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처음 써봐서 너무 길어졌네요.... 아무도 안읽어주실까봐 걱정이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이자 임신 4개월 미만되는 산모입니다. 배우고 싶은게 많아 졸업을 하고도 학교에서 프리랜서로 일도하고 공부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따로 네이트에 들어와서 게시판 본적도 없지만 얼굴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만 더듬어서, 너무 힘들고 답답하고 털어놓을곳도 물어볼곳도 없어 이곳에 글을 쓰네요.
정말 익명인거 맞죠?..
저는 20대 후반이고 오빠는 40대 초반입니다. 띠동갑 조금 넘는 나이차를 극복하고 연애를 시작하였고, 오빠가 결혼을 마음먹은 후로 오빠나이를 생각하라며 시댁?에서도 오빠도 빨리 결혼을 서두르려고 하였고, 당연히 저희 부모님께서는 절대 안된다고 만나주질 않으셨죠.
그러다 오빠는 방법이 임신밖에 없다며 임신하기 위한 관계날짜와 정자상태 산전검사 등등 만발의 준비를 하였고 동의하에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때 제가 눈이멀어 그랫나봐요. 어영부영 하며 따라가다 진짜 임신이 됬더라구요.
그러고 정말 거짓말같이 소식이 없다가 촉이 딱 오길래 테스트기를 구매해 사용해봤더니 몇 번이고 임신줄이 나오더라구요. 그때는 병원에서도 검사가 안된다고 몇주후에 오라고 할정도로 초기인데 촉이 와서 검사한 제 자신이 참 신기하더라구요. 이런게 엄마인가 싶기도 하고.
병원가서도 검사를 받고 점만한 사진을 받아들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엄마는 이제 협박할게 없어서 그런걸로 협박하냐며 축하한다고 해주셨고 오빠랑 저랑 서로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오빠와 부모님과도 만나게 되고 상견례를 하게 되고 점점 결혼에 가까워지는 중이에요. 엄마는 제가 프리랜서라 직장도 없고 모아둔 돈도 없어 어떻게 시집보내냐며 지금까지도 결혼시키기 싫다고 하세요. 오빠도 딱히 모아둔돈도 없으면서 돈걱정말라더니 상견례자리에서 현실을 알게 됬어요. 절대 몸만 오라더니 그러게 직장에 다니고 돈 좀 벌어놓지 라고 말하시는 시어머니께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네요... 엄마한테 너무 죄송했구요.
저희집이 못사는 편이 아닌데 얼마전에 40평대의 큰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저희집도 넉넉하진 않은 상황이었어요. 서로 해가는 것 없이 하자던 시어머니는 자꾸 한복은 해와라 너도 신혼여행 갔다 한복입고 와야하니 맞춰라 하며 말을 바꾸시더라구요. 참다 참다 폭발해서 엄마한테 이런 사정들 얘기 했어요. 결혼하라고 재촉할땐 언제고 임신부터 하잘땐 언제고 이제와서 그런말을 한다고 며칠동안 잠도 못잤다며 엄마한테 다 털어놓고 오빠한테도 얘기했어요 내가 모성애가 없나보다 애기생긴게 원망스럽다 해가는것도 없이 결혼해서 그런 소리 듣기 싫다 나도 직장다니고 충분히 돈벌어서 시집가도 몇 년은 노처녀소리 들을일 없는 나이인데 내가 왜 그런소릴 들어야 하냐고 펑펑울며 얘기하니 오빠가 그때서야 오빠어머님께 전화해 한복입고오라고 했냐 자꾸 툭던지는 말 내뱉지마라 얘기했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당장 결혼을 앞둔 상황이고 애기는 쑥쑥 크고 있는데.
매일 싸우고 스트레스 받고 애기가 아직 뱃속에 있는지도 모르겟습니다.. 4월초에 또 검사날인데 사실은요.. 얘가 아직 유산 안된게 신기할 정도로 정말 많이 싸우거든요. 임신했을때는 남편이 잘해주는건줄 알았는데 오빠는 집안일을 다 해주는게 잘해주는거라 생각하나봐요. 화낼꺼 다 내고 성질, 짜증 다부리고 하는데 정말 저도 많이 예민해진거 알고 자다가고 한번씩 화가 치밀어 올라서 욕하면서 소리지르면 오빠가 달려와서 무슨일이냐 걱정해주는데 니 때문이라고 할순 없어서 그냥 꿈꿧다며 그러고 말아요..
제가 지금 제일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는건요, 오빠는 제가 임신한걸 여기저기 너무 자랑하고 다닌다는 거에요.. 알아요 오빠 마흔넘었는데 한번에 임신됬다는걸 자랑거리로 여기고싶은거 이해하려 하는데 여자는 아니잖아요.. 솔직히 20대 후반 여자애가 40대남자한테 시집간다는데 그게 자랑할 일도 아닌거고, 그렇다고 돈많은 집도 아니고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식의 모아둔 돈도 없는 남자인데 그냥 사랑만으로 보기엔 어려울꺼란거 다른사람들의 시선 충분히 이해하고 저혼자 사랑이라 우겨봤자 우와 멋있다 이게 아니라 미친년 골빈년 생각없는년 으로 돌아오는거 같아서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게다가 지금 결혼전부터 아기까지 있다고 하니 대놓고 저한테 왜 임신부터 했냐고 결혼도 안했는데 임신했냐고 그런 소리 여럿들었네요..
저도 그래서 술자리 아니면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요.. 저희 부모님은 예비사위 나이도 속여가며 결혼시키는 거세요.. 당연히 아이얘긴 꺼내지도 않으시구요.. 저희 할머니까지도 5살차이라고 알고 계세요 애기 있는얘긴 당연히 말씀 못드렸어요. 사실 할머니께 말씀 드리기전에 할머니랑 낮잠자는데 저보고 남자친구있냐며 먼저 물으시길래 사진도 보여주고 나이도 다 말씀드렸는데 전혀 기억을 못하시더라구요..... 그러곤 동네에 지인 딸이 결혼도 안했는데 애가베서 왔다며 흉을 보시는데 목이 메이더라구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러고만 있었어요..
그런데 속없는 남자친구는 자기 생각만해요 보는사람마다 저랑 길가다 아는사람 마주치면 저 소개시켜준답시고 하는말이 이제 곧 결혼해요 애기를 가져서. 라고 꼭 애기 얘기를 해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해요..... 제가 진짜 모성애가 없는걸까요? 축복이란거 알고 애기가 정말 소중해요 하지만 축하만 받고싶지 남들이 수군거리는거, 대놓고 얘기하는거, 듣기 싫어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남자친구한테 몇 번이나 얘기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해봤지만 오늘도 가게에 손님이 여자친구분 왜 안계시냐 했더니 임신했다고 했나봐요. SNS로 축하한다고 소식들었다고 댓글이 달렸네요... 제가 왜 모르는 사람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그런 사실들 까지 알아야 합니까?..
앞에서 축하한다하고 뒤에선 결혼도 하기전에 임신부터 했다고 다들 욕할거 같아요.. 제가 과민반응 하는걸까요? 대놓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한 결과인건 아닌지.. 아님 정말 제가 모성애가 없어 이러는건지..
그냥 순전히 결혼으로 축하를 받고 자연스레 나중에 배가 불러오면 임신소식 알려질텐데 그때 축하받아도 늦지 않잖아요.. 왜 여자로써의 수치심은 생각해주지 않는걸까요?.. 결혼할 때 저희 학교 교수님들도 전부 다 오시는데 저 이제 학교에서 교수님들 얼굴 어떻게 보라고 결혼식장에서도 그럴꺼냐고 물으니 남들 수군거리기 전에 당당하게 얘기하는게 낫다며 자꾸 우기네요..... 우리엄마아빠도 쉬쉬하고 있는 마당에 왜 저리 철없이 구는 걸까요? 아니.. 제가 철이 없는걸까요? 시어머니께서도 그런거 얘기하고 다니지 마라고 한 말씀 하셨는데 들은척도 안하네요..
방법이 없을까요? 오늘까지도 진짜 마지막으로 얘기하는거라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펑펑울다가 여기에 글을 써 올립니다... 제가 잘못된거면 제가 생각을 바꿔보도록 할께요.. 그치만 전 왜 이렇게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아이가 원망스러울까요?.. 이럴꺼면 왜 배가 더 부르기전에 바로 결혼식을 올리는 건데요..
사실 곧 검사날에 아이가 유산되어있으면 좋겠어요 정말.. 다 없던일로 하고 싶어요 이 결혼 하기 싫어요.. 모임에서 오빠도 그랬대요 결혼식장 들어서기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결혼하고 나서도 이혼하는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라며 다른사람들에게 그런말을 했대요.. 오히려 그런말을 했다고 하니 제가 죄책감이 덜 드네요.. 어제도 싸우면서 제가 그랬거든요.. 우린 어차피 헤어질 것 같다고 하니 미안하다며 매달리는데 또 단순해서 풀리고.. 결국 오늘 또 싸우고...
저 정말 이대로 결혼하는게 맞는 걸까요?..
애같이 엄마한테 다 일러바치고 싶어요.. 오빠가 자꾸 애기 가졌다고 온동네 다 자랑하고 다닌다고.. 결혼식에서도 엄마아빠 싫어하실테니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절대 할거라고 했다고 다 말해버리고 싶네요.. 엄마가 워낙 좀 쎈 편이고 초 현실적이라 당장도 결혼 시키기 싫다고 오빠한테 말하시는 분이거든요..
저 정말 어떡해야 하나요?.....