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전에 6년간 아버지께서 외도를 했다는 톡을 읽었어요
그거 읽고 그냥 너무 마음이 안좋고 그래서..
솔직히 익명성이란걸 믿고 글을 쓰네요
저희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이혼을 하셨습니다
전 지금 어머니와 동생과 살고 있구요.. 아버지도 따로 만납니다.
전 지금 20살이고, 재수를 해서 곧 수능을 칩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선 제가 4학년때 이혼을 하셨고
이혼 하시기 전에 정말 많이 싸우셨습니다...
술만 먹으면 아버진 어머니를 그렇게 때리셨고
어린 저와 제 동생은 그저 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술이 문제죠...
아직 어리지만.. 그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일은
정말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아버지께선 도박을 끊지 못하셨고 엄마 몰래 만나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또 아는 친구들과 후배들은 얼마나 많은지 ...
정작 가족들 힘든 거 돌아보진 않고 힘든 친구 보증서주고 술사주느라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릴 때 부터 늘 일을 하셨습니다..
저희 어머니 기가 쎕니다. 왠만한 남자도 못 당해냅니다.
싸울 때 마다 어머니께선 맞는말만 하시고 욱하는 성격에 아버지는 못 참으시고
또 손찌검을 하시고... 불행한 어린 시절 보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학구열이 굉장하셔서 늘 쉬지 않고 일하시면서
제가 어릴 때 부터 공부를 가르치셨고, 저도 어머니의 열성에 늘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일곱살 때 어머니께서 암에 걸리셔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한 3년 정도 많이 고생을 하셨는데.. 그 일 때문이였는지 아버지께서 마음을 고쳐먹으시고
새마음 새뜻으로 저희 가족은 이사를 갔습니다..
그런데, 한 1년이나 됐을까요..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또 자주 싸우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집에 안 계시는 날이 많았고.. 어린나이에 그저 어머니 아버지 안싸우는게 맘 편해서
아버지께서 집에 안들어오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가 미울 뿐 이였습니다...
그렇게 이사간 지 1년이 안돼서 어머니와 저와 동생... 아버지와 이혼을 하시고
원래 살던 곳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처음이였습니다.. 그 아저씨를 봤던거...
아버지께선 또 어머니를 때리셨고 시퍼렇게 멍이 든 어머니와 저, 동생은
이사를 간 그 곳에서의 마지막 날 밤을 그저 부둥켜 안고 울면서 보냈습니다..
날이 밝고 어머니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했던 그 아저씨께서 저희집에 오셨고
저희 셋은 그 아저씨 차를 타고 원래 살던 곳으로 왔습니다..
외갓집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했고...
어머니께서 또 부지런히 일을 하셔서
중학교를 다니면서는 전세로 저희 세 명만 따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께서 저희집을 자주 찾으셨습니다..
그 아저씨도 이혼을 하고 자식이 있는 상태였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저희집에 자고 가는 횟수도 많아졌습니다..
솔직히 너무 불편했습니다... 전 막 사춘기를 겪고 있는 예민한 소녀였고
원망과 분노로 가득찼지만, 핏줄이란게 뭔지 ... 그래도 아버지가 살아계시는데
그 남자가 내 앞에서 아버지 노릇을 하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불행한 가정에서 자라, 전 친구들보다 조숙한 편이였고
내 마음에 있는 얘기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전 누구보다 밝았고 울지 않는 아이였지만 그 아저씨를 좋아할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10년동안 그 아저씨는 아직도 저희집을 들르십니다..
제가 재수를 해서 지금은 이 집에 있지만..
이제 곧 수능을 칠테고 그럼 전 대학을 멀리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동생이 걱정입니다....
아버지때문에 그렇게 힘드시면서도 어머니께서 이혼을 하지 않으셨던건..
오직 저와 제 동생 때문이였습니다..
어떤 어머니보다도 자식 사랑엔 일등이셨고 우릴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도 그런 어머니를 너무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아버지 노릇을 하기 시작한 후부터..
어머니에게 일순위는 더이상 저와 제 동생이 아닙니다..
동생이나 제가 아파도 더이상 관심이 없으시고..
다음날이 월요일이든.. 학교 시험을 치는 날이든...
그 아저씨 집에가서 이틀, 삼일 계시다가 오는 날도 허다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어머니의 인생이고 저와 제 동생을 위해서 자신 인생 희생할 필요 분명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섭섭한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렇게나 저를, 제 동생을 사랑해주시던 어머니께서
이렇게나 무관심해지시고.. 더이상 내가 어머니의 일순위가 아니라는 사실은
십년 가까이 저를 괴롭게,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이혼을 하셨고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사이고
동네사람들이 그 아저씨가 우리집을 드나드는 것을 수군거리는 것 보다도
더이상 어머니께 내가 아무런 의미나 희망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꼭 성공할겁니다..
어머니처럼.. 아버지처럼.. 실패한 삶, 살기 싫습니다..
두서 없이 글이 길어진 것 같네요...
그냥..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하기 힘든 부분.. 10년 넘게 혼자 앓고 있던 상처..
몇명이나 읽을지 모르지만 그냥 한번 써봅니다...
수능이 코 앞이고..
한번 치뤄봤는데도.. 요즘 잠도 안오고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되고 그렇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