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 들어오면 톡 댓글 처음부터 정독하면서 살짝 뜨끔하기도 하고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는 등 생생한 인생의 교훈을 얻고있는 20대 청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자친구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현명하고 경험 가득한 여러 의견 주시리라 믿습니다.
여자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다 대학 오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친한 친구로 지낸 시간이 대부분이라 저에겐 너무 의지가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둘 성격이 너무 다르다는 겁니다. 여자친구랑 알고 지낸 시절의 삼분의 일은 싸움을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시덥잖은 말다툼이 대부분이지만 서로 아예 등 돌릴 각오로 깊게 싸운 적도 다섯번 가량 있습니다.
이 다툼은 먼저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는 방법으로 해결이 되곤 했는데(거진 제가 사과하는 편입니다.) 이젠 잘잘못 그런 것을 가리는 것을 떠나 저희가 아예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 유지가 솔직히 지치고 힘듭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회피형 남자입니다.여자친구랑 이거 때문에 친구 시절부터 다툰 적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약속을 잡았을 경우 집안에 급한 볼일이 생기는 등의 피치못할 사정이 생기면 미안하다 사과하며 제가 취소할 때가 있는데 이것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중요한 사정이 아니면 저도 항상 여자친구를 우선 만납니다.
여자친구는 그럴거면 약속을 왜 잡냐고 가족이나 그 사정보다 내가 덜 소중한거냐고 책임감이 없다며 쥐잡듯이 화를 내는데 솔직히 여기에 뭐라 대꾸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공격에 말문이 턱 막히는데 여기서 또 왜 아무 말을 안하냐고 쏘아붙입니다. 취소하려고 한 경위를 설명하면 그건 니 사정이지 이상한 변명하지 말라고 비수가 날아옵니다. 애걸복걸 계속 사과하고 기분이 풀릴 때까지 설설 기어야 싸움은 겨우 일단락됩니다.
사과할 때도 진심이 안느껴진다 표정이, 목소리가 이상하다 갖은 태클을 걸고 심지어 자기는 오늘 기분이 너무 나쁘니까 한번 들어서 안풀리니 자꾸 하라고 하는 때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저도 사람인지라 자존심도 상하고 역지사지로 여자친구가 저랑 똑같이 약속 잡고 취소하거나 잘못했던 일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저는 살짝 화를 내긴 했어도 여자친구 말을 들어보고 타당한 이유다 싶으면 늘 군말없이 넘어가고 이해해주곤 했습니다. 나는 이해하고 넘어가줬는데 왜 여자친구는 저렇게 구는걸까요? 여성 톡커 분들 계시면 저 심리 좀 알려주세요. 자신이 잘못했던 일은 기억도 안나는지요?
가끔 참지 못하고 너도 저번에 그런 적 있잖아! 하면서 반격할 때도 있지만 본전도 못찾습니다. 그럼 그때 불만 얘기하지 그랬어 참으면 쭉 참지 왜 이제 와서 난리냐, 그리고 지금 현재 상황에서 너도 운운하며 지난 일 꺼내는 것은 안좋은 버릇이니 고치라고 호통만 듣습니다. 이건 저도 썩 좋지 않다고 생각해 고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말만 안꺼낼 뿐이지 다툴 때마다 상대방이 잘못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는건 멈출 수가 없네요.
그런데 여기서 지난 일 꺼내지 말라고 해놓고 다툴 때마다 여자친구는 이미 전에 사과 다 끝내고 지나간 일들을 계속 언급하며 듣는 저를 너무나도 괴롭게 만듭니다. 여기서 또 한마디 하면 그때 사과만 했으면 다냐, 이건 니가 잘못한 일이고 평생 들어도 넌 할말없다 이런 식입니다. 그렇게 아니꼬우면 너도 똑같이 하라는데 하... 전 괜히
그러면서까지 싸우기 정말 싫습니다.
저는 여자친구가 이중적이고 모순적, 이기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회피형이 저번에 욕 많이 먹던 것 보면 여자친구 입장에서도 저는 모르는 단점들 때문에 미칠 노릇이겠죠. 항상 저에게 섭섭하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하며 한달에 두세번은 먼저 화를 내니까요. 그런데 전 항상 솔직하게 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다 사랑한다 마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에게 이런저런 점을 고치라고 만날 때마다 항상 지적을 해왔습니다. 물론 긍정적으로 변화된 부분은 고맙기도 하지만 나 자체를 처음부터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수 없는지 서운합니다..
부러 여자친구에게 몇번 성격이나 말투 고쳐줬으면 좋겠다 넌지시 역지사지 식으로 조언한 적은 있으나 난 원래 그래, 어쩌라고 이런 반응 또는 그래 고칠게 해놓고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는 합니다. 저한테는 지적한거 한번에 못고친다며 화를 내곤 하네요...ㅎㅎ
그럼 또 제가 싹싹 빌고 무한반복입니다. 서로 동등한 관계가 건강한 사이라면 저는 제가 여자친구를 화내게 만든 일에 사과만 하고 그녀에게서는 미안하다는 말이나 고맙다는 감사인사조차 들을 수 없는 병든 이 관계는 정상적인걸까요? 둘이 이쁘게 만나기만 해도 아까울 시간인데 자꾸 걸핏하면 화내면서 사과와 보상을 강요하는 그녀에게 지칩니다. 점점 여자친구가 쓸데없고 사소한 계기로 화낸다고 생각하는 저도 싫고 그것을 눈치채고 왜 자신이 화내는 이유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냐, 왜 자길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냐고 닥달하는 그 상황도 겪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전 회피형 글에서 읽었던 댓글이 생각나네요. 회피형은 싸움과 스트레스 분쟁 상황에 취약해 피하고 싶은데 그의 애인이나 친구는 당연히 싸우면서 서로 맞춰가는게 정상인데 관계를 단절하려는 회피형 인간 때문에 복장이 터진다는...
싸워서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적다보니 저에게 유리한
쪽으로 쓰여진 것도 같은데 혹시 읽다가 기분이 상하신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여자친구나 제 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둘의 성향이 물과 기름같이 상극으로 다른거겠죠. 여자친구를 좋아해서 저 자신을 그녀에게 맞게끔 변화시켰는데 이젠 너무 지치네요. 이별을 고하고 싶지만 아직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없고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되어 자꾸 망설여집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 괜찮으시다면 소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