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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있으신 어머님들께 묻습니다. 여자라서 그런건가요?

쓴이 |2017.12.27 16:10
조회 333 |추천 0
제 소개를 먼저 하자면, 저는 수능 끝난 여자 고삼입니다.저는 맞딸이고, 친척 중에서도 제가 첫째 입니다. 수시 결과는 이미 나왔고요 정시 기다리는 중입니다. 명문대 학종전형 1차 합격해서 들뜬 마음으로 있었으나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예비도 못받고 떨어졌어요. 지난 일년 어느 누구보다 악독하게 공부했다고 자부합니다. 위가 안좋아 커피도 못먹고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텨온 일년의 결과물은 허무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이게 인생의 시련 중 하나일 뿐인거 잘 알지만, 처음 맛보는 실패가 쓰기만 합니다. 부모님도 그런 저를 깨질까 조심스러우신 상태에요.
답답하지만 일년 다시 달리기 위한 동기부여를 위해, 아르바이트도 시작했고 지난번에 갔던 일본 오사카를 스스로 다녀와보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같이 가는 친구는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 같아서 가족끼리 서로 친한 친구랑 가기로 했습니다. 고삼시절 끝나고 여행이나 다녀오라는 부모님 말이 떠올라 너무도 당연하게 나 친구랑 일본갈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어제 아침, 일이 터졌습니다. 엄마한테 다른건 제 손으로 할테니 항공권만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대답은 패키지로 다녀와라, 였습니다. 아무리 말해봐도 대답은 패키지였고, 저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울며 말해보아도 엄마는 그저 누워서 들은 척 하시지 않았습니다. 첫 딸이고, 첫 성인이니까 걱정되는 마음은 잘 알고있습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일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단지 여행이 목적이 아닙니다. 스스로 해보겠다는 것이 여행의 목적인데, 제 말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래서 자립성만큼은 동생들보다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생들과 달리 내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반대하시는 것은 아닌지 생각도 듭니다. 동생들이 말했다면 허락했을까 하는 생각도요. 고등학교 특성상 자유롭고 진취적인 분위기라 다른 친구들(모두 여자입니다)은 혼자 미국 유럽 떠나는데 왜 나만 패키지 인지. 바람빠지고 서러웠습니다.
사실 이런 경험이 한번이 아닙니다. 놀러 나갈때마다 엄마랑 싸워야하고, 내가 이겨야하고, 그렇게 겨우 밖으로 나갑니다. 겨우 나가봤자 이 외출이 절박하고 행복한건 저뿐이고 같이 만나는 친구들은 그저 집에 빨리 가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 괜히 친구들한테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패키지로 간다면 안갈생각입니다. 그래서 이틀째 한끼도 먹지 않고 방에 앉아있습니다. 오늘 밤에 아빠가 오시면 대화를 나눠 보려고 하는데, 저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어떻게 말해야 패키지를 물리칠 수 있는건가요?
+) 자유여행을 반대하시는 이유는 위험해서, 그뿐입니다. 패키지는 보호자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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