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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중 저혼자 아버지 유산 상속 받았습니다

럭스 |2018.01.11 21:44
조회 411 |추천 6

안녕하세요. 저는 4남1녀중 차남으로 내년에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직장인 입니다.
결혼 생활 한지는 어느덧 13년이 되어가고있고, 슬하에는 어여쁜 딸이 둘 있네요.

제가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 아버지의 상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농사꾼으로 평생을 논과 밭에 헌신하시며 늘 노력하는 만큼 보답을 받는다는 말씀을 입에 달고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저희 여섯식구 조금이라도 좋은것 먹여주고 입혀주려 일년 내내 새벽같이 나가셔서 피땀흘려가며 성실히만 사셨던 분이였지요.

어릴땐 제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참 긴 시간을 방황했었습니다.
형은 늘 공부에 매진했고 좋은대학 다녀서 대기업S사에 취직해서 너무 잘 살고있고
남동생은 꿈에그리던 무역업체 사장이 되어 경제적으로 참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있습니다.
막내 여동생은 시집간지 1년이 채 되지않았고
제부가 교육자의 길을 가고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참 부모님께 상처만 드리고 살았었습니다.
미래보다는 오늘이 즐거워야했고,
부모님의 걱정과는 반대로 제 인생의 젊음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세상 가장 소중한 사람을 만나서,
평생의 반려자로 늘 너무 많은것을 받기만 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작은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월급이 그렇게 높은것도, 그렇게 낮은것도 아니지만, 조금 아껴가며 살면 저희 네식구 먹고 사는데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면 적당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조카들이 하나 둘 생겨가고 있을때쯤 어느날 아버지께서 큰 병이 생기셨다는걸 알게되었고, 자식들의 권유로 지난 4년간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어느날은 그랬습니다.
회사일을 그날따라 유독 너무 힘들게 끝마치고
집에 도착했더니,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이 저를 반기는 모습에 이유없이 울컥 차올랐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되어보니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은
알것같았던 날이였네요.

그리고 다음날 반차를 쓰고 아버지를 뵈러 병원에 찾아갔었습니다.
아버지는 마침 잘 왔다고, 병원밥이 입에 맞지않으신다며 저보고 대신 먹으라고 하시기도 하셨었구요.
그리고는 하시는 말씀이,
아비는 니가 잘 가고 있어서 좋다.
자식놈들 중에서도 니가 가장 인정이 많아가 사람사는것같아 골머리가 아프다가도 니생각만 하면 숨이 트인다 하셨습니다.
저는 그말이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살면서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리던 제 모습이 그려지면서 참 많은 감정이 교차되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못되어 아버지는 무엇이 그렇게 급하셨는지.. 눈을 감으셨고, 저는 그날 참 많이 울었습니다.
보내 드리고 보내 드려도, 저는 아직까지도 아버지가 늘 제 가슴속에 함께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어머님께 뒤늦게서야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그간 일구어 오신 땅을 국가에서 분재를 받으셨는데, 그동안 모아오신 재산을 약 6년전에
사기 피해를 당하셨다고 하셨습니다.
현재는 빚만 7천만원 정도 남아있는 상태이고,
너희에게 줄 재산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마음이 불편해 얘기를 하신다고 하셔도 어머님이 때가되면 내가 얘기하겠다며 극구 말리셨다며 이제서야 얘기하게 되어 미안하시다면서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많은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버지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죄송한 아들이여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상속권 포기 이야기가 나왔고, 형과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 전부 아버지의 상속권을 포기했습니다.
저 역시 여유롭지 못한 가장이기에 쉽게 결정하진 못하였지만 어느날 아내에게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당신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아버지 상속 받아서 내가 정리하고 싶다고.. 그래야 아버지 하늘에서라도 마음편히 쉬실수 있을것 같다고,
그러자 아내는 딱 한마디 하더군요.
당신 아버님 장례식장에서 울던 모습보니까 이렇게 얘기할것 같았다고, 당신이 하자는대로 하겠다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유일하게 저만 재산 일체를 상속받았습니다.

정말 긴 시간이 지나 오늘에서야 모아둔 돈과 틈틈히 상환하며 갚은 금액 포함해서, 부채 일체를 정리하였고, 그나마 어머님께 조금의 짐을 덜어드린것 같아 참 스스로 대견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새벽같이 일어나 아버지 산소에 찾아뵈어 쌓인 눈도 치워드리고, 소주한잔 따라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물론 어머님께도 전화한통 드렸구요.

무엇인가 가슴 따뜻한 잊지못할 오늘이 될것 같네요.

늘 세상사는 사연 보려 들어왔던 네이트 판에
제가 이런 글을 적게 될줄은 몰랐네요.

마지막으로 저는 제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이진 못했을수 있어도, 최소한 제 자신에 부끄럽진 않습니다.

그럼 투박한 글솜씨에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또 새해에는 모든분들 좋은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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