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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효도해야할까요?

제이 |2018.02.19 15:32
조회 93 |추천 0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판 보는 재미에 살다가 가족사에 의견 엇갈리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물어봅니다
제목 그대로에요 여기다 쓰면 될지 모르겠지만.. 시간 나시면 읽어주세요


전 편부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이혼한지 15년정도 됩니다
어렸던 저랑 동생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따라 왔구요
그 후에 엄마한테 몇번 연락와서 만나서 밥먹고..
그러다가 연락 안된지도 10년 정도 되어서 얼굴도 이젠 가물가물합니다
이혼하고 이사왔을때전셋집은 엄마 주고 우리는 빚 떠안고
우리 집도 전세도 월세도 아닌 얻은(빌린) 집으로 와서
아빠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해왔습니다
할머니 계실 때는 돈관리를 할머니께서 다 해주셔서
그나마 돈 좀 모여있다가, 돌아가시니 저금까지 싹싹 긁어서
사업에 투자를 했는지 뭘 했는지.. 남김없이 써버리고 이리저리 빌리고 다녔답니다

저는 수능 끝나고부터 알바를 했습니다
대학 4년 스트레이트 졸업까지요
많이 쉬어봤자 한달, 학교 끝나면 알바하러 튀어가기에 바빴지요
열심히 일해서 많이 받을때는 60만원 적게 받으면 3~40 벌어서 제 휴대폰요금과 점심값으로 썼습니다
집 소득분위가 낮아서 성적 잘 안나와도 전액은 주더라구요
전액 못받아도 30프로까지는 늘 받았습니다
남은 등록금은 학자금대출, 전액 받아도 생활비대출 150은 꼬박꼬박 받았습니다
받아서 반틈 정도는 아빠가 달라고 해서 주고요
그래도 부족한지 알바비 받는날 돈 빌려달라고 말하더라구요
매번5만원 10만원.. 저도 부족한데빌려가면 꼭 갚는다고 빌려달랍니다
빌려주면 감감무소식
주긴 주는데 달라고 말한 날로부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도 넘게 지나서 줍니다
저는 그동안 돈없어서 쩔쩔매고 친구들한테 빌리고 얻어먹고 하구요


학생때부터 지금까지 돈에 관련해서 스트레스 엄청나게 받아왔습니다
학교에서 내라고 하는 비용, 그러니까 수학여행비나 이런것부터 안내서 선생님께 불려가고
공과금이나 휴대폰요금도 늘 미뤄져서 정지되기 일쑤였고
한겨울에는 찬물밖에 안나와서 샤워는 무슨 머리도 잘 못감고
가스가 안되니 부탄가스 사다가 물 데워서 씻고 설거지도 하고
늘 현관에 붙어있던 체납명세서 정말 지긋지긋해서
나는 꼭 돈벌면 이렇게 안살아야지 생각했어요


아빠는 경제관념이 참 없습니다
얼마를 버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이나이에도요
본인 말로는 영업직이라서 못벌때는 하나도 못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돈이 없을수가있나 싶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하고있습니다
벌써 햇수로도 10년은 되었을거에요
매번 이번은 잘될거라고 조금만 참으라고 하는 소리도 거진 10년은 들어온것같네요
그동안 벌은 돈도 갖다바치고 빌려서 바치고
그래서 잘 됐다면 이런 글도 안썼겠지요
술먹고 미안하다고 나도 힘들다고 그거도 한두번이지 점점 짜증납니다
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타일러도 보고 화도 내보고 했습니다만 전혀 먹히지 않아요
늘 잘되고 있다 뿐입니다
결과물이 눈에 안보이는데 어떻게 잘된건가요
나는 여전히 찬물에 씻고 차가운 방에서 자는데
그놈의 사업자등록 때문에 기초생활수급같은 지원들 받고싶어도 못받았는데..

졸업 후에 취직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세후 150정도 받으면서요(지방쪽이라 월급이 좀 적어요..)
그때부터는 진짜 대놓고 바라더라구요
본인 휴대폰비부터 공과금 밀린거랑 장보는거
월급 탄 날에는 외식하자고 니가 쏘는거지 이러면서요
말투도 매번 저런식으로 장난하듯 돌려말하거나 명령식으로
이거 돈 줘야하는데 어떡하지 니가 좀 내줘
돈 벌었으니 니가 쏘겠지 ㅎㅎ
이런 식입니다 안해주면 또 삐지고 다혈질이라서 성질낼때도 있고요

언제 한번은 꽁돈받을 일이 있었는대
등록된 가족 개개인마다 돈이 들어오는 거였습니다
그거 말해줬더니 자기가 세대주이니 본인 통장으로 다 들어와야하는거 아니냐면서
너네는 받으면 나한테 주는게 옳다 내놓아라라고 말해서 정말 정떨어졌습니다
한두푼도 아니고 백이 넘는 돈을 다 달라니
결국 안주긴 했습니다만 오질라게 욕 들어먹었죠


그래서 작년부터는 독립해서 살고 있습니다
매달 얼마 빌려달라는것도 스트레스고
차라리 내가 쓰고 내가 내겠다는 심보로요
아빠가 조금만 우리한테 더 해줬다면
적어도 겨울에 가스가 끊길 일만 없었다면
그 몇 달 밀린 공과금 저보고 내라고 하지만 않았다면 안나갔을거에요

독립해서 혼자 사니 참 행복합니다
아빠한테 연락만 안오면요
잘사냐 잘있냐 안부로 시작해서 끝은 늘 돈입니다
10만원 20만원 빌려달라고 다음주까진 줄게 해놓고 또 안줍니다
똑같아요살아온내내 변한게 없어요
이젠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키워준 부모라고 연락했다가 또 당해서
빌려준지 세달 지난 20만원
처음 줄때부터 받을 생각도 없었어요
월세 내고 공과금이랑 보험금 등등 이것저것 내면
남는 돈 없어서 남은 기간 쩔쩔매고 살아도
안 줄거 못 줄거 뻔히 아니까 말 안하고 있어요


명절에 늘 가던 친가쪽도 이번엔 일찍 다녀왔구요
다신 안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엄마없는 우리 불쌍하다고 늘 잘해주셔서
돈 벌면 진짜 효도해야지 생각하던 친척분이
연락도 없고 정도 없는 우리 엄마 이야기 꺼내면서

그래도 너 낳아준 엄만데 불쌍하다 하면서 눈물 뚝뚝 흘리시고
너희아빠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또 우시고
저랑 동생보고 아빠 보험이라도 하나 넣어주라고 하십니다
아빠는 본인 보험 넣을 돈도 없나봅니다
잘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데 글쎄요
적어도 어린 자식 두명 있는거 케어부터 하고 시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절대로 키워졌다고 생각안해요
스스로 자랐고 스스로 잘 컸어요
그래서 해주기 싫어요 돈 벌어서 나 하나 먹고살기도 힘든 사람인데
갚아준다는 학자금 몇천 있는거 아직 갚는거 시작도 안했어요
집에 손벌린다는 생각은 스무살때 버렸구요
내가 바라는게 없는데 그쪽에서 바라면 해줘야하나요?
가족이라도 나외엔 다 남이라고 생각하는 제가 정이 없고 독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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