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는 일반적인 중소기업입니다. 사원수는 모두 다해서 50~60명 정도 되구요.
9시 출근 6시 퇴근, 주 5일, 공휴일 전부 다 쉬고 칼퇴하는 회사입니다. (5시 50분 부터 가방 싸고 컴퓨터 끄고 앉아있죠)
제 후임이 결혼하며 타 지역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새 사람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1. 처음 온 아이는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타 회사 인턴경험이 6개월 있던 아이였죠, 면접을 보는데 어리버리한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해서 정직원으로 뽑았습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면 가르치기 더 쉽지 않을까 싶기도 했었구요.
첫 출근날 정확히 9시에 오더군요. 첫날은 보통 5분이라도 일찍오지 않나...? 싶었는데.. 그러려니 했습니다. 오자마자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 시키고 자리 앉은 후 가르치려고 필기구 꺼내는데.. 신입의 행동이 어이가 없더군요.
"저, 첫날인데 일해요?"
음.... 그럼.. 첫날은 월급 안 받을 껀가요..? 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첫날이니 회사 전반적인 것만 알려준다고 (팀이 어떤팀들이 있는지, 누가 어떤 업무 담당하는지) 오늘 당장 일 안시킨다고 안심시키고 있는데 또 갑자기,
"저는 차 마시는 시간 없어요?"
엥??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차는 원하면 언제든 마셔도 된다고 저기 탕비실 가서 차 타서 오라고 했는데... 아니 이게 왠걸, 탕비실 간지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더라구요. 정수기를 쓸 줄 모르나 싶기도 하고 차 고르는데 시간이 걸리나 싶기도 해서 가 봤드만 그냥 카톡을 하고 있드라구요.
.... 계속 보기도 뭣하고 해서 그냥 제 자리로 돌아와서 앉아 제 일을 하는데 한참 뒤에 오더라구요. 커피 한잔 타서;;
계속하자고 다시 이것저것 적으며 설명하는데 이번엔
"저, 내일 연차 쓸게요" 이럽디다.
뭐, 사회 초년생일 때엔 워낙 여기저기 이력서 넣고 하니까.. 다른 곳에 면접이 잡혔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서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쓸 수는 있는데, 어디 면접 보러 가는거에요..? 그런거면 다른 핑계를 대는 게 좋을 거에요." 했거든요,
하니까 하는 말이
"그냥 쉬고 싶어요. 피곤해서" 이러더라구요..
점심시간에 제가 부장님께 대신 가서 신입이 일이있어 내일 당장 좀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하루만 쉬어도 되겠냐고 허락받고 신입에게 전달했어요. 하루 쉬어도 된다고 내일 쉬라고..
근데 신입이 좋다 어쩐다 말도 없이 -그걸 꼭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쉴 수 있다는게 이해가 안간다, 노동법에는 누구나 원하면 쉬게 하지 않냐, 여긴 꼰대들만 있는 회사같다.- 이러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첫 출근만에... 업무는 시작도 안했는데...
결국 그 다음날 연가쓰고.. 연가쓴 다음날 무단결근을 했습니다. 제가 연락을 해 봤는데, 카톡으로 답이 오길 '그런 회사 못 다닌다. 어떻게 첫 출근날 사람에게 일을 가르치려고 하냐, 연차도 허락받고 쓴다는게 있을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자기가 왜 무단결근이냐, 아예 회사 안갈꺼니 자기는 무단 결근이 아니라 퇴사인거다. 계속 무단결근이라고 하면 노동부에 신고할꺼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솔직히.. 일 가르친것도 아니고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한다는 것 정도는 첫날에 알려주지 않나요..? 연가 허락받고 쓴다는게 그리 이상한 일인가요? 그리고 말도 없이 안오는건 무단결근인거지 않아요..? 하다못해 그 전날 (신입이 연차쓴날) 퇴사한다 카톡이라도 남겨줬으면 제가 덜 곤란했을 텐데....ㅠㅠ
무단결근 그 다음날... 하루 일한 급여 입금 해 달라고 다시 카톡이 왔었어요..회사에선 결국 입금을 했습니다.
2. 두번째 신입은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이었습니다. 경력은 다른 회사 1년 다닌게 전부였구 나름 자격증도 있고 해서 뽑았었어요. 회사 다닌 경력도 있으니까 잘 적응하겠지 싶어서.
첫날 출근 후 회사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야기 해 줬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업무에 대해 알려주는데 신입의 질문이 이상하더군요.
"이 분은 어느 대학 나왔어요? 이분은 얼마나 일했어요?" ...
아는 분은 알려주고 모르는 분은 넘어가고.. 학연을 찾는건가 싶었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일 보는 중간에 은행 업무를 봐도 되는 건가.. 였습니다. 된다고, 단 너무 자주는 안된다고, 가끔 은행 볼일은 보러 나갈 수 있지만 나가기 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간다고 말은 해야 불상사가 안생긴다고 알려줬지요.
세번째 질문은 퇴근을 좀 일찍해도 되는건가 하는 거였습니다.
자기가 배우고 싶은 수업이 있는데 10분 정도 일찍 나가도 되냐고... 그건 부장님께 말씀 드려서 허락을 받으라고 했지요. 근데 오자마자 첫날부터 일찍 가는건 좀 그러니 오늘 퇴근할때 부장님께 말씀드려서 내일부터 10분 일찍가는게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질문이 좀 많으시더군요, 그 외에도 수당에 관련된 부분이 질문이 세밀했습니다.
- 야근하면 야근 수당이 나오는가? (No, 다들 정시퇴근한다. 야근 할 정도면 인원충원을 한다)
- 점심을 식당에서 안 먹으면 따로 돈을 주는가? (No, 다들 구내식당에서 먹는 이유이다)
- 근속수당이나 직급수당이 있는가? (근속수당은 No, 직급수당 Yes, 단지 금액이 적다)
- 상여금이나 명절 수당이 얼마나 되는가? (상여는 첫 6개월은 없고, 1년에 2번 설, 추석에 월급의 50% 가 각각 나온다)
- 육아휴직, 출산휴가는 얼마씩 쓸 수 있는가? (공무원과 동일하다)
이 분 뭘 그리 꼬치꼬치 캐 묻는지... 연봉을 꽤나 적게 하고 들어오셨나 싶기도 했지요.
한 달은 저랑 붙어서 일했습니다. 가르치는 기간이었으니까요. 한 달 월급 나오자 마자 저에게
-생각했던것 보다도 너무 적다. 이렇게 자기가 형편없는 월급 받을 줄 몰랐다. 다른데는 이렇게 적게 안준다. 그만두겠다.
이러더군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연봉계약 안했냐고.. 하니
자긴 연봉 2600으로 계약했다고.. 세금 떼고 나니 손에 얼마 안떨어진다고.. 전에 보니 자기보다 못 한 대학 나온 사람도 연봉 2800 받는거 봤다고.. 하더라구요.
처음 온 날 꼬치꼬치 묻던게 자기 연봉 때문이었나.. 비교 대상이 필요했나 싶더라구요.
결국 그분, 저의 연봉도 물어보고는 자기보다 조금 많으니 솔직히 자기가 자격증도 더 많지 않냐고... 영어 성적도 자기가 더 좋지 않냐고... 수당도 별로 없으면서 이상한 회사라며 꿍시렁 하드만 그 다음달 연봉협상 다시 하자고 사장님과 이야기 하고선.. 잘 안되었는지 결국 퇴사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은 어이가 없다고, 신입이 연봉 2600이 그리 적냐고 제게 되 물었고, 전 할 말이 없었죠.
이런일이 두번 연속으로 일어나니, 회사에선 신입 받는게 무섭다고, 신입 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 받기 무섭다고..;;
어린 고등학생 졸업자도 연봉 2400을 싫다 하고, 대학나온 사람은 연봉 2600 적다고 하고..
업무 강도도 높지 않은데.. 참 맘이 힘드네요.
추가 ) 어느 사이트에 저희 회사 괜찮냐 뭐하는 회사냐는 질문의 댓글에
'저 회사 월급도 적고 밥값도 따로 안준다, 야근수당, 근속수당 같은것도 없다. 복지가 아주 개판이다. 내가 입사 전에도 사람이 바뀐걸로 안다. 이런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이런 글이 있더라구요.
저도 몇 번의 이직 끝에 이곳에 와 있긴 하지만, 아직 제 전 직장들에 비해 나쁘다고 느끼지 않았던 터라,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신입 받는데 많이 지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