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신혼인데 겜만하는 신랑.. 정말 밉죠?

이연 |2004.01.29 15:03
조회 1,720 |추천 0

문득 제가 예전에 시친결에 썼던 글이 떠올라..

여기다 갖다 붙였습니다. ^_^;;

재미삼아 읽어주세요.

 

 

================================

 

물론 신랑마다 성격이 다르니..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희 신랑은 이렇게 잡히더이다.

참고만 하시길.. ^^;

 

------------------------

 

저도 그렇고

제 신랑도 그렇고..

둘 다 게임 무지 좋아라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저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신이 내린 능력이 있고

(이거 능력 맞습니다.  겜 좋아하는 사람에겐 쉬운 일이 아니지요)

신랑은 겜 하기 시작하면 눈이 돌아갑니다. 제 정신으로 돌릴래면 패야 합니다.

 

연애시절, 우린 금, 토요일밤이나 휴일 전날은 무조건 겜방으로 향했습니다.

그 동안 같이 한 게임이 몇이더냐.. 린2도 당근했구요.

그리고 일요일 오후나 평일 저녁에 집에 있으면 무얼하느냐.

컴터는 한대지만 듀얼쇼크(플스 조종기)는 두 개니까

플스 갖다놓고.. 그란, 파판, 수도고배틀, 큰북의달인, 진삼국무쌍, 천주, 이코.....

 

플스1시절부터 플스2, 컴퓨터까지 두루두루 섭렵한.. 저희는 그야말로 게임의 달인이었죠.

 

그러다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하기 전부터 겜방에 가는 일이 줄어들었구요..

주로 플스쪽으로 기울었거든요. 린2도 유료화되고해서.. *ㅡ_ㅡ*

 

 

 

결혼한지 15일쯤 지난 어느 날..

제가 토요일에 아프다고 하구선 잠이 들었는데..

이 인간이 잠이 안왔던 모양입니다. 몰래 일어나 게임을 한거죠.

 

자다가 제가 넘 아파서 끙끙 앓았는데.. 이 인간 겜 끝내구 자려다 앓는 저를 생각한답시고

"왜~ 우리 이쁜이 왜~" 함서 토닥토닥 두드려가며 달랬는데..

왜~ 하는 입에서 담배냄새가 흘러 흘러.. 자는 저의 코에 닿았던거지요.

 

저 개코인가봅니다.

신행 갈때두 비행기 안에서 잘 퍼져 자다가 밥 냄새 나길래 후딱 깨서 밥 받아먹었는데..

그 코가 어디 갑니까~

담배 냄새 맡구서 잠이 확 깨더군요. 화도 나고..

 

일어났지요.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아아아악!!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왜 그러는거냐고!!!!!"

자다깨서 화도 나고, 나 재워놓고 몰래 나가 겜했으니 열 받고.. 쇼맨쉽도 좀 발휘해야하니..

그 새벽에 아파트 떠나가도록 비명지르며 거실로 뛰쳐나가 플스를 하늘 높이 쳐들었습니다.

 

속에서 악마가 속삭입니다.

"던져버려.. 던져버려. 니 신랑이 또 게임하면 어쩔래?"   <-- 이게 왜 악마일까요?  

 

그러니 천사가 속삭이더군요.

"안돼.. 니 제일 친한 친구가 선물해준거잖어.. 그러면 못써. 게다가 너도 무쌍난무를 즐겼잖아"

 

전 착하니까 천사 말을 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말려줘야 이 놈의 플스를 내려놓지.. 말려주지도 않네요. -_-;

어쩔 수 없이 제 손으로 약간 내팽개치듯 던짐과 동시에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러면서 통곡했지요.

 

"으흐흐흐흐흐흑~ "

 

 

옆에서 보고만 있던 신랑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마누라가 발악을 하니

내가 정신병자랑 결혼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는 것 같더군요. -_-;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지금와서 관두면 더 이상하잖아요.

계속 했지요. 으흐흐흑~

 

몇 분 그렇게 바닥에서 허우적-_-;;;대며 발악을 한 끝에

정신을 챙기는 듯 일어나서 신랑을 보며 말했습니다.

 

"나가"

"....."

"나가라구. 안 들려? 나가."

"....."

"시댁에 가서 내가 쫓아냈다고 하든 말든 맘대로 해. 밖에서 자다 얼어죽든말든 나가!"

"....."

"그래. 아파 죽겠다는데 재워놓고 겜하니 좋든? 내가 자기전에 뭐라 그러든? 아프다 그랬어, 안 그랬어?"

 

 

울 신랑 그제서야 아프다는 게 정신병이구나.. 빌지 않으면 여기서 죽겠구나 싶었나 봅니다.

시키지도 않은 무릎을 꿇구선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그 말만 반복하더군요.

듣지도 않고 나가라는 말만 계속 했습니다.

참고로 이 방법을 쓸 때는 거의 미친년처럼 보여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천국의 계단에서 정서가 태화한테 소리지르는 것 처럼 하면 100점입니다)

 

 

그러다가 픽 쓰러졌지요.

바닥은 딱딱해서 아프니까 침대까지 가서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한참 누워있다가 스르륵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병원에... 병원에....."

그러고는 다시 쓰러졌습니다.

 

울 신랑은 겜도 끝내고 이제 슬슬 잠이 들 판인데..

그걸 쉽게 재워주면 됩니까? 전 몇 시간 잤더니 그래도 견딜만 하더라구요.

차 몰구 그 시간에 응급실을 찾아 헤맸습니다. 일요일 새벽 5시쯤이었죠.

겨우 하나 있더군요.

 

가서 진통주사 맞구 대학병원 가보라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약을 받아가지고 왔습니다.

얼굴과 목이 임신 8개월처럼 부었었거든요.

사실 진짜로 많이 아프긴 했었습니다. 덕분에 회사도 3일 못가고 앓았으니까요.

(대학병원 검사 결과 시간 지나면 나을거라고는 했습니다만. 염증이 생겼었대요.)

 

 

어쨌든..

그 날 신랑은 잠도 못자고 끙끙 앓아대는 저를 달래느라 고문 아닌 고문을 당했구요.

(잠 못 자는 고문이 얼마나 힘든지 아시죠?)

 

그 담부턴 꼭꼭 물어봅니다.

"오빠 겜 해두 돼?"

"한 시간만 해."

 

정말로 한 시간 지나면 끄더이다. 설겆이도 안 시켜도 해놓고..

눈치 살살 보면서 겜을 자제하더군요.

그 덕에 저도 참아야 했습니다만...

 

 

 

며칠 지나서..

우린 여전히 같이 게임을 즐깁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저의 신이 내린 능력의 일부를 신랑이 흉내 정도는 낼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

 

또 마누라가 발악하는 걸 보고 싶진 않은건지,

아플 때 혼자 둬서 미안했던건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요. ^_^

 

 

오늘 밤에 흉내한 번 내보세요.

저처럼 얼굴과 목이 땡땡 붓기는 힘들테고.. 진짜 아픈 날을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오래 걸리니..

변비약을 충분히 먹은 후 배를 움켜잡고 "아아악!! 아아아아악!!!" 하면서 응급실에 가는 건 어떨까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