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료와 단둘이 외식하는 남편... 미워요 ㅠㅠ
우엥
|2018.03.25 12:18
조회 4,348 |추천 2
내가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을 하는 건가 싶어서 혼자 스트레스받다가 ㅜ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문득 궁금해서 푸념 겸 써봐요.
길게 주절주절 썼다가 다 지우고 간단하게 요점만 말해봅니다.
남편과는 연애와 결혼 합쳐서 10년 정도 됐고 사이가 매우 좋아요.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키도 작고 잘생긴 것도 아니라 제가 너무 아깝다고 하던 친구들도 지금은 제 남편 같은 남자 하나만 소개해달라고 할 정도로 자상하고 재미있고 돈도 잘 벌고 ㅋㅋㅋ 십 년 동안 싸움 한번 한적 없이 잘 지내요. 또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제가 제일 이쁘다고 항상 말해줍니다. 참고로 저는 이백 장 셀카 찍은 것 중 제일 잘 나온 거 하나 올리면 이쁘다는 소리 듣고 생얼로 보자기 뒤집어쓰고 미용실에 앉아있으면 거울 깨부수고 싶어지는 딱 그 정도의 외모에요. 뭐 제 눈에 안경이라고 운 좋게 내가 이쁘게 보이는 눈깔을 가진 사람을 만난걸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지만 남편 주위에 이쁜 여사친들이 보이면 자신 없어지고 살짝 불안하기도 하죠 ㅜㅜ
문제는 남편이 착하고 성실하고 일도 잘하고 사교적인 성격이다 보니까칠한 성격인 저에 비교해 항상 주위에 친구가 많아요. 남자 사람 친구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친하게 지내는 여자인 친구들도 많고 제가 원래 질투가 없는 성격임에도 가끔 속상할 때가 있어요. ㅜㅜㅜ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건 연애할 때 제가 어렵게 구해서 선물해준 게 어느 날 안보여서 물어보니 여사친을 빌려줬는데 걔가 안 돌려줬대요. 펑펑 울면서 내가 찾아가서 돌려받는다고 화를 내니까 그제야 그게 잘못된 거란 걸 알고 결국 남편이 찾아가서 받아왔기는 했습니다.. ㅜㅜ 이게 제일 기억나는 일이고 이런 비슷한 일이 후에도 종종 있었어요.
최근에 정말 서운했던 일이 있는데요 남편이 사정상 일 년에 한 두 번 출장을 가는데 이번에 간 곳이 저희가 여행하려고 계획했던 곳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며칠 연차 내서 따라갔다가 주말에 먼저 돌아왔고 남편은 일주일 더 일하다가 돌아왔어요.
근데 돌아와서 함께 가려고 했던 레스토랑에서 찍은 음식 사진을 보여주는 거예요.원래 전부터 남편이 가자고 조르던 곳인데 코스요리 나오고 한 사람당 십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곳이라 기념일도 아닌데 좀 부담스럽고 아깝길래 같은 쉐프가 하는 더 저렴한 레스토랑에서 먹자고 설득해서 마지막 날 저녁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저 떠나고 그 다음 날 같이 출장 간 여자 동료와 둘이 먹었대요.제가 너무 섭섭하다고 열 내니까 자기는 제가 그냥 거기 가기 싫어서 그런 줄 알았다며 미안하다고는 하는데 남편은 이게 그렇게 섭섭해야 할만한 일인지 이해를 못 해요. 저도 한두 번 만나서 함께 식사한 적 있고 결혼까지 한 유부녀인데 질투하는 게 재미있다? 귀엽다? 하는 반응이길래 내가 그냥 심술부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이게 열 받을 일인지 아닌지 하고 펄쩍 뛰니까 그제야 그렇게 기분 나쁠지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입장에서는 정말 가보고 싶었던 레스토랑이라 같이 출장 간 동료들 3명에게 가자고 물어봤는데 (남2, 여1) 남자 동료들은 회의가 있어서 못 갔대요. 남자 동료들과도 단둘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다닌 전적이 있으니 당연히 이번에도 그게 문제라고 생각 못 했다고 동료들과 이런 곳에서 외식하면 계산도 더치로 해서 뭐 남편이 바람 피는 거 아닌가 의심을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사실 남자 동료와 갔어도 서운하긴 했을 것 같아요. 내 딴에는 비싸고 분위기도 좋은 곳이니 특별한 날 갔으면 해서 아껴(?)둔 건데 나와는 같은 쉐프의 싼 레스토랑에 갔다가 바로 다음 날 동료와는 비싼 레스토랑에서 냠냠 쩝쩝~ 근데 그 동료가 유부녀지만 아직 애도 없이 젊고 이쁘고 똑똑하고 상냥한 여자란 게 더 기분 나쁜 것 뿐이지요.
나와 갔던 레스토랑이 음식은 더 맛있었다면서 서운해할 필요 없다고 나름 위로하는데 머리도 좋고 일도 잘해서 평판도 좋은 사람이 이럴 때 보면 정말 바보 아닌가 싶어요. ㅜㅜ 화가 나서 나도 남사친이랑 비싸고 멋있는 저녁 먹을 거야!!! 했더니 그러라고 하네요. 헐.우리가 가려고 하는 #%^$이%$% 갈 거야!!! 하니 그건 싫대요. 자긴 제가 그 레스토랑에 가고 싶어 하는 줄 알았다면 나 빼놓고 안 갔을 거라고.
오히려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매뉴얼들이 많은데 이런 문제로 서운하게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겠어요. 내가 사교성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사람 좋아하는 남편까지 구속하긴 미안하고 제 생각에도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부럽기도 해요.
혹시나 제가 왜 바람이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말하자면 폰, 노트북, 은행 계좌 등등 백 퍼센트 오픈하고 있어서 숨길 수도 없고 남편이 거짓말을 하거나 둘러대는 걸 못해요. 지금까지 거짓말을 하는 걸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면 믿어지시나요? ;; 심지어 듣기 좋은 빈말 하나를 못 해서 가끔 난처할 때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남편 회사가 신의 직장이라서 "여보 나 서류 넣으면 뽑아줄 거야? ㅋㅋㅋ" 하고 농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일이 초쯤 생각하다가 "아니. 당신은 이런이런 이런 성격이라서 우리 부서에서 하는 일은 적성에 안 맞을 거야." 이런 식..... 이때도 밥 먹다가 밥상을 엎을 뻔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