관순누나 스타일에 샴푸냄새한번 안나는거보면 비누로 감는듯 합니다. 화장은 로션 스킨만 하고 바로 립스틱만 합니다. 근데 얼굴에 큰 기미...사실 검버섯 같은게 많아서 비비나 파우더를 했으면 하는데 본인은 로션만 사용할거랍니다. 그리고 키가 158정도에 상체가 발달했는데 힐은 죽어도 안신습니다. 제가 원피스랑 하이힐을 사줬는데 집에 고이 모셔둡니다. 불편하답니다. 웨딩촬영을 했습니다. 풀세팅하고나니.겁네 이뻤습니다. 제가 어디 드라이브가서 커피한잔 하자니까 화장이랑 머리 불편해서 빨리 집에 가겠답니다. 평소와같이 기름진머리 사무라이버전으로 묶고 검버섯이 드러난 화장기없는날 제친구가 운영하는 파스타가게 가잡니다. 전 쉬는날이라고 뻥치고 다른 파스타가게 갔습니다. 보통여자들과는 정 반대입니다.
이 모든 이유가 사실 집안 내력이었습니다. 장모님 역시 평생 화장이나 파마는 안해보셨습니다.
상견례때 저희부모님은 신부쪽 코디에 좀 많이 놀래셨습니다. 신부될 친구는 런닝같은 반팔 라운드티에 무릅밑으로오는 요상한 청치마를 입었습니다. 당연히 장모님과 신부는 화장은 안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나름 새옷줌마정장 사고 미용실가서 머리도 다시 볶고나갔습니다.
그냥 제 판단으론 처가집은 검소한게 아니라 쇄국정책을 펼친 척화파인듯 하고 신부는 다른이에게 이쁨받는법을 배운 흔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참 갈등됩니다. 저도 첨에는 수수해서 좋았지만...
이중인격자 같지만..몸에서도...머리에서도 그어디에서도 향기는 찾아볼 수없고 모든게 절간과 비구니 같은 처가와 신부...
바뀔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제가 포기해야 할까요?
ps/침대 25만원주고 산것 같은데 부서지진 않을까요?
식기는 다이소...결혼반지는 로이드에서 커플링 20만원안으로 14케이로 하자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