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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쩌는 회사에서 전무 한 방 먹이고 나왔어요

신입사원 |2018.03.07 21:16
조회 670 |추천 5
20대 신입사원(이었던 사람)입니다.얼마 전 성차별, 성희롱 심한 회사 때려치고 나왔습니다.원래 쓸 생각 없었는데.. 주위에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분들이 들으면 너무 사이다일 것 같다고 꼭 써달라고 해서 남겨봅니다.사이다부분만 올리면 좋겠지만, 나름 회사의 성차별적인 문화도 고발하고 싶어서 1, 2편으로 나눠서 올릴게요.1편은 주로 회사에 대한 설명이 될 것 같아요.


이제는 전 회사지만 그냥 현재진행형으로 쓸게요.저희 회사는.. 성차별이 극에 달해있는 회사입니다.남직원과 여직원의 비율이 15대1도 안 되고, 그나마도 남직원들 눈요기거리로 뽑는다는 느낌이 강해요.여직원들 뽑을 때 예뻐서 뽑는다고 대놓고 말하거든요.여직원은 예쁘면 일단 뽑고, 어느 부서에서 데려갈지는 그 다음에 결정한다는 듯이 말해요.실제로 새로운 직원 뽑을 때 이력서 사진 보고 남직원들끼리 누가 제일 예쁘다, 누구 뽑아라 하는 것도 들었구요.저한테도 이력서랑 면접 때 실물 보고 너가 제일 예뻐서 뽑았다면서 얘기한 선배도 있어요.제 이력서에 키랑 몸무게 다 써있는데 봤더라구요. 인사팀도 아니면서 이력서 보는 건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말이죠.인사팀장부터가 '예쁜 애들이 일도 잘한다'는 말을 사람들 다 있는 데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니 알 만 하죠.


또.. 회사 행사나 큰 일 있을 때마다 성차별적으로 여직원들을 이용해요.이게 되게 교묘해서 설명하기가 힘든데.. 일단 얘기해볼게요.남직원들만 상 받는데 인사팀도 아닌 여직원 불러다가 상품을 들고 있게 시켜요.워크샵 때 여직원들 불러서 노래 시키고 춤 시키고요.물론 남직원들도 시키지만 여직원들을 유독 집요하게 시켜요.신입사원 장기자랑으로 춤 준비하는데 어차피 다 여자만 보니까 여자들만 잘하면 된다고 대놓고 말해요.여직원들은 탑(배 보이는 티) 입으면 안되냐고 한 팀장도 있고요.운동회엔 종목마다 꼭 여직원 한 명 이상씩 참여시키고, 경기할 때 여직원한테만 시선이 미친듯이 집중돼요.계주하는데 트랙을 반씩 뛰잖아요? 인사팀장이 대놓고 여자들은 관중 보이는 쪽으로 뛰라고 하고요.팀 나눌 때 여직원들 일렬로 세워놓고 남직원들한테 뒤에 가서 서라고 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미묘하게 계속 동물원 원숭이가 되는 느낌이에요.회사에서 이러니까 직원들도 '이 정도는 허용되는 회사구나' 하나봐요.장기자랑 준비할 때 하도 여직원만 본다고 하니까 별 생각 없던 제 동기들도 여자들만 잘하면 될 거라고 지나치듯 말하고, 여자들은 옷 좀 예쁘게 입으라고 했어요.그래서 저희 긴바지 입었어요.. 반바지나 치마 입은 거 쳐다보는 게 너무 짜증날 것 같아서.저희 윗기수 장기자랑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던데, 어떤 여직원한테는 '왜 반바지 안입었냐고, 나는 xx씨 반바지 입은 거 보고싶었는데' 하고 말한 사람도 있대요.회사에서 중요한 계약할 때 악수하고 사진찍고 하잖아요?그날 저한테 외근 나가지 말고 옷 좀 잘 입고 와서 사진 찍을 때 옆에 같이 서있으라고 한 팀장도 있고요.


그리고 여직원들만 맨날 밥, 술 사줘요.제가 한 번 전무의 개인적인 일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고맙다고 밥 사주겠다면서 동기들도 몇 명 데려오라길래 저는 당연히 제 부서 동기들(다 남자)이랑 같이 가겠다고 했거든요?근데 싹 말 돌리면서 다른 부서 여직원들 데려오라고 하더라구요.부서 회식하는데 다른 부서 여직원 부르는 건 일상이고, 저희 부서 워크샵에도 다른 부서 여직원 데려가자는 얘기 나오기도 했고요.우리 부서 워크샵에 다른 부서 사람을 왜 데려가요??? 심지어 이거 팀장이 한 말임.20대 여직원들한테 오빠가 도와주겠다면서 오빠오빠 거리는 40대, 50대 팀장들도 있고요.워크샵 얘기할 때도 40대 팀장이 부대찌개 떠주면서 오빠가 떠줄게~ 이지랄했어요.아 인사팀장도 맨날 오빠만 믿으라고 해요.50대로 알고 있는데 20대 중후반 신입사원들한테 오빠오빠ㅋㅋㅋ하... 얘기하다보니 화나네요.


여직원은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아요.며칠 좀 덜 웃었더니 자꾸 무슨 일 있냐, 왜 안 웃고 다니냐, 표정이 너무 어둡다는 얘기 진짜 426798342번 들었어요.저 이 회사에서 남자로 보는 사람 단 한 명도 없는데 사내연애한다고 이미 소문 다 났고요.얘랑 잠깐 얘기하면 얘랑 사귄다고 소문나고, 쟤랑 일하면 쟤랑 바람핀다고 소문나요.외모품평? 네 당연히 합니다.저 부서의 꽃도 들어봤고, 미녀도 들어봤고.. 그에 반해 다른 어떤 여직원들한텐 여전사, 아줌마라고 하고ㅋ여직원들 중에 본인은 누구 취향이다, 누구 팬클럽이다 하면서 줄서고요.심지어 저한테 '나는 얼굴은 A, 몸은 B가 좋다'고 하는 새끼도 봤어요.


제 앞에서도 이러는데, 뒤에서는 어떻겠어요?듣기로는 이미 여직원들 1등부터 꼴등까지 매겨놨고, 신입이 오면 얘는 누구보단 낫고 누구보단 못하다면서 몇 등으로 낄지 얘기한다고 하더라구요.다른 여직원들에 비해 나이가 좀 있거나 결혼한 여직원들한테는 화장이 술집여자 같다느니, 노출증 있는 것 같다느니, 저 아줌마는 누구냐느니 하면서 뒤에서 폭언하고요. 자기들 맘에 안 들면 죽빵 때리고 싶다느니, 죽여버리고 싶다고 하고요.성매매는 당연히 하고, 팀장이 자기가 잘 아는데 있다면서 신입 남직원도 데려가고요. 유부남 팀장이 협력업체랑 룸싸롱가서 놀다가 2차가고...여튼 뒤에서 하는 얘기는 진짜 쓰다보면 만리장성에 깜지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얘기했다가는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회사 설명은 이만 할게요.처음엔 제가 잘못하는 줄 알았어요. 제가 능력이 없어서 사람들이 나를 여자로만 보는구나, 내가 잘하면 직원으로 봐주겠지, 책임감 있는 일을 주겠지 했어요.근데 몇 가지 일을 겪으면서 제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단적인 예를 하나만 들게요.제가 많이 믿고 존경했던 팀장님 한 분이 계세요.막 입사해서 어리바리하고 의욕만 앞서던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고 배려해주셨던 분이에요.아니,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게 했던 분이죠.그 새끼가, 저 없는 자리에서 저를 '데리고 다니기 좋은 스카이 여자'라 말했다는 얘길 들었어요.다른 동기들보다 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어떤식으로든 뒤에서 씨부릴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새끼가 그런 얘기를 할 줄은 몰랐어요.일 잘하고, 학벌 좋으니 윗사람들한테 어필도 되고, 어리고 예쁘장한 여자애니까 자기랑 그림도 보기 좋을 것 같다고, 이왕이면 자기도 예쁜 애가 데리고 다니기 좋다고 했다더라구요.그리고 자기는 여자를 보면 벗은 몸이 훤히 보이는 '가슴감별사'인데, 자기가 보기에 제 가슴은 진짜라고 했대요.


이 얘길 듣고 제가 일을 열심히 한 게 티끌만큼이나 상관이 있었나 싶더라고요.내가 사람들과 진솔한 얘기를 하고 진심으로 공감하고 웃고 하는 동안 이 새끼들은 나를 뭘로 본 건가.애초에 날 왜 뽑았지? 난 자소서를 왜 썼지?내가 지금까지 무슨 생각으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가 정말 상관이 있었나 의문이 들었어요.아까 말한 가슴감별사 새끼가 저 입사 초기에 단 둘이 해외출장 가는거 어떻게 생각하냐고도 물어봤었거든요. 조만간 계약건 때문에 베트남 갈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제가 외국어도 되고 다양하게 경험 쌓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물어본다고.저는 정말 저를 생각해서 그러시는 줄 알고 너무 좋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었어요.근데 나중에 짬 좀 쌓인 다음에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하다보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더라구요. 저랑 같은 외국어 하는 남직원도 있고, 당시에 저는 업무 파악도 잘 못한 상태였는데 적자 나는 부서에서 굳이 둘이 해외출장을 갈 이유가???이런식으로 그냥 하나부터 열까지 다들 저를 직원으로 보는 건지, 여자로 보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뒤에서 절 사랑한다고 했다는 얘기도 들었고... 50대 유부남인데.....다른 일도 있는데 회사 관계자가 볼 수도 있어서 생략할게요.


몇 달은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회사에서 일하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나와서 화장실 가서 엉엉 울고, 다른 사람들 들어와서 소리 안 내려고 하는데 울음이 그치질 않아서 끅끅거리고 집에 가면서 울고 집 앞에서 못들어가고 소리 안 내고 오열하고 집에 가서도 울다 잠들고..이 회사에 온 것도 사실 그 전에 너무 힘든 일이 있어서 다 때려치고 아예 다른 일을 시작한 거였거든요. 근데 여기서까지도 이러니까... 나는 정말 뭔가 싶고.. 어딜 가도 아무도 날 사람으로 안 봐줄 것 같고....특히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하니까 멘탈이 나가더라구요.


그렇게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회사 나가야겠다 결심도 했다가, 동료 직원이 잡고, 이런저런 일이 많았어요.근데 저는 시간이 지나니까 절망이 분노로 바뀌더라구요.나만 피해보는 게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그래서 그때부터 요주의 인물들과 하는 얘기를 녹음하기 시작했어요.제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건 도청이 아니고 나중에 법적 증거물로 쓸 수도 있다길래 죄다 녹음했어요.녹음상태가 안좋을 때도 있었지만 보통은 엄청 크게 들으면 들리는 정도로 녹음이 됐고, 그걸 다시 들으면서 전부 다 적었어요.녹음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얘기들도 제가 일기쓰듯 써놔서 언제 누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회사에 남아있는 동안에는 쉽게 터뜨릴 수는 없었어요.누군가에게 얘기해봤자 저만 이상한 애 될 게 뻔했거든요.이상한 말을 한 놈, 그 말에 웃은 놈, 맞장구 친 놈들이 너무 많았어요.법적으로 소송을 하려고 해도 회사를 나가지 않는 이상 소송한 뒤에 피해자에게 어떤 화살이 돌아오는지 한샘 사건 등이 너무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었고요.신중하고 싶어서 일단은 차곡차곡 쌓아만 놨었어요.


저희 회사가 일 처리를 진짜 뭣같이 하거든요?위에 말한 성폭력 관련된 일 말고도 화나는 일이 정말 많았어요.그러다 업무적으로도 부당한(생각없는) 일처리가 계속돼서 저희 팀 팀장님과 과장님이 다 그만두게 됐어요.그나마 저를 사람으로 봐주셨던 분들이라 그 분들이 나가신다니까 저도 있을 이유가 없더라구요.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전무를 찾아갔어요.사장 밑으로 전무 둘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저희 부서 본부장도 겸하고 있었거든요.퇴사할 각오를 하고, 그동안 보고 들었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죄다 털어놓을 생각이었어요.


역시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2편에는 전무랑 한 면담이랑 인사팀장이랑 한 면담 썰 풀게요.그리고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도...다시 읽어보니 이번 글은 너무 고구마네요ㅋㅋㅋ2편은 조만간 올릴게요.
추천수5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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