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무실에서 종종 판을 둘러보는 서른살 직딩녀입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아 우선 양해말씀 드립니다..
카테고리에 맞는지 안 맞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인생 선배님들 또는 관련업 종사자분들께
조언 또는 현실적인 부분 이야기 듣고싶어 글 남겨봅니다.
제 남자친구는 20대 후반에 인테리어 관련업 종사중인 회사원입니다.
정확하게는 인테리어 업자분들 관리직에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동네 인테리어사무실같은 곳은 아니고,
건설회사에서 건물을 올리면 회사에서 건물전체 내장공사를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처음 남자친구와 만난 시기는, 남자친구가 현장일을 마무리하고 좀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제 생각보다 시간이 많아보였고 매일와서 기다려주고 시간내서 놀러가기도 하고 참 좋았어요.
이 사람 만나면 외로울 때 의지도 되고, 코드맞아 즐거워 참 행복하겠다 싶어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심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쳐있을 때 이 사람을 만나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교제 전에도 그랬지만, 연에 초에도 드문드문 이야기 하더라구요
바빠지면 너무너무 많이 바빠진다구요, 지금처럼 놀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나도 바쁠 땐 무지무지 바쁘니까 괜찮아. 세상 사는게 다 그렇지, 나도 사회인이니 마찬가지야"
정말 너무너무 바쁘다고 하지만, 제가 주변에 친구들이나 지인이 전무한게 아니니
그래 어느정도 야근하고 밤샘 작업하는 날도 있다하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현장을 새로 발령받고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출근이 아침 7시까지라고 합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작업자 아저씨들께서 해뜨면 출근하시니
관리자도 당연스레 그 때까지 같이 출근을 해야하는 구조이고
그 분들이 일을 마친 뒤에도 회사에 올려야 하는 보고사항이 있으니
작업자들보다 퇴근은 늦어지는 구조라고 합니다...
집이 현장에서 좀 거리감이 있어 회사에서 현장근처 숙소를 얻어줬는데
10분거리 출근을 하는데도 아침 출근준비를 최소 6시반부터 시작해야 출근 가능한 시간이죠.
6시쯤 정시퇴근하고 조금 다르다면 부서?직원들과 저녁을 함께 먹거나
맥주 한 잔을 자주 하는 편인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소소한 술자리가 있는 것으로
다행히 크게 스트레스 받아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현장일이라는게 마감일 이라는게 있는데,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굉장히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건축을 하고 인테리어를 마쳐야, 분양을 하든 임대를 놓든해서 수익이 나는 구조니까요...
얘기를 들어보니 일을 잘 배분해서 작업한다고 고루고루 잘 퇴근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실내 전기가 들어오고 불이 켜져야 밤작업이 가능해지는 것이고,
그에 따라 속도가 더 붙는것 같더라구요.
6시 퇴근이 저녁먹고 들어가서 나머지 일을 마무리하고, 8시-9시에 끝나기 시작하더라구요.
앞으로는 더 바빠질거라 합니다. 사실 이 때까지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래 마감일이라는게 있으니까 그런가보다, 직업을 존중해주자
그런데 이게 제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도가 지나치게 돌아가는 것 같더라구요 ...
저는 이해가 잘 안 될 정도로 ...
저녁을 먹고 들어가서 밤10시 퇴근을 하는 날이 잦아지더니,
12시 자정 퇴근으로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데이트는 줄어들고 퇴근하고 잠자기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벽돌을 짊어지는건 아니지만 온종일 건물 돌아다니며 체크하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보고서 작성하고 여러모로 심신이 너무 힘든거 너무 잘 알겠으니까
매번 보채지도 못 하겠더라구요.
그런가하더니 어느 날은 철야작업을 한다며 새벽5시에 퇴근을 합니다.
물론 출근은 아침 7시까지 하죠 ....
그래도 맞춰준다고 주말에 하루 쉬는 날은 꼭 만나려 노력해줍니다.
너무 안쓰러워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면 안되냐니까 같은 업계에 있는 이상 다 똑같다네요..
그나마 여기도 업계에서 알아주는 축에 끼니 이정도 쉬고 있는거랍니다.
그러더니 어느날부터는 주말에 휴일이 없어졌습니다.
마감일이 바빠진다며 일주일 내내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데이트는 더 어려워지고, 기약없는 어느날 좀 일찍 마치는 퇴근시간에 전화오면
정신없이 기다렸던 데이트시간이니 만나러 나가죠.
미안하게도 이쯤되니 제가 뭘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더라구요 ...
연애를 하고 있는건지, 부모도 아닌데 왜 이만큼 이해해야 하는건지...
이 회사가 그나마 복지가 좋은 편이라 말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들어보면 아침점심저녁 회사에서 다 주고,
자차로 출퇴근 하는 직원들은 유류비/톨비 지원 다 해준답니다..
집이 너무 멀면 숙소를 잡아준답니다..
숙소에서 필요용품 있으면 법인카드 있으니 다 지원해주고,
직원들은 종종 집에 필요한 물품 장을 봐가기도 한답니다.
그냥 그 정도는 회사에서도 이해해준다네요.
초과수당, 야근수당 없습니다.. 철야한다고 돈으로 보상이 오지를 않아요..
마감 전, 한두달 내내 휴일없이 출근하고 야근을 합니다. 철야도 껴있습니다. 회식도 합니다.
일을 많이하든 적게하든 늘 같은 급여라네요.
대충 들어보면 짐작하건데 세후 월200만원 초중반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 들어가면 하루동안 받는 전화만 100여통에 가깝고, 서류는 계속 쌓여간답니다
현장 관리직이니 건물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르락내리락 한답니다.
작업자 아저씨들 너무 힘드시니 종종 회식도 해드려야하고,
건설업계랑 같이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
너무 힘드니 힘내라며 부서에서 회식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전 결혼한 신혼인 유부남도 그러냐니 다 똑같답니다.
애가 둘인 아빠도 똑같답니다.
집에 들어가서 밤에 잠깐 잠만자고 새벽 다섯시반부터 출근길을 나서고..
퇴근하면 새벽2시쯤 들어간다네요..
얼마 전 애기 낳은 그 분은 어떡하냐니까,
새벽내내 애기가 우는 소리가 내 애기인데도 너무 듣기 힘들다한답니다..
잠을 자야 다음날 생활이 가능하니까요...
신혼인 와이프는 " 오빠 , 내가 애 달래고 볼테니까 신경쓰지말고 자랍니다.."
애는 혼자 낳나요 .. 이런 생활을 알고 결혼한건지, 정말 저는 묻고 싶습니다..
당연스레 카톡을 포함한 연락은 줄어들고 전화통화도 줄어듭니다.
만나기 힘드니 데이트도 줄어듭니다. 하루라도 쉬게 되는 날이 있으면 사실 너무 자고싶어해요.
적게는 한 달, 많게는 석달 가까이도 일주일 내내 이렇게 일을 한다고 합니다.
아침7시 출근 - 점심1시간 - 오후업무 - 저녁 사무실도시락 - 평균 밤12시 또는 새벽2시퇴근
(일요일 안 쉬고.. 빨간날 공휴일 이런거 없습니다...)
현장끝나면 1-2주 길게는 한달정도 쉬고 또 같은 생활 반복...
건축업계에서 기한을 지키지 못하니 인테리어업계에서는 공사 기한이 더 줄어드는거죠 ..
(이런저런 현장 사정이 있고 빨리 끝낼 수 있다는 회사를 건축주는 채택하게되니 제 기간에 마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건축하시는 분들도 고생 많으세요..)
결혼하면 말그대로 독박육아에 혼자 집에 있어야 할거고,
이 생활이 언제 청산되냐니 10년정도 짬이 차면 좀 나아진답니다 ...
부장정도 되면 퇴근도 왠만해선 정시에 한다는데
그 젊은 세월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만도 못하게 살아야 하는지..
남자친구가 너무 안쓰러워요..
흘러가는 청춘도 아깝고, 그렇다고 돈으로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젊으니까 모르겠지만 나이들면 골병들것 같고...
회사에 너무너무 화가나요
물론 더 힘들게 고생하시며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으시겠고,
남자친구와 같은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기에 사회가 돌아가는건 너무나 잘 알지만
옆에서 보고있자니 눈물이 자꾸 납니다...
왜 이 일을 하냐 물으니, 배운게 이거라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을 못 해봤다합니다.
남자친구는 실내인테리어를 전공하였고, 설계쪽은 적성에 안 맞는다 하네요.
저는 남자친구가 이직을 하거나, 직종을 변경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하게 이런 업종에 계신 분과 결혼하신 분들이나, 관련업종 계신 분들..
꼭 좀 조언 부탁드립니다
결혼생활이 어떻게 되시는지,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하신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제가 이런 업계에 지식이 많지않아 많은 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덧붙이자면
남자친구는 저때문이라도 이직과 직종변경도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전공이 실내인테리어쪽이고 사회경험이 이쪽이 전부라 겁이 나는건 사실이지만
너무 외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저를 보면서 미안함이 크다고 합니다
일을 하다가 직종을 변경하신 분들 중 비교해보면 어느생활이 더 나은지도 궁금하고
연애는 어떻게 유지하셨는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관련업종 아니시더라도 제3자의 입장에서 어찌 보이시는지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여자친구라서 서운하기만 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러다가 사람 잡을 것 같아요.
남자친구는 성격이 밝고 활달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충분히 더 잘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웃음 많은 사람이 피로에 지쳐 힘들게 살고있는 일상을, 조금이라도 더 밝게 해주고 싶어요.
인생은 한 번 사는거고, 청춘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아직은 너무 젊잖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