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얼굴책에서 본 소개팅 썰이 저에게 그대로 일어났군요.

이구역의호... |2018.01.09 00:01
조회 1,451 |추천 2

안녕하세요 쓰니입니다. 20대 중반이구요. 직장인입니다.

저도 제 인생에 한 획을 긋은 사건이라 구구절절 제가 쓰고 싶은대로 써보겠습니다.

 

예전에 얼굴책에서 한 글을 봤습니다.

 

소개팅 첫 만남에 나는 거지를 보았다고

 

내용은 즉, 소개팅을 받고 여성이 나왔는데 마른 체격과 여성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잘통했다는군요.

 

그런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소개팅 자리에서 먹는 양이 일반 사람이 먹는 양이 아니라는

글이였습니다. 그냥 눈 앞에 거지가 강림했다는 글이였습니다.

 

네, 전 글로만 봤고 이런 개념이 없는 여자가 존재하는구나..

에이 설마, 하면서 그 글을 스쳐지나간게 저 쓰니의 불찰이였습니다.

 

편의상 그 여자 분을 A라고 칭하겠습니다.

 

때로 바야흐로 1월 초,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죽마고우의 여친에게 여소를 받게됩니다.

 

새해를 맞아 너무 기쁜 나머지, 연거푸 감사를 외쳤죠.

 

이제서야 내 인생에 니 (죽마고우)가 도움이 되는구나 하면서요.

 

휴.. 그것은 제 인생의 흑역사 한 획을 긋는 사건의 시작일줄은 저는 몰랐습니다. 그렇구말구요..

 

친구 녀석의 말은 "그 애는 많이 말랐다. 저번에 술 먹으면서 얘기를 했는데 활발하더라,

 

외모도 많이 보지않고 데리고 다니기 쪽팔리지 않을정도면 된다더라. 아 그런데 정말 잘먹는다.

 

그리고 휴학생이고 자기 집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고 하더군요

 

아? 저 빨간 글씨를 잘 알아챘어야 했어요.. 저는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겪어봤던 여자들의 위는 작고 조그만하고 보통 남성이 먹는 양보다

작게 먹는 양이였으니까요.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어..ㅋㅋ..라고 생각한 저를 원망합니다. 네 아주 매우 많이요.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A라는 여성을 소개를 받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카톡은 뭔가 잘가다가 서로 바쁘거나 사정이 있어서 답이 서로 늦어지는 경우가 있고

저의 표현을 제대로 전달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에 전 소개받고 카톡 오래하는거

안좋아합니다.

 

왜냐면 많이 하면 이야기 소재도 많이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만나서 너무 많은 걸 알고 시작하니까

신선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았거든요..그걸 보안할만큼 제 말빨도 현란하지도 못하구요.

그래서 저는 만나자고 말을 합니다. 소개받고 약 이틀 뒤 토요일에 만나자구요.

 

그렇게 말하니까 A 측에선 그 날에 선약에 잡혀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혹시나 선약이 취소되면 저녁이라도 괜찮으니 부담없이 식사나 하자고 말했는데

자기는 술 데이트가 좋답니다. 여기서 제가 캐치를 했어야했네요.. 경험이 부족한 탓입니다.

 

그리고 자기는 공대 휴학생이라 집 가게에서 용돈 받으면서 살고 어쩌다 약속 생기면

나가서 열심히 노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좀 달리는 성격이라고..

 

저도  노는 것도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성격이라 상관없다고 말했죠.

장난끼 많은 성격이라고 괜찮다고..휴..글을 쓰면서 복기하게 되는군요.

 

전 평소에 소개를 받던 썸이던 대부분 여성분과 만났을 때 분위가 어느정도 있는 파스타 집이나

여성분들이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식점을 미리 찾아서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A는 저에겐 신선했어요. 제 인생에선 처음부터 술 먹자는 여자는 없었거든요.

그리고 자기는 맥주를 선호한대요. 저 역시 그렇거든요.. 소주는 알콜향 때문에 싫어합니다.

 

여튼.. 알겠다고 하고 술 먹을꺼면 저녁에 보는게 좋겠다고 말하고

선약 취소 되면 토요일에 보기로 합시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 날이 되기 전에 전 바쁘게 움직였어요.

친구가 소개해준 A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깔끔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위해서

 

백화점에 가서 평소에 비싸서 사지 못했던 향수도 사러가고

살이 찌고 나서 사지 않았던 옷들도 보러가서 사오고

여자가 사는 곳과 멀지 않게 근처에 괜찮은 식사할 곳도 알아보고..

 

대망의 토요일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나갈지도 모르지만 오랜만의 소개팅이라 긴장을 하고 있었고

선약이 취소되기만 바랬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새해를 맞아 결심을 하여 독서모임을 나가기로 하였고

독서 모임을 하고 끝나가는 중에 카톡이 옵니다.

 

선약이 취소되서 저를 볼 수 있다고..

저는 설레는 마음에 시간 언제 괜찮냐고 물어보았고

 

자기는 언제든지 시간이 된다고 해서 제가 여성분 근처 지역까지 가겠다고 했습니다.

6시 경 카톡을 주고 받고 저녁 7시 반에 보자고 하였고 저는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어

지하철역 근처 카페에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밖의 날씨가 추워서 저도 몸을 녹힐 겸 커피를 주문하면서 소개팅 여성분에게 

'혹시 커피 뭐 드실래요?' 라고 카톡으로 물어봤고 괜찮다고 했지만 저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허니 레몬티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놓고 오기를 기다렸어요.

 

한 30~40 분 기다렸을꺼에요. 그정도는 기다릴 수 있었어요 왜냐면 제가 일찍 도착하였고 저 때문에 급하게 준비해서 나올꺼라는 생각에 오히려 제가 더 미안했거든요..

 

그리고 카톡이 왔습니다. 장소 보내주면서 어디로 찾아오라고..

저는 이게 뭔 경우인가 싶었습니다. 아니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처음 그 곳을 간 사람보고

어떻게 찾아라고 한건가 싶었거든요

 

그리고 장소가 되게 의외였습니다. 곱창집이였어요..

와..오늘 돈 좀 쓰겠다 싶었어요. 곱창은 저에게는 만만한 존재가 아니였어요..

한번 맘 먹고 월급 나오면 그래 결심했어! 나는 오늘 이걸 먹고 뒤질 수 있는 각오로 먹어야해!라는

음식이였어요.

그래요..쓰니는 직장인이지만 현실의 미생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궁핍한 사회 새내기인걸요.

 

그래도 저는 그 신선함에 취했고 외모도 제 스타일이였고 저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어요.

더 좋았던건 제가 등빨있고 키 좀 있고 전체적으로 살이 있는 체형이에요.

그런데 그런 곰같은 체형을 좋아한다니 말 다했죠. 제 입장에서는..

 

여튼 자기가 자주 간다는 곱창 집으로 향했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 입장에선

정말 잘 통하고 가치관도 잘 맞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그 여성분이 호감이였고

 

그 A 역시 그랬다고 믿고 싶습니다. 제가 알 방법이 없으니까요

 

얘기 중에서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어떤 여자 스타일을 제일 싫어하느냐? "

 

저는 단칼에 " 남자를 호구로 보고 물주로 아는 여자요. 전 더치페이를 해야한다는 입장이에요.

물론 A(여성분)씨는 휴학생이고 월급을 받지 못하고 용돈 받는 입장이라 감안을 하고 만나러 나왔고 그럴꺼에요. 그러나 제가 모든걸 내겠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더 부담을 할 뿐이죠" 라고

했어요.

 

그런 말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하였고 역시나 대화가 잘통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역시 그게 문제가 아니였어요.. 네..너무나 잘먹습니다.

1차에서 곱창,뒷고기, 껍데기 각각 골고루 시켜서 먹었는데 딱봐도 양이 좀 생각보다 많았고

거기다가 맥주까지 마시는데 템포도 몇마디 나누다가 짠! 짠! 이러시길래 배가 순식간에

불러왔습니다. 결국 저는 배가 다 찼는데 한번 더 시켜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시길래

 

'아.. 배가 많이 고프구나. 휴학생이라서 많이 참았던건갑다" 하면서 잘먹길래

어차피 1차는 제가 살 생각이여서 저도 그 모습이 싫지 않아서 더 시키라고 했고

추가로 시킨 것들은 A가 다 먹었습니다. 아주 깔끔하게요.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거의 총 7인분과 맥주 8병~10병 마신 것 같아요..둘이서

그리고 여성분이 화장실을 간 틈을 타 제가 계산을 했는데 8만원이 넘게 나왔어요..

 

많이 시켰다는 생각은 들긴 했는데 생각보다 큰 금액에 당황을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1차 마무리를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자리를 옮기는걸 제의했죠.

 

저는 간단하게 맥주한잔하고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A는 그게 아니였나봐요..

 

2차가서 여전히 잘먹더군요.

봉X비어 비슷한 곳이였는데 저 한잔 다 먹을 동안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를 2개를

거의 혼자서 다먹고 맥주도 500CC 한 3~4번은 드신 것 같네요.

전 설마설마 하면서 이건 사겠지했는데 섣부른 기대 하지맙시다.

 

남자의 체면을 이용하는건지 역시나 제가 계산을 하게 되었고 이제 가볼까 했는데

역시 ㅄ 같이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3차도 가볍게 먹자고 저 오랜만에 나온거라서

일찍 들어가기 싫다고..

그래요..모질지 못했습니다....저도 호감이 있었고 잘되고 싶었고

진심이였으니까요.

 

거기서도 여전히 먹방을 발휘하더군요.. 그 조그만한 체구에 어디에 다 들어가는 것인지

가볍게 먹고싶어서 소고기 숙주볶음을 시켰는데 그것도 다 먹고..

파스타 분명히 안 시킨 것 같은데 안나왔다고 하고 나오니까 또 먹고..

 

휴...쓰면서 복기하니까 씁쓸하네요.. 너무 많은 복선들이 있었는데

오랜만의 설레임에, 그 여자 분의 생각과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혹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 속에선 '이번 건 당신이 내세요. 개념이 처있으면!' 이라고 목구멍에서 차올랐지만

역시나 계산할 때 남자의 체면을 이용하는 거 같더군요..

뒤에 사람이 서있으니까 또 역시나 ㅄ같이 제가 계산을 하게 되더군요..

 

참 ㅄ같죠.. 나와서 마무리 짓고 택시 태우고 번호판 사진 찍고 카톡까지 보내주고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할증 붙은 택시를 타고 쓸쓸히 집에 돌아와서

아..이 당한 기분은 뭘까 하면서 친구새키를 조질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친구 새키한테 전화를 걸어 욕 한번 시원하게 퍼부어주고

이런 개념없는 애가 다있냐고 첫만남에 15만원 넘게 쓰게 하는 도대체 이 여자는 뭐냐.

 

새해부터 모닝액땜하라고 이런 애를 소개시켜준거냐? 그리고 ㅅㅂ 너 만난 적 없다는데?

라고 시원하게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래도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여친이랑 커피나 사먹어라 하면서 기프티콘 던져줬어요. 미안했거든요. 쌍욕해서요..ㅋㅋㅋ

 

그리고 주위 사람에게 이런 말을 전해주니..저보고 너는 미래의 장차 호구킹이 될꺼라고

그렇게 착해빠져서 둔해빠져서 어디에 쓰냐라고 아주 저도 탈수기처럼 탈탈 털리고

 

이렇게 씁쓸하게 미련하게 글을 남깁니다..

 

휴 그 여자분은 진심이였다고 믿고싶지만 알고 있어요.

 

제가 당한거라는걸... 여기서 궁상 떨어서 뭐하나 싶지만 이렇게라도 복기하면서

쓰니 알겠어요. 적어도 A와 반대로 하면 내가 마음에 드는거라고..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언제 닥쳐올지 몰라요 ㅋㅋㅋ

 

다음 날 연락하니 답장은 오던데..번호도 주던데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 여자가 진심이였다고 해도 어떻게 식비를 감당해야할지.. 쓰니가 개같이 벌어야겠죠 ㅠㅠ

 

그래서 그냥 읽씹하고 잠수타는 중입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을 수도 있겠죠. 상관없어요 덕분에 새해에 잊지못할 교훈을 얻어가네요..ㅋㅋ

 

 

 

 

 

 

 

 

 

 

 

 

 

 

 

 

 

 

 

 

 

 

 

추천수2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