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연락이 오길 바랬었다.
그것이 과거, 네가 나를 정말로 사랑했었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헤어진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너의 고백으로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여느 초창기 커플들처럼 우리의 연애는 설렘의 연속이었다.
표현에 적극적이었던 너와 그에 반해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서툴렀던 나.
서로의 다른 점이 그때는 각자의 매력이었고, 사랑의 일부분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남몰래 너와의 미래를 그려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너는 지쳐갔고, 나는 그런 네 모습을 알면서도 모른 채 했다.
네가 지쳐가고 있다는 걸 내가 인정한다면,
그리고 그런 나를 네가 알게 된다면,
정말로 우리의 관계가 끝나버릴 것만 같은, 그런 불안감에 두려웠다.
그만하자고, 너가 내게 말할까 무서웠다.
너와의 인연을 조금이라도 이어보고 싶었다.
나의 노력으로 우리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면 나는, 계속 그렇게 할 셈이었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야속하게도 시간은 나에 대한 너의 마음을 잘게 부수어 갔다.
내가 본 너의 마지막 얼굴이 점점 흐릿해져 간다.
당시에는 눈가에 차오른 눈물 때문인가 했는데,
자꾸만 내 기억 속에서도 네 모습이 흐릿해져 간다.
그날 너는 내게 시간을 가지자, 라는 암묵적인 이별을 고했고
6일 후,
너와 나의 짧은 만남은 네 메신저 한 통으로 끝이 났다.
처음에는 많이도 울었다.
그러게 왜 나를 좋아해줘서,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되니 나에게 이별을 고하는 건지.
마지막인 줄 몰랐던 그 순간,
내가 하지 못한 말들이 자꾸만 입 안에 맴돌았다.
시간이 흐를 수록 화가 났다.
어떻게 너는 너 하나만을 생각하는지,
네가 하고 싶은 말만 덩그러니,
내게 남기고 떠난 너가 참 많이도 미웠다.
그래서 너와의 추억을 하나 하나 지워나갔다.
네 얼굴을 보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시는 너를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처음부터 너를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지워나갔다.
그렇게 다 지워버린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새벽, 네가 문득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한 번쯤 연락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
다시 너와 시작하고 싶은 건 아닌데,
그 연락이 네가 나를 정말로 사랑했었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만 같아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네가 내게 했던 말들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
실수로라도 내 번호를 눌러 주었으면 하지만
울리지 않는 휴대폰,
오지 않는 네 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