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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이 도박으로 빚을 졌어요.

도박 |2017.11.05 15:40
조회 7,641 |추천 4

남동생이 도박을 해서 빚을 졌단걸 알게 된건 약 일주일전이에요.

엄마가 미리 연락도 없이 서울로 오셔서 알게 되었어요.

오실 때는 항상 미리 연락하고 오셨는데

이번에는 소리소문없이 오셔서는 볼 일 보시고 본가로 내려갈때쯤 제가 보고싶어 전화하셨어요.

왜 오셨냐고 물으니 알지도 못하는 친척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러시고.. 횡설수설하시더라구요.

평소와 다른 느낌에 어디냐고 물어보니 지금 남동생집이래요.

촉이 와서 동생 또 사고쳤어? 하고 물어봤어요. 엄마는 아냐 부인하시고 또 다른말로 돌렸지만

알고보니...

네, 결론은 동생이 또 사고쳤습니다...

 

이번이 두번째에요. 핸드폰 불법 도박으로 인한 사금융 빚이...

첫번째는 남동생이 대학생때 한 번 그때는 몇 천만원 정도였고

지금 20대 후반이 된 동생은 약 1억원이 넘는 빚을 졌습니다.  

이자가 불고 불어서 더이상 돌려 막을데도 없어 동생은 sos를 부모님에게 쳤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동생이 사고친것 부모님이 다 막아주셨어요.

유럽여행가려고 한 푼 두 푼 모아둔 적금, 청약저축, 다 깨고  60대 초반의 연로하신 두분은 모아둔 돈이 이제 없습니다. 이제 딸랑 집 한채 그게 두 분의 말년의 경제활동에 유일한 의지가 되는거겠지요.

 

돈도 돈이지만요... 지금 부모님들 가슴에는 큰 못이 박히는거 같아요..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세요..

동생 자라면서 말썽 한 번 안부리고 지방에서 학교 잘 다니다 대학도 남들이 들으면 괜찮은 대학 들어갔어요.

그리고 동생 학비 다 대주었고, 생활비도 많이 주신건 아니지만 주셨습니다.

자취할 때 집도 구해주셨구요... 그냥 보통의 경제수준의 가정에서 돈 들어가는건 다 남동생을 위해 해주셨어요. 

물론 대학생 때 놀다보면 돈 부족하죠. 넉넉하게 주신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동생이 뭐가 부족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에 비하면 항상 더 해주셨거든요...

동생이랑 저는 6살 차이가 납니다. 저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이에요.

결혼할 때 부모님 도움 받아서 안가고 다 제가 돈모아서 제 돈으로 시집갔습니다.

대학교 때도 저는 동생에 비해서는 돈이 많이 안들어간 편입니다.

 

남동생은 집 한 채 아버지가 사주셨습니다. 아버지가 정년 퇴직하시면서 동생 언제 장가 갈지 모르고 직장을 계속 서울에서 지내다 보니까 동생 이름으로 오피스텔 한 채 사준겁니다.

미리 집을 해주신게 잘못인걸까요?

대학교 때 사고 쳤을 때 친척들한테 쉬쉬 했습니다. 아버지 체면도 안서고 어디 가서 얘기하기 부끄러운 일이라 조용히 사고 수습했었습니다. 동생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여기고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길꺼라 생각 했었어요.

그 때 쪽팔리더라도 박을 크게 깼어야 했나요...?


 

지금 동생은 20대 후반입니다. 낼 모레 30살이에요...

그런 동생을 붙잡고 학생 타이르듯이 타일러야 하는건지....

동생은 현재 백수 상태에요. 회사를 꾸준히 다닌 적이 없어요. 2번 정도 1년 안에 회사 시스템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야가 원래 이직이 잦은 분야이기도 해요. 스타트업 회사들도 많고 중소기업 취업은 금방 되는거 같더라구요.

우리는 동생이 더 좋은 회사 갈 수 있다 생각해서 그 결정 존중했습니다. 계속 다녀야 한다 버텨라 말하지 않았어요.

다 자기 살 길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한거라 생각했습니다.

계속  취직하겠다고 취업준비하는게 안쓰러워 동생 밥 사주겠다 연락하면 동생이 바쁘다는 핑계로 항상 피하더라구요.

알고보니 취업준비하면서 주식 및 핸드폰 도박을 다시 시작하게 된거 같더라구요. 어쩐지... 동생이 자기가 찔려서 제 연락을 피하고 있던거였어요.  

 

제가 엄마한테 얘기 들었을 때는 모든 상황이 마무리 된 상황이었어요...

은행권 빚과 동생 앞으로 된 집에 저당 잡힌거 해서 이제 약 5천만원 정도 빚만 남았어요.

그건 동생보고 앞으로 갚으라고 얘기하셨데요.

엄마는 속이 너무 답답해서 밤에 잠도 잘 못자니까 서울로 와서 동생 자취방에 들렀던거구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셨겠죠... 저도 그래요. 엄마한테 얘기 듣고 그날 밤 잠을 자는데 남편이 제가 주먹을 막 허공에 휘둘렀대요. 꿈자리가 사나웠던거죠...

아직 우리집 이런 사고 난 거 남편한테는 얘기 안했어요.

엄마도 얘기 하지 말래요. 사돈 볼 면목도 안서고 친정 흠 잡힌다고 하시네요.   

아마 엄마도 친척분들한테 또 얘기는 안하실꺼에요. 속을 털어놔도 정말 친한 이웃사촌 몇명한테만 풀어놓으시겠죠... 이상하게 피가 섞인 친적보다 남이 더 편할때가 있어요...

 

오늘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제가 동생 막 욕하면서 그 강아지한테는 아직 연락 한 번 안했다고 내가 화가나서 걔한테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엄마가 욕하지 말래요. 욕하는 소리도 듣기 싫고 너까지 이렇게 분해하는거 보니까 괜히 얘기했다 싶다구...  그냥 엄마 아빠 둘이 힘들고 말지, 너까지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울컥하시더니 울음이 날것 같으신지 전화를 끊으셨어요.

요즘 아빠는요... 정년퇴직하시고 할 일이 없어서 우을증 걸리기 일보직전이세요....

엄마는 몸이 부서져라 일하시고 아빠 시중들고 할머니 뒤치닥거리하고 몸이 세개라도 부족한 사람이에요.

엄마는 동생이 혼자 살면서 이렇게 사고를 치는게 자신들의 교육방법이 잘못 된거 같다고 가슴을 치면서 후회하고 있어요. 엄한 아버지 밑에서 동생 기를 많이 죽인거 아닐까..? 하면서.

 

온 가족이 너무 힘들어요. 근데 동생은 저한테 연락 한 번 없어요.. 자기 사고 친거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지도 알텐데 연락 한번 안하네요. 

엄마는 절대 동생한테 화내지 말래요. 엄마랑 아빠가 많이 화냈다고 하시네요.

사고친날 엄마가 울면서 동생 때렸다고 많은 마이너스 감정들이 소모되었고 걔도 아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꺼라고...

지금도 하루에 3번 정도 통화하면서 동생 상태 체크하고 있는데

너까지 그러면 걔는 미칠꺼라고....

엄마는 걱정된다고 하세요... 동생이 타지에 혼자 나가 살면서 이런 빚을 지고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리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될까봐... 막말로 자살이나 자해를 하게 될까봐 걱정인지 더이상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다네요...

우리 집안이 좀 감정이 욱해지면 다 부수고 자기 몸도 부숴버리는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그런 격한 집안이다보니까 엄마는 극단의 상황까지 생각하는거 같아요...

왜냐면 부모님이 갚아주시긴 했지만 그래도 동생앞으로 5천만원 정도 빚은 동생이 책임지고 갚으라고 남겨두셨거든요...

그것도 젊은 나이에 큰 부담일꺼라고 생각하시는거죠...

일부러 동생 파산 신청도 안하셨어요.  만약에... 정말 아주 만약이지만 이런 일이 3번째고 일어나게 된다면 그 땐 파산 신청하고 더이상 도와주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몰랐는데 파산 신청하면 기록이 남아서 취직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래서 동생이 젊은 나이에 취직도 못 될까봐 일부러 파산신청 안한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약 1시간 넘게 이 글을 적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돈이 있는 집이었다면 그까짓 빚 다 갚아주고 동생도 고생할 일 없었을 테고,

동생도 돈이 있었다면 도박따윈 안했을까..? 이런생각도 문득 드네요.

아마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갑자기 도시로 오니 도시애들하고 비교해서 자기 자신이 너무 없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꺼 같아요.

저도 도시로 취업해서 느꼈던 열등감, 외로움이 항상 있었거든요...

차라리 돈이 있어 도박할 돈으로 사업이나 하는게 나을지도.. 사업은 망해도 경험이라도 쌓지...

도박은 이건 뭐.. 주위 사람들을 황폐하게 하네요.

 

아직도 전 동생한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정신차리라고 화를 내야 할지...

부모님 말씀대로 화를 내지 말아야 할지...

제 가슴에는 화가 부글부글 끓는데 계속 참고 있습니다.

남편한테는 말도 못하고 엄한 신경질만 부리게 되는데 조금이나마 여기 털어놓고 참아보려고 합니다...

 

 

 

 

 

 

 

추천수4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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