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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만나는 거 신경쓰지 말라는 여친

안녕하세요.

고민이 하나 있어서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한지 알고싶어서 글을 적어보게 됐습니다. 저의 모자람에 가차없이 쓴 소리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글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신뢰 문제로 상처를 많이 받아서 신뢰를 그 어떤 가치관보다 높게 삼으며, 사람을 신뢰할 때 0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는 관계를 갖는 것을 선호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사람을 잘 믿지 않습니다. 그 잘난 대통령이 횡령하고 대선 주자가 불륜하는 세상에 대체 누굴 아무 조건 없이 믿어야 되는지 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와 여자친구는 만난지 300일이 거의 다 된 20대 중반 직장인 커플입니다.
애석하게도 요 근래, 정확히는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사이가 꽤 안좋아졌습니다.

크리스마스날, 데이트 도중 나란히 앉아서 여자친구와 같이 여자친구가 춘 춤연습 영상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핸드폰에서는 이상하게 켜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여자친구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걸 보자고 제가 제안했더니 여자친구가 갤러리를 켜서 영상을 찾더군요.
그런데 갤러리를 키자마자 사진 몇 개를 급히 지우는 겁니다.
찰나였지만, 그 사진은 누가 봐도 매우 가까이에서 찍은 술에 취한 남자 사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심히 방금 뭐냐고 물었습니다. 여자친구에게서 나온 대답을 설명하려면 크리스마스 몇 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몇 주전에 저와 데이트하던 중에 누군가와 계속 톡을 하면서 여사친 한 명과 만날 거라고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그런갑다 하고 알고 있었습니다.

다시 크리스마스날 여자친구의 대답으로 와서, 그 날 남사친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겁니다.

저는 정말이지 너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짓말이라뇨. 사진을 급히 지우는 그 뻔뻔한 손놀림은 정말 여자친구라지만 이루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즉시 이별을 고했습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있어 신뢰란 사랑의 필수조건이니까요. 신뢰가 깨져버린 지금 상황에서 저는 더 이상 사랑할 용기가 안났습니다. 반면에 여자친구는 절 잡으려고 했구요.

아무튼 그렇게 그 날은 대화할 기운이 나지 않아 헤어지고, 며칠 뒤 여자친구가 밤 늦게까지 찾아와 사과를 해서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제 가치관으로는 이미 크리스마스 사건으로 이별을 2만번은 했겠지만,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저를 걱정하신다는 말에 너무 죄송스러웠고, 여자친구가 무너진 신뢰를 쌓기 위해 여러가지 약속(누구랑 만나는지 알려준다던가)을 하길래 잘 하겠지 하고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저도 여자친구에 대한 신뢰가 0, 아니 마이너스로 갔다면 갔지만 그래도 다시 쌓아보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여자친구는 친구들과 만남(여자친구는 매 주 친구를 만납니다.)과 교회 모임에 나가서 전에 약속했던 것을 전혀 행하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이 사람은 제가 받은 상처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없으며,
둘째는, 이 사람은 이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그다지 큰 노력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


그래서 저는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그런 약속들의 내용은 여자친구의 신뢰를 쌓는 데 영향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제가 요구한 내용도 아니었을 뿐더러..(정말 저는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여자친구의 공약이라고 해야될까요?)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무슨 신뢰를 쌓을 수 있겠나요?


그러나 여자친구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내가 거짓말한 건 당신이 남사친 만나는 걸 싫어할까봐 어쩔 수 없었어요.'


???


맞습니다. 법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꼭 지켜야 할 일은 아니죠. 그래서 저는 제 두가지 생각이 맞았구나 했고 저는 신뢰를 으뜸으로 하지 않는 사람과는 별 다른 관계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여자친구는 또 저를 잡았습니다만 저는 너무 너무 지쳐서 일주일 뒤에 대화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여자친구와 중간거리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자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길었지만, 요약하자면
남사친과 당신 중에 고르라면 남사친을 고르겠다. 이런 자신을 이해 못한다면 헤어질 수 밖에 없다.


저는 너무 너무 지쳐서 알겠다고 하고 여자친구를 데려다주고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어제까지 여자친구가 뭘 하든 누굴 만나든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여자친구가 여느 불금과 마찬가지로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11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고 한 겁니다.

육감이라는 게.. 발동을 해서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물어봤는데... 사실은 다른 남사친과 단둘이 저녁을 먹고 카페를 갔다고 하더라구요.

대화는 길었지만 요약하자면, 자기 사생활에 신경쓰지 말라고. 저를 의심병 환자로 하더라구요. 자신의 인권을 침해하지 말고, 이런 행위는 데이트 폭력이며 저를 범죄자로 칭했습니다.

평소에 저는 여자친구가 속옷이 다 보일 듯한 옷을 입은 것에 잔소리를 한 적 있고(그 이후로는 포기입니다.), 여자친구가 혼자 여행 가는 것에 큰일 나면 어떡하냐며 걱정을 표한 적이 있습니다.(여자친구는 여행을 갔습니다.)

저는 제가 저지른 범죄를 너무 후회중이며, 정확히 2시간 뒤에 사죄하고 이별을 고할 생각입니다.

여러분 혹시 제가 좀 더 깊이 사죄할 방법은 없을지 넓고 깊은 안목을 저에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모자람 때문에 한 사람에게 남사친보다 더 큰 사랑을 요구한 것 같습니다.

두서 없지만 긴 글 읽어주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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