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여서'
나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다 해주셨었다
오빠도 아빠도 있었지만
엄마가
아침에 깨워 주시고
아침밥 차려 주시며
교복을 입혀 주시고
신발을 신겨 주셨어
조금 멀었던 학교 앞까지
항상 데려다 주셨었지
손에 들고 계셨던 가방을 매어 주시고
학교에 들어가는 나에게 인사를 해주셨었어
나는
그렇게 매일매일 학교에 갔었다
학교 끝나고 엄마가 데리러 와
집에 오면 엄마가 해주신 밥을 먹고
엄마가 다 치워주신 밥상에서
숙제를 하곤 했어
그리고 엄마는
일을 하러나가셨었지
들어오시면
나에게 밥을 차려주시고
다 치우신 후에야
나에게
잘자라는 자장가를 불러주시곤
나는 잠에 들었었어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제 난
깨닫기 시작한것 같아
엄마가 없는 여기
나
일어나 밥을 하고
나
빨래를 돌리고 널어,
나
쌓여있던 설거지를 하고
장을 본 후 밥을 했지
나
가족들의 관심을 받고
나
가족들의 기대를 채워야하고
나
가족들의 밥을 차리고
청소도 해야 했지
나
다 감당했어야 했지
근데
나
가끔 억울해
나
일하잖아
오빠는 일 안하면서
그래도
그래야 해?
그래도
그렇게 다 내가
다 해야하는거야?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내게 찾아온
이 일상들이
나
평생 지니고
나
평생 감당해야 하는거야?
엄마
엄마가 그래듯이
나도 엄마 딸이여서
이래야 하는거지
나 여자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